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 민생 실종 부동산 국감, 역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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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반환점을 돈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에서의 국토교통위원회 여야 공방전에서 벌어진 최대 화두는 예상대로 양평고속도로와 통계 조작이었다.
여당은 문재인 정부 당시의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을 따져 물었고, 야당은 서울~양평고속도로의 예비타당성조사안과 종점 부근 노선이 달라지면서 발생한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반면 정부의 건설부동산 정책을 진단하고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발전적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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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침체 해법 안보여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반환점을 돈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에서의 국토교통위원회 여야 공방전에서 벌어진 최대 화두는 예상대로 양평고속도로와 통계 조작이었다. 여당은 문재인 정부 당시의 부동산 통계 조작 의혹을 따져 물었고, 야당은 서울~양평고속도로의 예비타당성조사안과 종점 부근 노선이 달라지면서 발생한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면서 의원들이 ‘정쟁이다, 아니다’로 싸우는가 하면, 장관의 불성실한 태도를 지적하는 장면이 그려지기도 했다.
반면 정부의 건설부동산 정책을 진단하고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발전적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실물경제엔 이미 빨간불이 켜졌음에도 말이다. 9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과 10월 입주 전망지수는 동시에 하락했다. ‘청약불패’로 여겨졌던 서울마저도 미계약이 쏟아지며 이상기류마저 감지되고 있다. 이미 주택공급 인허가 및 착공 위축으로 장래 수급불균형 우려는 커지고 있다. 지난달 정부가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지만, 당장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보이지 않고, 내용 자체를 봐도 손에 잡히는 것이 없다는 말조차 들린다. 그만큼 부동산 침체로 인한 경기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리라.
이렇다 보니 부동산 경기침체로 직격탄을 맞은 국내 건설업계의 수익성과 안정성은 하락일로를 걷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업경영분석 보고서를 보면 수익성 지표 중 건설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과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올해 2분기 각각 3.3%와 3.4%로 1년 전(6.5%·7.3%)과 비교해 반 토막이 났다. 특히 안정성 지표의 경우 전 산업이 호전됐지만 건설업은 반대로 움직였다. 건설업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2분기 135.6%에서 올해 2분기 150.3%로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자 올해에만 무려 2700여곳의 종합·전문 건설업체가 문을 닫았다.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로 갈수록 건설경기 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수주도 문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발발로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텃밭인 중동지역 수주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올해 국내 10대 건설사들의 해외수주액 중 3분의 1은 중동지역이 차지하고 있다.
흔히들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구경은 불구경과 싸움 구경이라고 했다. 하지만 같은 주제를 놓고 도돌이표처럼 계속 반복되는 입씨름은 어느새 식상함을 느끼게 만든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전·현 정부의 잘못을 들춰내기에만 몰두하는 이전투구로만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부동산 경기침체 속에 민생은 뒷전인 채 말이다.
물론 지난 일에 대한 잘잘못을 가리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코앞에 닥친 부동산 실물경제 위기를 인식하고 정책 검증과 해법 모색에 좀 더 힘을 모았으면 하는 기대는 너무 과한 것일까. 아무리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있지만 말이다. 부디 그 시기가 너무 늦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조강욱 건설부동산부장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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