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분 대통령""이럴 거면 뭐하러..." <조선> 논설주간의 직격탄
[박성우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긴급 경제·안보 점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연일 떨어지자 보수 언론에서도 여당뿐만 아니라 윤 대통령을 향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최근 <조선일보>는 칼럼과 사설을 통해 윤 대통령을 겨냥한 날 선 목소리를 내고 있다.
▲ <조선일보>의 18일자 칼럼. |
ⓒ 조선일보 갈무리 |
<조선일보>는 18일 "우리 국민은 오만을 가장 싫어한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이 칼럼은 김영수 영남대 교수가 쓴 것으로, 보궐선거 패배의 총평을 "정부의 국정기조에 대한 민심의 경고"라고 분석했다. 칼럼은 "중산층, 2030세대, 중도층 모두 등을 돌렸고, 다수의 무당층이 민주당을 선택했다. 퇴근하는 젊은 직장인들이 대거 투표에 참여했다. 분노하고, 심판하겠다는 의지"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러한 분노의 원인으로 "대통령의 국정 스타일에 대한 반감", "민생에 대한 둔감성", "수직정 당정 관계"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칼럼은 국정 스타일에 대해선 "구체적으로는 오만과 불통"이라며 "우리 국민은 오만을 가장 싫어한다. 오만하다고 느낀 순간, 누구든 권좌에서 끌어내린다"고 경고했다.
이어 칼럼은 "국정의 기본은 경제다. 민생도, 안보도 경제"라며 윤 대통령이 민생 대신 이념을 강조하고 있다며 민생에 둔감하다고 비판했고 당정 관계에 대해선 "(국민의힘이) 대통령실의 여의도 출장소를 벗어나지 못했다"고 혹평하면서 윤 대통령을 향해 "현실을 직시하고, 국민의 소리에 답하라"고 질책했다.
▲ 조선일보의 19일자 칼럼. |
ⓒ 조선일보 갈무리 |
19일 김창균 <조선일보> 논설주간이 쓴 "이럴 거면 뭐 하러 용산 이전 고집했나"라는 제목의 칼럼은 제목부터 윤 대통령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김 논설주간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패는 뻔했다"며 윤 대통령이 이번 보궐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바랐다는 소식에 "민심을 몰랐고, 여권 내부 소통도 안 됐다는 징표"라고 꼬집었다. 그는 선거 패배의 원인으로 "대통령이 승산 없는 선거판을 키워서 곤경을 자초한 셈"이라며 윤 대통령을 지목했다.
김 논설주간은 윤 대통령의 공만큼 과도 만만치 않았다며 인사 문제, 반민주적인 김기현 체제, 홍범도 흉상 철거의 등 이념 잣대를 윤 대통령의 과로 꼽았다. 그는 "17%p 차 여당 완패는 대통령이 한 일에 대한 채점이 아니라, 대통령이 일하는 방식에 대한 반감의 산물"이라며 윤 대통령의 국정 방식이 국민에게 반감을 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선거 패배 이후 윤 대통령의 대응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논조를 보였다. 당정 소통을 강화하라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국민들이 듣고 싶었던 것은 대통령의 이런 지시가 아니라 자신부터 달라지겠다는 다짐"이라고 혹평했고 여당 임명직 당직자들의 사퇴에는 "당직자들이 누군지 국민들은 모른다. 관심도 없다"고 힐난했다.
김 논설주간은 "윤 대통령에게 '59분 대통령'이라는 탄식 조의 별명이 생겼다. 한 시간 회의하면 대통령이 59분 동안 혼자 얘기한다는 것이다"라면서 "대통령의 강한 자기 확신은 상대방 입을 닫게 만든다"며 윤 대통령의 독단적인 소통방식도 지적했다.
칼럼 말미에 김 논설주간은 "제왕적 대통령 안 하려고 청와대를 탈출한다더니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제왕적 국정 운영을 하는 역설을 목격 중이다. 그래서 너무나 궁금하다. 이럴 거면 무엇 때문에 집무실 이전에 그토록 집착했던 것일까"라며 윤 대통령의 제왕적 국정 운영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 조선일보의 19일자 사설. |
ⓒ 조선일보 갈무리 |
칼럼뿐만 아니라 사설에서도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을 향한 비판적인 어조를 이어갔다. 19일 "윤 대통령 '국민이 늘 옳다', 인사도 그렇게 하고 있나"라는 제목의 <조선일보> 사설은 "그동안 윤 대통령의 국정 방향은 대체로 옳지만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생각을 의식하지 않고 밀어붙이는 태도와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느낀 국민이 많다"며 "이런 부분을 고쳐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설은 "국민이 대통령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조치는 '인사'"라며 "선거 후 첫 당직 개편에서 총선 공천과 선거 실무를 책임지는 사무총장에 또 영남 출신이 임명됐다. 당대표와 원내대표, 사무총장까지 다시 영남 출신"이라면서 "인사를 왜 했는지, 바뀐 게 뭔지 알 수 없다. '국민이 무조건 옳다'면서 어떻게 이런지 의문"이라고 여당 인사가 영남 편향적이라고 비판했다.
사설은 수도권 출신이 없어서 영남 출신 사무총장을 기용했다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발언에 "수도권엔 4선 의원만 4명, 3선은 2명, 재선도 3명 있다. 인물이 없다는 말을 어떻게 할 수 있나"고 비판한 뒤 "결국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라 '내 편, 우리 편'이 없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라며 정부여당이 내 편 찾기에 급급하다고 평했다.
이어 사설은 "정부 출범 후 사람들을 내쳐서 원한을 키우고, 내 편만 챙기니 이 지경이 온 것"이라며 장관 인사에 대해서도 "근래에 장관급 인사는 국민이 고개를 끄덕일 만한 인선이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역시 사람이 없는 게 아니라 제대로 찾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조선일보>의 윤 대통령을 향한 비판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이대로라면 내년 총선에서도 여당이 참패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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