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바다인가 호수인가

문운주 2023. 10. 20.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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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섬 여행 ④] 역사의 숨결이 그대로 느껴지는 통영

[문운주 기자]

▲ 망일루 세병관의 외삼문(밖에 있는 문)인 망일루.세병문, 종각이라고도 불렀음
ⓒ 문운주
   
통영 삼도 수군통제영은 1603년에 설치되어 1895년 폐영 될 때까지 약 300여 년간 경상, 전라, 충청 3도 수군을 지휘하던 본영을 말한다. 해상 요충의 총사령부로 번영을 누린 곳이다. 100여 동의 관아건물 중 세병관만 남기고 소실되었으나 일부 복원했다.
10월 7일 오후 1시, 장사도 탐방을 끝내기가 바쁘게 통영 삼도 수군통제영으로 발길을 옮겼다. 전에도 몇 번 통영을 찾은 적이 있지만 역사적 유물인 수군 통제영은 보지 못하고 돌아가곤 했다. 요샛말로 핫한 곳만 찾다 보니 정작 과거 유물이나 인물 등에 대하여는 소홀히 한 셈이다.
 
▲ 망일루 측면에서 본 망일루의 모습
ⓒ 문운주
     
▲ 수항루 수군 군점 때 모의 왜병으로부터 항복 받는 의식을 행하던 곳
ⓒ 문운주
 
통영 삼도 수군통제영에 들어서자 세병관의 외삼문(밖에 있는 문)인 망일루를 만난다. 2층 누문으로 팔작지붕이다. 망일루는 세병문, 종각이라고도 불렀으며 밤 10시경 통행금지와 새벽 4시경 통금해제 때 각각 28번, 33번의 종을 쳤다고 한다.
오른쪽 건물은 수항루다. 통영성 남문 밖에 위치하여 수군 군점 때 모의 왜병으로부터 항복을 받는 의식을 행하던 곳이다. 뒤쪽으로는 산성 군(육군)을 관리하는 산성청과 긴급 사태 발생 시 출동하기 위해 대기하는 장소인 좌청이 있다.
 
▲ 전통무술 시범을 보이곳 있는 모습
ⓒ 문운주
 
▲ 중영  통제사 아래직급의 참모장인 우후의 근무지
ⓒ 문운주
 
망일루를 지나 세병관으로 오르다 보니 중영에서 뭔가 떠들썩하다. 중영은 통제사 아래직급의 참모장인 우후의 근무지다. 5~6명의 젊은이들이 기합소리와 함께 전통무술시범을 보이고 있다.
흰 수건을 들고 춤추듯 유연하게 움직이다가 높이 솟아오른다. 공중에서 한 바퀴 돌며 내려앉는다. 검과 창으로 찌르고 상대를 제압한다. 공격만이 만사는 아닌 듯 방패로 막기도 한다. 신성군(육군)이 훈련할 때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진다.  
  
▲ 세병관 2002년 국보 제305호로 지정 되었음. 삼도수군통제영의 중심 건물
ⓒ 문운주
 
우후영(우후의 근무지)을 지나 세병관으로 향했다. 세병관을 가기 위해서는 내삼문인 지과문을 지나야 한다. 두 번째 문인 지과문은 진정한 무는 싸움을 멈추게 한다는 지과지무를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세병관은 삼도수군통제영의 중심 건물이다. 50개의 웅장한 민흘림(밑은 굵고 위로 올라가면서 가늘게 한) 기둥과 함께 꾸밈이 없이 순수면서도 웅장한 위용으로 수군통제영의 기상을 보여주고 있다. 2002년 국보 제305호로 지정되었다.

세병관은 경복궁 경회루, 여수 진남관과 함께 조선시대 규모가 가장 큰 건물에 속한다. 건물의 형태는 팔작지붕이고 정면 9칸, 측면 5칸 건물이다. 기둥과 천장, 처마에 장식이 화려하게 수놓아 있다. 조선시대 중기의 건축 양식을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세병관 주변에는 많은 문화유산이 있다. 우측문을 나서니 내아군, 통제사가 업무를 보던 운주당, 경무당이 보인다. 후원을 둘러보고 12공방으로 향했다. 12공방은 군수물품, 진상품에서부터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든 곳이다.

잠깐이나마 우리 민족의 위대한 유산인 통영 수군 삼도 통제영을 답사하고 다음 행선지 동피랑으로 발길을 돌렸다.
 
▲ 동피랑벽화 동피랑의 피랑은 절벽을 의미한다. 공동화 된 주택가를 벽화마을로 재생시켜 경제를 살린 사례다
ⓒ 문운주
   
▲ 동피랑 벽화
ⓒ 문운주
 
▲ 통영항 동포루에서 바라본 통영항 모습
ⓒ 문운주
 
동피랑 벽화마을은 강구안(통영항) 언덕배기에 있는 주택가로 벼락 곳곳에 아름다운 벽화로 장식되어 있다. 일종의 야외 미술관 같은 느낌이 든다. 바로 아래는 통영항이 내려다 보이고 멀리 통영대교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천천히 미로 같은 골목길 여기저기를 둘러본다. 벽화와 바다를 번갈아 보기도 한다. 가족단위 여행객들이 많이 보인다. 동포루에 올라서니 시원한 통영의 가을바람이 얼굴에 스쳐온다. 쌓였던 피로가 확 풀린다.

다음행선지는 여행의 마지막 코스 통영 제1경 미륵산이다.   
 
▲ 한려수도 미륵산 정상에서 본 아름다운 풍광. 통영 8경 중 하나
ⓒ 문운주
   
오후 3시 19분, 입구에는 케이블카 탑승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매표소에서 구입한 탑승권 번호가 2395번이다. 이런 추세라면 3000번이 넘을 것 같다. 통영 케이블카가 성공을 거두는 바람에 너도나도 케이블카 설치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통영케이블카는 길이가 1975m로 한 9 분 정도가 소요된다. 상부역사에서 내려 전망대까지 오르며 한려수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두둥실 떠 있는 섬 같은 산이 수를 해아릴 수 없다. 바다가 아니라 호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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