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사우디서 전기차 투자 발표…곽재선은 첫 대통령 수행

박영국 2023. 10. 20.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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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통령 사우디 국빈방문 동행해 현지 사업 추진
정의선 회장, 현대차 사우디 CKD 공장 설립 협약 체결
곽재선 회장, KG 모빌리티 파트너사 SNAM CKD 공장 점검
윤석열 대통령이 9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를 방문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함께 자동차 전용선인 '글로비스 스카이호' 갑판에 오르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함께하는 자동차 업계 경영자들이 의미 있는 행보로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이번 순방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 곽재선 KG 모빌리티 회장 등이 함께한다. 곽 회장의 경우 이번이 첫 대통령 해외순방 일정 참여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이번 대통령 순방일정 중 사우디 정부와 사우디 내 자동차 생산을 확대하기 위한 최종 협약을 체결한다. 지난해 12월 말 ‘사우디 자동차 산업 공동 육성’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9개월만에 이뤄진 후속조치다.

통상 정상의 국빈방문시 수행하는 일부 기업은 해당국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발표해 양국간 우호 관계 형성에 기여한다. 이번 윤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에서는 정 회장이 ‘선물 보따리를 내놓는 셈이다.

협약에 따라 현대차는 반제품조립(CKD) 방식으로 사우디 현지에 전기차 및 내연기관차 공장을 설립한다. 국내에서 생산된 자동차 부품 혹은 모듈을 수출해 현지에서 완성차로 조립, 판매하는 방식이다.

정규 완성차 공장은 아니지만 최종 조립이 현지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사우디 및 인근 중동 지역으로의 물량 적기 공급 측면에서 유리하다. 현지 브랜드 인지도 제고 효과도 있다.

사우디 정부로서는 자국 내 투자유치와 함께 고용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대차의 투자를 반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기아는 정 회장의 사우디 방문에 앞서 사우디를 포함한 중동 지역에서 자동차 판매량을 크게 늘리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사우디 현지 CKD 공장 설립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의 경우 2032년 35만대, 기아는 2030년 21만대를 판매 목표로 제시했다. 2030년 기준 도합 연간 55만대 수준의 판매량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이는 올해부터 매년 연평균 6.8%씩 판매를 늘려야 달성 가능한 수치로, 2030년 중동 지역의 예상 자동차 수요 300만대의 20%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올리겠다는 공격적 목표다.

각국 왕족들과 석유 부호들을 중심으로 고급차 수요가 많은 중동 시장의 특성을 감안해 제네시스 브랜드의 현지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번 순방에 제네시스 브랜드를 총괄하는 장재훈 사장이 정 회장과 동행한 것도 이같은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우디는 중동에서도 가장 큰 자동차 시장이다. 경제 성장과 함께 여성 운전 합법화가 이뤄지며 자동차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동 전체 자동차 판매량 229만여대 중 사우디에서의 판매량만 64만대에 달했다. 2030년 이후 사우디 자동차 시장은 2014년 수준(80만대)으로 산업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큰 시장 규모에도 불구, 현재 사우디는 자동차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를 탈피하기 위해 사우디 정부는 산업 구조 다각화 전략인 ‘비전 2030’의 일환으로 2030년까지 연간 50만대의 전기차 생산을 목표로 전기차 제조 허브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전기차 CKD 공장까지 포함된 현대차의 이번 투자는 사우디 정부의 이같은 전략에 부합한다는 측면에서 여러 정책적 지원이 기대된다.

곽재선 KG 모빌리티 회장(왼쪽)이 2022년 9월 방한한 파드 알도히시 사우디 내셔널 오토모빌스(SNAM) 대표와 사업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KG 모빌리티

곽재선 KG 그룹 회장은 완성차 계열사 KG 모빌리티 회장 자격으로 윤 대통령의 사우디 국빈방문에 함께한다. KG 모빌리티 인수를 통해 그룹의 덩치가 커지면서 대통령 해외 순방 일정에 처음으로 참여하게 됐다.

KG 모빌리티는 KG 그룹 합류 이전 쌍용자동차 시절인 지난 2019년 사우디 내셔널 오토모빌스(SNAM)와 렉스턴에 대한 제품 라이선스 계약(PLA)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해 1월 사우디 현지 부품 공급 계약(PSA)을 맺고 현지 CKD 생산을 추진 중이다.

SNAM은 사우디 주베일 산업단지에 완성차 생산부지를 확보하고 지난해 1월 현지 조립공장 착공식을 가졌으며, 올해 말부터 1단계 현지 조립 생산을 시작해 향후 2단계 사업을 위한 공장건설을 통해 연간 3만대 수준까지 생산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SNAM CKD 공장이 가동을 시작하면 KG 모빌리티는 7년간 뉴 렉스턴 스포츠&칸 9만대, 올 뉴 렉스턴 7만 9000대 등 총 16만9000대 분량의 부품을 수출하게 된다.

이와 관련, 곽 회장은 지난해 9월 방한한 파드 알도히시 SNAM 대표와 만나 CKD 협력 사업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곽 회장은 이번 사우디 방문에서 SNAM CKD 공장의 진행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사우디 정부의 ‘비전 2030’ 등과 관련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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