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G 유니폼 1위인데…"이강인 스페인서 해 보자, 주전 아니잖아" 무모한 구애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지난여름 이강인 영입에 실패했던 스페인 라리가 명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그의 상황을 다시 예의주시하고 있다.
스페인 'OK디아리오'는 20일(한국시간) "아틀레티코는 이강인에게 여전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강인은 루이스 엔리케의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아틀레티코 뿐만 아니라 레알 소시에다드와 친정팀 마요르카도 이강인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미겔 힐 마린 회장이 이강인을 잊지 않고 있으며 스포츠 수준에서 팀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인은 지난해 겨울부터 아틀레티코의 관심을 받았다. 당시 강등권에서 벗어나 중위권으로 도약하기 시작했던 마요르카에서 최고 에이스로 활약한 이강인이 팀 전력에 큰 도움이 될 거라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강인 입장에서도 라리가 3강 중 한 팀인 아틀레티코로 이적하는 건 선수 경력에서 큰 발전을 이루는 것과 다름 없었다. 하지만 겨울 이적시장에서는 마요르카가 바이아웃 조항을 거론하며 협상에 난항을 겪어 이적이 성사되지 않았다.
아틀레티코는 포기하지 않았다. 여름에도 이강인을 노렸다. 구단 재정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적료는 마요르카가 제시한 바이아웃에 미치진 않았지만 팀 내 최고 유망주 중 한 명이었던 로드리고 리켈메를 묶어 이강인을 영입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강인의 선택은 아틀레티코가 아닌 PSG였다. 재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PSG는 흔쾌히 이강인의 바이아웃을 지불해 일사천리로 영입에 성공했다.
매체는 "이강인은 자신이 아틀레티코보다 PSG에서 더 많이 뛸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PSG로 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현실은 완전히 반대였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 밑에서 단 2번만 선발로 뛰었다. 프랑스 대표팀 공격수들의 숫자를 볼 때 이강인의 상황은 좋지 않다. 개선될 것 같지 않다"고 이강인이 험난한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강인의 마지막 출전은 9월 19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경기였고, 그마저도 출전 시간은 11분으로 제한됐다. 그 전에는 부상으로 3주를 보냈다. 선발 출전한 2경기 중 로리앙전은 무득점, 툴루즈전은 50분을 뛰었으나 팀이 승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이강인은 이번 여름 아틀레티코 선수가 되기까지 한 걸음만 남겨두기도 했다. 아틀레티코과 마요르카의 구단 합의는 완료됐지만 이강인은 프랑스를 선택했다.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난 현재 치열한 경쟁에 직면한 게 현실이다"라면서 "킬리안 음바페가 잔류했고, 랑달 콜로 무아니, 우스만 뎀벨레, 곤살루 하무스, 마르코 아센시오 등 수준급 공격수들이 포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의 말처럼 이강인은 PSG 이적 후 단 2경기만 선발로 모습을 드러냈다.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기보다는 상황이 잘 맞지 않았다.
이적 초기 허벅지 부상으로 프리시즌을 온전히 소화하지 못했고, 개막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부상으로 이탈했다. 9월 중순부터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참가로 3주간 팀을 비워 4경기를 뛰지 못했다.
대표팀 감독 위르겐 클린스만도 이강인의 출전 시간 부족 문제를 언급한 적이 있다.
이번 10월 A매치 명단을 발표한 후 "A매치에서 충분한 출전 시간을 주겠다. 소속팀에서 주전 경쟁 중이라 출전 시간에 목이 마를 것"이라며 "기량을 인정 받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끔 도와주고 싶다"고 이강인이 PSG에서 많이 뛰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PSG와 달리 아틀레티코는 이강인을 주전으로 기용할 의사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매체는 "이강인은 음바페보다 더 많은 유니폼을 팔았다. 이강인은 PSG에서 주인공이 되고 싶어하지만 현재까지는 그걸 얻지 못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아틀레티코는 이강인을 모니터링하는 걸 멈추지 않고 있다"고 주인공으로 만들어 줄 의향이 있음을 내비쳤다.
아틀레티코 관심에도 PSG가 이강인을 내보낼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이강인이 시즌 시작 전 예상과 달리 공격수가 아닌 미드필더로 분류되고 있는 데다가 PSG 중원에서 창의적인 플레이를 해줄 선수가 이강인이 유일하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아시안게임 차출을 허락한 것도 병역 면제 혜택을 받은 이강인을 오랜 기간 동안 활용할 의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 설사 이강인을 활용하지 않고 판매한다 하더라도 군 문제가 해결될 만큼 비싼 이적료를 받고 판매할 수 있다. PSG에서는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었던 셈이다.
이강인 영입에 따른 마케팅 효과도 확실하다. 유니폼 판매에서 세계적인 공격수인 프랑스 국가대표팀 주전 킬리안 음바페를 제쳤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이강인 이적료를 빠르게 회수할 수 있는데 아틀레티코로 보낼 이유가 없다. 리그1, UEFA 챔피언스리그, 프랑스컵 등 각종 대회에 투입할 수 있을 만큼 이강인이 로테이션 멤버라고 해도 뛸 기회를 아직 충분하다.
PSG는 오는 22일 오전 12시 홈구장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스트라스부르와 리그 경기를 치른다. 3주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금의환향한 이강인이 선발 출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어떤 활약을 보여주게 될지 많은 관심이 쏠린다.
사진=EPA, AP/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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