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치 9주인데 사랑의 매?"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딸 학폭 논란

박소희 2023. 10. 20.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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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교육위] 피해자 호소에도 학급교체만... "대통령과 찍은 사진으로 프로필 교체, 의도있는 것"

[박소희 기자]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서울 서대문구을)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경기도교육청, 서울특별시교육청, 인천광역시교육청, 충청북도교육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승희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의 딸이 후배를 때려 전치 9주의 상해를 입혔지만 사건 발생 석 달이 지나도록 피해자에게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유성호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승희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의 딸이 후배를 때려 전치 9주의 상해를 입혔지만 사건 발생 3개월이 지나도록 피해자에게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김 비서관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사건을 무마하려 한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20일 국회 교육위원회의 서울·경기도 교육청 국정감사에서 "권력형 학교폭력 무마사건이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공개한다"며 "경기도 모초등학교 여학생 화장실 학교폭력이다. 3학년 여학생이 2학년 후배를 데리고 가서 리코더, 주먹 등으로 머리, 얼굴, 눈, 팔 등을 때려 전치 9주 상해를 입힌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진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얼굴이 피투성이가 될 정도로 심각한 폭행이 자행됐다"며 "학교장 긴급조치로 가해학생 출석정지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학교폭력 심의가 사건 발생 두 달이 넘어서 개최됐다는 점이다. 피해학생과 부모가 참석해서 '언니가 너무 무섭다. 같은 학교에 다니지 않게 도와달라'고, 어머니는 '강제전학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학교폭력 은폐, 축소 및 무대응으로 보겠다'며 강력한 조치를 요청했는데 우려는 현실이 됐다. 

첫째, 피해자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강제전학이 아닌 학급교체 처분이 결정됐다. 가해학생은 3학년이고, 피해학생은 2학년인데 과연 어떤 실효성이 있겠나. 둘째, 피해학생 부모가 공문송달을 위해 학교에 가해학생 부모의 우편물 수취인 정보를 요청했는데 학교에서 전혀 협조하지 않고 있는 점도 이해가 안 가고. 셋째, 사건 발생 세 달이 지나도록 사과가 이뤄지지 않았다."

김 의원은 "학폭위(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결과를 보면 이해 안 되는 부분이 더 있다"며 "심각성 4점(최고점), 고의성 3점이었다. 가장 의아한 건 지속성 1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폭행이 한 번이 아니었다. 폭행이 있기 일주일 전에도 같은 방식으로 1차 폭행이 있었다"며 "총점 16점부터 강제전학인데 15점을 받아서 딱 1점 차이로 강제전학을 면했다. 일부는 심사위원들이 강제전학조치가 부담스러워 점수를 조정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출석정지날 사진을... 대통령 측근 위세 과시했나"
 
▲ "전치 9주인데 사랑의 매?"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딸 학폭 논란 ⓒ 유성호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서울 서대문구을)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경기도교육청, 서울특별시교육청, 인천광역시교육청, 충청북도교육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김승희 대통령비서실 의전비서관의 딸 관련 학교폭력 사건을 공개하며 김 비서관의 배우자가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남편과 윤석열 대통령이 함께 찍은 사진으로 교체한 것을 보여주고 있다.
ⓒ 유성호
 
'점수 조정'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는 가해학생 아버지가 김승희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이기 때문이다. 김영호 의원은 "김건희 여사와 대학원 최고위 과정 인연으로 대선 때 윤석열 캠프에 합류해서 의전비서관까지 올라간, 항간에선 김건희 여사의 비선실세로 알려진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그런데 김 의원에 따르면 학교장이 가해학생을 출석정지시킨 7월 19일, 김 비서관의 배우자는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남편과 윤석열 대통령이 함께 찍은 사진으로 교체했다.
 
 지난 3월 9일 환경단체 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한 김건희 여사. 김 여사 뒤편은 최근 의전비서관으로 승진된 김승희 선임행정관.
ⓒ 대통령실 제공
 
김 의원은 "사진을 올린 시점이 다분히 의도가 있어 보인다"며 "학교에 가서 진술서를 작성한 후 딸을 데리고 긴급하게 귀가조치 당했기 때문에 굉장히 당황스럽고 경황이 없었을 거다. 그런데 굳이 왜 이 사진을 올렸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그러니까 인근 학부모들에게 입소문이 퍼지고, 혹여라도 이 사건이 이동관, 정순신처럼 권력이 개입하지 않을까 의심의 눈초리가 있는 것"이라며 "남편의 사진을, 대통령 측근의 위세로 과시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더 적절치 못한 것은 가해자 어머니의 진술"이라며 "아이의 행동을 일종의 '사랑의 매'라고 생각했다고 기술했다"고 말했다. 그는 "초3이 초2에게 가한 폭력이, 그것도 전치 9주의 상해를 입혔는데 사랑의 매라고 비유한 건 정말 충격적"이라며 "가해자 측에서 피해자의 고통을 전혀 공감하지 못한 것이다. 김승희 비서관은 이번 학교폭력사건 가해자 부모로서 피해학생과 가족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공인으로서 책임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말씀하신 사항 충분히 잘 알겠다"며 "누누이 말씀드렸다시피 피해학생에 대한 보호가 최우선이다. 그런 목적으로 하되, 가해학생이라고 해서 초등학교 저학년이기 때문에 가급적 교육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교육적 책무성이 있다"고 답변했다. 그는 "말씀하신 사항을 충분히 감안해서 이 문제가 엄정하고 교육적으로 처리될 수 있도록 교육청이 챙기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경기도교육청, 서울특별시교육청, 인천광역시교육청, 충청북도교육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승희 대통령비서실 의전비서관의 딸 관련 학교폭력 사건에 대한 김영호 의원의 질의에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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