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진짜 전쟁'이 시작된다…우승보다 더 치열한 강등권 '생존 경쟁'

김명석 2023. 10. 2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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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원큐 K리그1 파이널 A·B그룹. 사진=프로축구연맹
하나원큐 K리그1 2023 34라운드 경기 일정. 사진=프로축구연맹

이제부터는 ‘진짜 전쟁’이다.

A매치 휴식기를 통해 숨을 고른 K리그 팀들이 본격적인 파이널 라운드 일정에 돌입한다. 정규 라운드 순위에 따라 파이널 A그룹(1~6위) B그룹(7~12위)으로 나뉜 팀들은 오는 12월 2~3일 최종 라운드까지 팀당 5경기씩 시즌 마지막 일정을 소화한다.

파이널 라운드를 통해 우승팀과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팀, 그리고 승강 플레이오프(PO) 출전팀과 다이렉트 강등팀이 모두 결정된다. 최종 승점과 무관하게 파이널 A·B 그룹 간 순위 역전은 일어날 수 없다. 파이널 B에 속한 팀의 최종 순위 상한선은 7위다.

우승과 ACL 진출권 경쟁도 치열하겠지만, 파이널 라운드의 하이라이트는 강등권 경쟁이다. ‘생존’이 걸린 문제인 만큼 매 라운드가 그야말로 전쟁 분위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최하위인 12위에 머무르는 팀은 승강 PO 기회도 없이 다음 시즌 K리그2(2부)로 강등된다. 10위 팀은 K리그2 3~5위 간 PO 승리팀과, 11위 팀은 K리그2 2위 팀과 각각 운명의 승강 PO를 벌인다. 최대 3개 팀이 2부리그 강등의 운명을 맞이할 수도 있다.

파이널 라운드를 앞둔 시점 강등 위기에 몰린 팀은 9위 제주 유나이티드(승점 35)부터 수원FC(31) 강원FC(26) 수원 삼성(25)이다. 수원FC를 제외하고 나머지 3개 팀은 시즌 도중 감독이 바뀌었고, 최근엔 최하위 수원이 염기훈 플레잉코치에게 감독대행 역할을 맡기는 모험수까지 던졌다. 공교롭게도 지난 정규 라운드 최종전에서 수원만 유일하게 승리하면서 강등권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파이널 라운드에선 생존 경쟁을 펼치는 팀들끼리 잇따라 맞대결을 펼치는 만큼 강등권 순위도 매 라운드 요동 칠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파이널B 최종전은 수원-강원, 수원FC-제주의 맞대결로 예정돼 있다. 상황에 따라선 지는 팀이 2부리그로 강등되는 ‘단두대 매치’가 최종전에서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

지난 7월 수원 삼성과 강원FC의 경기 모습. 사진=프로축구연맹
지난 7월 수원FC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 모습. 사진=프로축구연맹

특히 PO도 치르지 못하고 자동으로 강등될 위기에 몰린 수원은 수원FC(수원더비)-FC서울(슈퍼매치)-강원으로 이어지는 마지막 3연전을 어떻게 버텨내느냐가 중요하다. 최근 18경기에서 단 1승에 그치고 있는 제주가 잔류 마지노선인 9위 자리를 지키지 못하면 강등권 경쟁은 대혼돈을 맞이하게 된다.

정규 라운드 최종전에서 파이널B로 떨어진 서울은 이미 잔류가 확정됐다. 8위 대전하나시티즌 역시 남은 5경기에서 승점 2만 더하면 생존에 성공한다. 잔류를 확정한 두 팀이 남은 파이널 라운드에서 베스트 라인업과 로테이션 중 어디에 무게를 두고 선수단을 운영하느냐도 강등권 경쟁에 보이지 않는 변수가 될 수 있다.

파이널 A에서는 우승과 ACL 진출권 경쟁이 펼쳐진다. 우선 우승 경쟁은 울산이 유리한 고지에 오른 상황이다. 선두 울산 현대(승점 67)와 포항 스틸러스(58)의 격차가 9점이나 난다. 울산은 파이널 라운드에서 승점 7만 더해도 자력으로 우승이 가능하다. 내달 12일 동해안더비 맞대결이 우승 경쟁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FC(54)부터 전북 현대, 대구FC(이상 49) 인천 유나이티드(48)가 벌이는 ACL 경쟁도 특히 치열할 전망이다. ACL은 다음 시즌부터 ACL 엘리트와 ACL2로 나뉘어 열린다. 유럽축구연맹(UEFA) 클럽대항전으로 따지면 각각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격이다.

K리그 우승팀과 FA컵 우승팀이 ACL 엘리트 본선에 직행하고 K리그 2위는 ACL 엘리트 PO에, K리그 3위는 ACL2로 향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FA컵 우승팀의 향방에 따라 4위도 ACL2 진출권을 얻을 수 있어 막판까지 순위 경쟁은 더욱 뜨거울 수밖에 없다. 파이널 라운드와 올시즌 ACL 일정을 병행해야 하는 전북·인천과 달리 광주·대구는 오롯이 K리그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은 경쟁에 변수가 될 수 있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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