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제발 축구팬이라면 ‘서포트’와 ‘팔로우’를 구분합시다
김식 2023. 10. 20. 12:00
전통적으로 잉글랜드의 축구팬들은 하나의 클럽을 응원해야 한다는 불문율을 따랐다. 한 사람만을 사랑한다는 결혼 서약처럼, 진정한 축구 팬은 한 클럽만 지지하고 성원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팬들이 응원하는 클럽은 어떤 기준으로 정해질까?
유럽축구연맹(UEFA)에는 프로팀들의 이익을 대표하는 단체인 유럽클럽협회(ECA, European Club Association)가 있다. ECA는 2020년 7개국(영국, 스페인, 독일, 네덜란드, 폴란드, 브라질, 인도) 축구팬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국가별로 2000명씩, 총 1만4000명이 참여한 이 조사는 현대의 축구팬을 이해하기 위해 실시됐다.
ECA의 조사에 의하면 나라마다 팬들이 응원하는 클럽을 선정하는 기준이 달랐다. 영국(UK)의 경우 부모의 영향(30%)이 가장 크게 작용했고, 간발의 차로 어린 시절과 성장기를 보낸 곳에서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웠던 클럽을 응원하게 됐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아울러 단지 16%의 영국인이 클럽의 ‘성적’을 따진다고 답했다. 즉 7개국 팬 중 영국이 가장 적은 ‘Glory Hunters(영예 사냥꾼, 성적이 좋은 클럽만 응원하는 사람)’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유럽축구연맹(UEFA)에는 프로팀들의 이익을 대표하는 단체인 유럽클럽협회(ECA, European Club Association)가 있다. ECA는 2020년 7개국(영국, 스페인, 독일, 네덜란드, 폴란드, 브라질, 인도) 축구팬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국가별로 2000명씩, 총 1만4000명이 참여한 이 조사는 현대의 축구팬을 이해하기 위해 실시됐다.
ECA의 조사에 의하면 나라마다 팬들이 응원하는 클럽을 선정하는 기준이 달랐다. 영국(UK)의 경우 부모의 영향(30%)이 가장 크게 작용했고, 간발의 차로 어린 시절과 성장기를 보낸 곳에서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웠던 클럽을 응원하게 됐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아울러 단지 16%의 영국인이 클럽의 ‘성적’을 따진다고 답했다. 즉 7개국 팬 중 영국이 가장 적은 ‘Glory Hunters(영예 사냥꾼, 성적이 좋은 클럽만 응원하는 사람)’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의 대표 타블로이드 신문 ‘더 선’의 축구 칼럼니스트 앤드류 버틀러는 2017년 트위터에서 “Is it OK to support more than one football team(한 개 이상의 축구팀을 서포트해도 괜찮나요?)”라는 설문 조사를 벌였다. 조사 시작 6시간 만에 1600명 이상이 설문에 응했고, 이 중 76%가 반대 표를 던졌다.
흥미로운 점은 조사에 참여한 많은 이들이 ‘두 번째 클럽(second club)’을 갖고 있다고 답한 것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영어 단어 ‘support’와 ‘follow’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ECA는 “클럽을 지지하는(Supporting a club) 사람은 팀과 정서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진정한 팬”이라고 정의했다. 그에 반해 “클럽을 따르는 것(Following a club)은 느슨한 관계를 의미하며, 클럽에 일정한 관심을 갖지만 팬은 아니다”고 밝혔다. Follow를 영국인이 즐겨 쓰는 세련된 표현으로 바꾸면 “have a soft spot for”이다.
위에 언급한 트위터를 이용한 조사 결과에서도 보이듯이, 아직도 영국에는 한 클럽만 ‘서포트’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대신 ‘팔로우’하는 ‘second club’을 가지는 것에는 큰 문제를 삼지 않는다. 그렇다면 ‘서포트’와 ‘팔로우’하는 클럽을 정할 때 지켜야 하는 기준도 있을까? 누구나 동의하는 정확한 기준은 없다. 팬마다 의견이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보편적인 기준은 다음과 같다. 예를 들어보자. 프리미어리그(EPL)에 속한 A 클럽을 서포트하고 역시 EPL에 있는 B 클럽을 팔로우하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같은 리그에 속해 있기 때문에 두 클럽은 필연적으로 맞대결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포트하는 클럽이 EPL에 속해 있다면, 하위 리그 축구를 지원하기 위해 현재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3~4부 리그에 속한 팀을 팔로우 하기도 한다.
반대로 자신이 서포트하는 클럽이 런던 동쪽에 위치한 레이턴 오리엔트(Leyton Orient)라고 가정해 보자. 클럽 근처에 몇 년 살았던 인연으로 인해, 필자도 응원했던 레이턴은 런던에서 풀럼 다음으로 오랜 역사를 가진 프로구단이다. 하지만 142년의 긴 역사 동안 레이턴이 1부 리그에 속한 적은 1962~63시즌이 유일하다.
1980년대 이후 레이턴은 3부와 4부 리그를 전전하고 있으며, 심지어 2017년에는 세미 프로팀이 주축인 5부 리그로 강등된 적도 있다. 한마디로 천지개벽이 나지 않는 한 레이턴이 1부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그럼에도 잉글랜드에는 이런 처절한 성적을 가진 클럽을 응원하는 열성적인 팬층이 꽤 두텁다.
레이턴같이 성적을 기대할 수 없는 클럽을 서포트하는 이들 중에는, EPL에 속한 빅 클럽을 팔로우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에게도 성적이 좋은 클럽을 응원하면서 잠깐의 기쁨을 느낄 순간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다른 국가나 대륙의 클럽을 팔로우 하는 것도 용납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유럽대항전에서 만날 확률이 높은 2개의 클럽(예를 들어, 리버풀과 유벤투스)을 동시에 팔로우 하거나 서포트한다면 플라스틱 팬(가짜 팬)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문화가 정체되지 않고 끊임없이 변하듯이, 축구 팬덤(fandom, 팬들의 독특한 습성)도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진다. 대표적인 예가 하나 이상의 클럽을 서포트하는 축구팬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칼럼에서 알아보자.
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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