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이재명에 칼 꽂아?"…개딸들 목소리 '비이성적 분출'

이재명 강성 지지층, 金 '법카 의혹' 수사의뢰 오인
팩트 확인도 하지 않고 다짜고짜 김동연 공격 나서
당원 커뮤니티 등서 수위 높은 비방…제명 주장까지
정치권서 "개딸 비이성적 목소리 분출" 지적 제기돼

17일 오전 경기도청 다목적회의실에서 열린 2023년 행정안전위원회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도정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경기도

"김동연 제2의 윤석열 같은 냄새가 난다" (19일 더불어민주당 블루웨이브 글)

"당대표 등에 칼 꽂고 대선후보 되시게?" (19일 김동연 경기도지사 페이스북 댓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연루된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을 국정감사에서 언급한 이후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로부터 연일 뭇매를 맞고 있다. 김 지사가 김혜경 씨의 법카 유용 의혹을 직접 수사의뢰했다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개딸들은 김 지사가 이 대표와 경쟁적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일종의 '작업'을 한 것이라는 비이성적 주장까지 펼치고 있다.

20일 민주당 당원커뮤니티 '블루웨이브'를 살펴보면, 김 지사를 향한 비방을 비롯해 제명 요구까지 난무하는 상태다. 한 당원은 "당대표에 대한 허위사실 인신공격으로 김동연 씨에 대한 징계를 청원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당원은 김 지사를 겨냥해 "제2의 윤석열 같은 냄새가 난다"며 "당에 대한 충성도는 하나도 없어 보이고, 마치 본인이 잘나서 당선된 것 같이 행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마치 지난 정권 때 윤석열 같은 싹수가 보이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당원도 "윤석열 대통령과 딜한 것 같다. 당원들의 기억력이 우습냐. 이재명 목숨으로 당 지지율 올라가니까 뭐 대단한 일 한 것처럼 착각하지 말라"라며 "당원들이 원하는 민주당 개혁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당원들의 선택에서 즉각 버려질 것임을 명심하라"고 일갈했다.

김 지사 페이스북에 게재된 댓글 분위기도 이와 다르지 않다. 한 누리꾼은 "민주당의 탈을 쓰고 도지사라는 어마어마한 자리에 앉아 차기 대권에 꿈을 품고 과거에 본인을 도와준 동료 뒤통수를 친 사람을 당원들은 다시는 뽑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세상에 믿을 X 하나 없다. 도지사 자리 걸식하더니 당대표 등에 칼을 꽂고 대선후보 되시게?"라고 비꼬았다.

한 누리꾼은 "국감 한두 번 받아본 것도 아니고 의원 질의에 어떤 워딩으로 답변해야 하는지는 누구보다 잘 알텐데"라며 "보수 언론 먹이감으로 딱 맞게 답변한 의도가 상당히 의심가는 대목이다. 의도가 있었다면 문제가 심각하고 아니라면 많이 아쉽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김동연 지사는 지난 1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관련 질의에 자신의 취임 전인 2022년 2월 경기도가 법인카드 유용 자체 감사를 통해 최소 61건에서 최대 100건이 사적사용 의심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고, 다음 달 업무상 횡령·배임으로 김혜경 씨의 수행비서인 배모 씨를 경찰에 수사의뢰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개딸들 사이에서는 김 지사가 해당 의혹에 대해 자신이 직접 감사를 시행하고 김혜경 씨를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오인되면서 김 지사를 겨냥한 수위 높은 비방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김 지사 측은 논란 진화에 연일 진땀을 빼고 있다. 경기도 대변인실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김 지사의 발언이 왜곡 보도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며 "김 지사는 국감에서 '취임 전에 감사와 수사의뢰가 이뤄졌으며, 감사 대상도 직원 A씨'였음을 명확히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후에도 사실관계가 바로 잡히지 않거나 왜곡된 보도가 지속될 경우 언론중재위 중재신청을 포함한 법적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김 지사 측도 통화에서 "김 지사는 단순히 지사 취임전 일에 대한 사실관계를 답변한 것이고, 그것을 악의적으로 확대 재생산한 사람들한테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며 "우리는 왜곡된 사실관계를 적극적으로 바로잡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개딸들의 도 넘은 김 지사 공격에 대한 지적이 제기된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정치쇼'에서 "이 대표가 정치적으로 죽어가는 상황도 아니고 다시 살아나고 있는데, 김 지사가 거기다 대고 그 자리를 노려볼까 이런 정치적 판단을 할 리가 없지 않느냐"며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비이성적으로 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