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철 '그랜드슬램' 폭발... NC '가을 영웅' 탄생
[윤현 기자]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홈구장에서 처음 열린 포스트시즌 경기를 대승으로 장식하며 가을야구를 뜨겁게 달궜다.
NC는 19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14-9로 크게 이겼다.
정규시즌 4위에 오르며 1승을 안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선 NC는 5위 두산을 1차전에서 꺾은 덕분에 2차전을 치르지 않고 3위 SSG 랜더스가 기다리고 있는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 19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이날 역전 만루홈런을 친 NC 서호철이 MVP에 선정돼 인사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야구의 꽃' 만루 홈런... 서호철 대폭발
초반 분위기는 두산이 좋았다. 1회 초 김재호의 내야 안타와 호세 로하스의 2루타로 만든 1사 2, 3루 찬스에서 양의지의 내야 땅볼로 먼저 1점을 올렸다. 2회초에도 김인태의 적시 2루타가 터지면서 2-0을 만들었다.
3회초에는 로하스가 우월 솔로포를 터뜨리며 3-0으로 달아났다. 그러나 두산으로서는 대량 득점의 찬스를 놓친 것이 아쉬웠다.
NC는 단 한 방으로 경기르 뒤집었다. 4회말 두산 선발 곽빈이 흔들리면서 박건우의 볼넷과 권희동의 안타, 김주원의 볼넷으로 만루 찬스를 잡은 NC는 서호철이 만루 홈런을 터뜨리며 순식간에 4-3으로 역전했다.
곧이어 다음 타자 김형준도 좌측 담장을 넘기는 백투백 홈런을 터뜨리면서 홈 관중을 열광케 했다.
두산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5회 초 양의지의 중전 적시타, 상대 투수의 폭투로 이어진 찬스에서 강승호의 내야 땅볼로 5-5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치명적인 실책이 두산의 발목을 잡았다.
5회 말 NC 선두 타자 제이슨 마틴의 평범한 뜬공을 우익수 김태근과 2루수 강승호가 서로 잡으려다가 부딪치며 떨어뜨렸고, 흔들린 이영하가 폭투를 던지면서 NC가 다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뜨거운 화력 대결... NC가 더 강했다
NC는 이때 잡은 리드를 다시는 놓치지 않았다. 7회말 또다시 찾아온 만루 찬스에서 서호철이 정철원의 직구를 받아쳐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이는 2루타를 터뜨리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기세가 한껏 오른 NC는 8회 말 김형준의 3점포까지 터지면서 두산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두산은 9회 초 3점을 올렸으나 격차가 너무 컸다. NC는 넉넉한 격차에도 마무리투수 이용찬을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치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NC는 선발 태너 털리가 4이닝 7피안타 5실점으로 무너지며 위기에 몰렸으나, 홈런 3개를 포함해 12안타를 몰아치며 14점을 올린 타선의 힘을 앞세워 승리했다.
반면에 두산은 경기 끝까지 NC와 난타전을 벌였으나, 정규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느라 지친 투수진이 위기를 버텨내지 못했다. 또한 야수진의 결정적인 실책들까지 겹치면서 패배를 떠안았다.
두산의 '초보 사령탑' 이승엽 감독은 투수 교체 카드가 연거푸 실패하면서 대량 실점을 하고 혹독한 가을야구 신고식을 치렀다.
끝없는 부상의 그림자... 불운 이겨낸 서호철
이날 NC 승리의 주역은 서호철이었다. 팀이 0-3으로 끌려가던 4회 말 서호철은 만루 찬스에서 곽빈의 시속 149㎞ 직구를 잡아당겨 만루 홈런을 터뜨리며 역전시켰다.
역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만루 홈런을 터뜨린 것은 서호철이 처음이다. 곧이어 후속 타자 김형준이 솔로포를 터뜨린 덕분에 서호철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최초의 백투백 홈런 기록도 합작했다.
더 나아가 서호철은 NC가 6-5로 쫓기던 7회 말에도 만루 찬스에서 외야 담장을 때리는 2루타로 2타점을 올렸다. 이날 만루 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6타점을 올린 서호철은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그동안 서호철은 가을야구와 인연이 없었다. NC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때는 상무 야구단에 있었고, 복귀했을 때는 NC가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못했다.
특히 올 시즌은 서호철에게 혹독했다. 만년 유망주의 껍질을 깨고 1군에서 개막을 맞았으나, 4월에는 투수가 던진 공에 머리를 맞았고, 8월에는 3할 타율로 맹활약을 펼치다가 손가락을 다쳤다.
9월에는 또 공에 맞아 코뼈가 부러졌고, 발목 인대 부상까지 겹치면서 끝내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 선수 인생에서 잊지 못할 하루를 보내면서 정규시즌의 아쉬움을 말끔히 털어냈다. 김형준도 이날 멀티 홈런을 포함해 5타수 2안타 4타점을 올렸으나 서호철의 강렬함을 넘어서지 못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반성'을 왜 국민 앞에서 하지 않나
- 중요한 유산이 철거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 역대급 이스라엘 지원... 바이든의 실망스러운 역선택
-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 만드는 법, 길지만 읽어보세요
- 장제원, 권태선에 "말 섞지 마라, 경고다" "싸우러 나왔나"
- 상대방 취향 파악, 요즘 20대는 이렇게도 합니다
- "'길고양이 보호 조례' 반대, 이렇게 심할 줄은 몰랐다"
- [박순찬의 장도리 카툰] 새로운 출발
- 여순사건 75년만의 '무죄'... 할아버지 잃은 손자가 남긴 말
- [단독] 현직 경찰관 도박장 단속 압수현금 빼돌린 혐의로 긴급체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