부서 바쁜데 이유없이 ‘연차’ 쓴다는 후배...MZ들의 놀라운 생각 [오늘도 출근, K직딩 이야기]
반진욱 매경이코노미 기자(halfnuk@mk.co.kr) 2023. 10. 20. 15:48
# A씨는 한 식품기업에서 영업직으로 일하고 있는 직장인이다. A씨가 일하는 회사는 1년마다 매출이 집중되는 ‘대목 기간’이 있다. 특히 설날, 추석 등 명절은 A씨 회사의 매출이 집중 발생하는 핵심 시기다. 때문에 전 직원이 이 시기에는 휴가 사용을 자제한다. 급한 사유가 있을 때만 양해를 구한 뒤 휴가를 쓴다. 그런데 얼마 전 사건이 터졌다. 추석 기간에 새로 들어온 후배가 휴가를 간 것이다. A씨는 특별한 사유가 있는지 후배에게 물었다. 후배는 “딱히 이유가 없다, 가고 싶어서 쓴다”고 답했다. A씨는 황당했지만, 후배를 말릴 방법이 없었다. 바쁜 기간에 휴가를 가지 않는 것은 관례일 뿐 따로 규약이나 협약으로 정한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A씨는 답답했지만 후배의 뜻을 존중할 수밖에 없었다.
젊은 직원 대다수가, 휴가를 쓰는 데는 이유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콘텐츠 플랫폼 캐치가 Z세대 2338명을 대상으로 ‘휴가 사용’에 관한 조사를 진행한 결과, 85%가 ‘휴가에 이유는 필요 없다’라고 응답했다. 반대로 ‘이유도 함께 공유해야 한다’고 답한 비중은 15%에 불과했다.
더불어, 휴가 사유를 밝혀야 하는 경우에 돌려 말하기보다 ‘생일파티’, ‘콘서트 참여’ 등 솔직한 이유를 말한다고 답한 경우가 무려 49%로 절반에 가까웠다. 최대한 합당한 사유로 돌려 말하거나, ‘개인 사유’라고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당연했던 기성 세대의 공유 방식에 비하면 큰 수치였다.
Z세대가 휴가 사유를 솔직하게 말하는 이유는 ‘거짓말로 둘러대는 것이 더 나쁘다고 생각해서(63%)’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휴가는 개인의 권리이기 때문에 돌려 말할 필요가 없어서’도 28%를 차지했다. ‘합당한 사유라고 생각해서(9%)’ 등의 의견도 있었다.
반대로, 휴가 사유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돌려 말하는 이유로는 ‘개인 사정을 회사에 공유하기 꺼려져서’가 65%로 가장 높았다. 이어서 ‘솔직한 이유를 말하기엔 눈치가 보여서’가 22%,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서’가 12%로 나타났다.
다만, 젊은 직원들도 당일에 휴가를 통보하는 것은 ‘정답’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적절한 휴가 공유 시점에 관해서도 질문했는데 ‘1~2주 전’이라고 응답한 경우가 49%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1~2달 전’이 35%, ‘3~4일 전’이 12%를 차지했다. ‘하루 전’, ‘당일 출근 전’ 등 급박하게 공유한다고 응답한 인원은 4%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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