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앉은 성장 전망에…추락하는 테슬라
월가 테슬라 목표주가 줄줄이 낮춰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3분기 어닝쇼크에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수요 부진 발언까지 겹치면서 주가가 급격히 빠지고 있다. 월가에서는 만성적 저성장 우려를 제기하며 테슬라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어 주가 추가 하락이 불가피해 보인다.
뉴욕 나스닥 증시에 상장된 테슬라 주가는 19일(현지시간) 전장 대비 9.30% 하락한 220.1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이틀간 14% 급락해 2021년 11월(16.3%) 이후 이틀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주가 하락에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6986억달러(약 949조4000억원)로, 7000억달러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테슬라 주가 급락은 전날 나온 3분기 어닝쇼크 실적에 머스크 발언이 겹친 것이 원인이 됐다. 머스크는 전날 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테슬라 역사상 가장 어려웠던 시기가 다시 찾아올 수 있다고 경고하며 중장기적인 성장 둔화 우려에 불을 지폈다. 그는 "테슬라는 매우 훌륭한 배이지만, 폭풍이 몰아치는 경제 악조건 속에서는 어려운 시기를 겪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폭풍 속에서 도전을 맞는 것은 바로 우리 모두가 겪는 일이고, 이는 자동차 산업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생산량 목표치(180만대)에 대한 기존 전망을 유지하면서도 수요 전망에 대해서는 비관론을 드러냈다. 그는 "사람들은 경제에 불확실성이 있다면 새 차를 사는 것을 주저한다"며 고금리와 이에 따른 소비자 할부금 부담을 수요 둔화의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또한 최근 단행한 가격 인하 조치는 수요를 늘리기 위한 것으로 신차 가격을 추가로 인하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아마도 내가 2009년과 2017∼2019년의 경험으로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겪어 필요 이상으로 편집증적이라면 사과한다"며 "알다시피 자동차 산업은 다소 주기적이다"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테슬라의 고성장 동력이었던 신차 전략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점이 투심을 악화시켰다. 머스크는 준비 중인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의 양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사이버트럭이 대량 생산에 도달하기까지) 엄청난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사이버트럭이 현금 흐름에 긍정적으로 반영되기까지는 1년에서 1년6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테슬라는 이날 사이버트럭의 첫 출고를 내달 말 시작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2019년 테슬라가 사이버트럭을 언론에 처음 공개할 당시 밝힌 출시 일정(2021년)과 비교하면 2년 이상 늦어진 것이다. 테슬라는 2020년 모델Y를 출시한 이후 신차를 내놓지 않고 있다.
테슬라는 전날 실적 공시를 통해 3분기 매출이 233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 늘었다고 밝혔지만, 시장 예상치(241억달러)에는 못 미쳤다. 게다가 순이익은 18억5000만달러(약 2조5000억원)로 작년보다 44% 급감했다. 주당순이익도 시장 예상치(0.73달러)를 밑도는 0.66달러에 그쳤다. 투자자들이 주시하고 있는 지표인 자동차 부문 매출총이익률은 16.3%를 기록해 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월가도 테슬라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LSEG의 집계에 따르면 월가의 애널리스트 14명이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260달러로 낮췄다. 도이체방크는 "3분기 어닝미스와 함께 내년 전망과 사이버트럭의 느리고 비싼 생산과정, 차세대 플랫폼의 불확실한 일정 등에 관한 머스크의 조심스러운 발언은 내년으로 이어지는 이 회사의 도전적인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를 강화한다"고 평했다. 모건스탠리도 "이번 컨콜은 지난 몇 년간 들어본 것 중 가장 조심스러운 내용이었다"며 "머스크의 경고가 금리에 대한 것이 아니라 시장 경쟁 저하(중국 전기차 기업 약진)나 수요 둔화 때문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짚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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