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野와 난타전…尹 "장관도 낮은 자세로" 말 나온 까닭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회에서 벌어지는 익숙한 장면이 있다. 국무위원과 야당 의원 간의 감정섞인 설전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박범계·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법사위가 열릴 때마다 날 선 말을 주고받는다. 한 장관뿐이 아니다. 대정부질문에서도 한덕수 국무총리를 필두로 국무위원과 야당 간의 난타전은 일상이 됐다시피하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양쪽 지지층은 모두 속 시원해 하지만, 중도층은 고개를 돌리게 하는 장면”이라고 말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도 국무위원과 야당 의원 간의 잦은 충돌에 대한 문제 의식을 갖게 됐다고 한다. 참모 회의와 당정 모임 등에서 “국무위원이 보다 몸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제언을 받고 공감을 표했다는 것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20일 “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할 때도 국민에게 설명하고 설득한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윤 대통령도 공감을 표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향후 장관 후보자를 선택할 때에도 ‘국민을 대하는 자세’의 중요성을 언급했다고 한다. 능력뿐 아니라 겸손하고 낮은 태도로 임할 수 있는 인물을 찾겠다는 취지였다. 여당도 보조를 함께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이날 정쟁을 유발하는 현수막을 일제히 철거하기로 했다. 국회 인근 서강대교 남단 사거리의 현수막부터 내릴 예정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과도한 현수막 게시로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고 피로하게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민이 책임을 묻는 건 결국 집권 여당과 정부”라며 “정쟁은 최대한 멀리하고 민생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주문한 ‘낮은 자세’는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정부와 여당 모두 증원 숫자를 정해놓고 밀어붙이기보다, 각계각층으로부터 의견 수렴부터 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윤 대통령이 전날 필수의료혁신 전략회의에 참석해 “의사들의 형사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며 달래기에 나서자 강경 대응을 시사했던 의협도 “정부의 필수·지역의료 위기 극복을 위한 적극적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며 누그러진 반응을 보였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증원이란 원칙은 유지하되, 국민이 납득할 수준까지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21일부터는 4박 6일 일정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를 국빈 방문한다. 우리나라 정상의 두 국가 국빈방문은 처음으로, 대통령실은 세일즈 외교에 집중하겠단 방침이다. 사우디 방문 사절단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등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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