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무의 파이트 클럽] 왜 볼카노프스키는 불리한 걸 아는 경기에 뛰어 들었을까
김식 2023. 10. 20. 09:00
"형이 왜 거기서 나와?"
가수 영탁의 히트곡에 빗대 표현하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바로 미국 종합격투기 UFC 페더급 챔피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호주) 얘기다.
볼카노프스키는 22일(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야스 아일랜드의 에티하드 아레나에서 열리는 종합격투기 대회 'UFC 294' 메인 이벤트에서 현 라이트급 챔피언 이슬람 마카체프(러시아)와 라이트급 타이틀전을 치른다.
당초 볼카노프스키는 이번 대회 출전 계획이 없었다. 공식 발표는 나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내년 1월 현 페더급 랭킹 5위 일리야 토푸리아(조지아/독일/스페인)와 페더급 타이틀전을 치르는 것이 유력했다.
그런데 갑자기 이 대회를 불과 11일 앞두고 볼카노프스키의 출전이 발표됐다. 원래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던 전 라이트급 챔피언 찰스 올리베이라(브라질)가 훈련 도중 눈 위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해 하차를 선언한 것. 메인이벤트를 날릴 위기에 몰린 UFC는 급하게 SOS를 쳤고, 볼카노프스키가 경기를 수락했다.
볼카노프스키와 마카체프는 지난 2월 UFC 284에서 한 차례 대결한 바 있다. 당시 마카체프가 긴 리치와 레슬링을 적절히 활용해 심판전원일치 판정승으로 이겼다. 하지만 볼카노프스키는 승산이 없다는 예상을 뒤엎고 팽팽한 접전을 만들었다. 마지막 5라운드에는 마카체프를 녹다운시키기까지 했다. 많은 이들은 한 라운드만 더 있었다면 볼카노프스키가 이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얘기가 다르다. 냉정하게 판단한다면 볼카노프스키는 이 경기를 수락하면 안 된다. 모든 면에서 다 불리하다. 일단 경기를 충분히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 대략 보름 전 경기를 오퍼 받았다고 쳐도 몸을 만드는 시간이 절대 부족하다. 감량을 하기에도 벅차다. 기본적으로 한 체급 아래 선수라 피지컬 약점을 극복해야 한다.
이번 경기와 관련해 '코리안좀비' 정찬성의 분석이 재밌다. 정찬성은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볼카노프스키가 겨우 11일 남겨두고 경기에 들어온다는 것은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엄청나게 자신감이 있거나, 어마어마한 돈을 받거나"라고 말했다.
정찬성의 설명은 이렇다. 경기가 열리는 UAE는 오일머니가 넘쳐나는 나라다. UFC 입장에선 아부다비 대회를 망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 비싼 대가를 치르더라도 대회를 유지해야 했다. 그래서 UFC가 볼카노프스키에게 파격적인 파이트머니를 약속했을 것이라는 게 정찬성의 추측이다. 물론 대회 직전 다른 상대와 경기해야 하는 마카체프도 추가적인 보상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승산으로 놓고 보면 볼카노프스키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싸움이다. 지난 2월 첫 맞대결보다 훨씬 그렇다. 일단 앞선 대결은 볼카노프스키의 홈인 호주에서 열렸다. 이번에는 UAE에서 경기가 치러진다. 이슬람교를 믿는 마카체프는 이슬람 국가인 UAE는 안방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계체 후 체중을 회복하는 '리게인' 시간도 마카체프에게 유리하다. 지난 1차전에선 두 선수가 계체를 마친 뒤 경기 시간까지 겨우 29시간에 불과했다. 마카체프 입장에선 체중을 충분히 끌어올릴 여유가 없었다. 이는 상대적으로 평소 체중이 덜 나가는 볼카노프스키에게 유리한 요소였다.
반면 이번 대회는 계체 후 경기 시간까지 40시간 정도 주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체 때는 라이트급 한계 체중인 70㎏에 맞추지만 옥타곤에 올라갈때는 82~83㎏까지 체중을 회복할 수 있다. 평소 체중이 80㎏ 안팎인 볼카노프 스키 입장에선 불리할 수밖에 없다. 체중을 리게인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윗체급 선수가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 정찬성의 생각이다.
마카체프의 우세는 단지 정찬성만의 생각은 아니다. 스포츠베팅업체들은 일제히 마카체프의 승리 가능성을 훨씬 점치고 있다. UFC가 공개한 공식 배당률을 보면 볼카노프스키는 +225다. 볼카노프스키가 이길 경우 100원을 걸었을 때 2배가 넘는 225원을 번다는 뜻이다. 반면 마카체프는 -278이다. 즉 278원을 걸어야 100원을 벌 수 있다는 의미다. 볼카노프스키 경기에서 좀처럼 나오기 힘든 배당률이다.
볼카노프스키가 딱 봐도 무리한 도전을 받아들인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나는 일년 내내 훈련을 한다"며 "지난 2월에 그랬던 것 처럼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마카체프와 얽힌 스토리에서 더 나은 결말을 원한다. 나는 그를 끝내고 싶다"며 "그와 정말 싸우고 싶고 이번 경기는 내게 최상의 기회"라고 덧붙였다. 또한 볼카노프스키는 "난 지금 매우 자유롭고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면서 "지금 세상이 나를 위해 바뀌고 있다. 빨리 나가서 세상에 충격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볼카노프스키가 만약 마카체프를 이긴다면 이는 UFC 역사상 손꼽히는 최고의 사건이 될 수 있다. 과연 11일 전에 참전을 선언한 볼카노프스키는 이변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오히려 그전보다 훨씬 판이 커진 싸움에 전세계 격투팬들은 열광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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