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빛도 달라 보였다" 보너스 경기 즐기는 NC 불펜의 '희망'

배중현 2023. 10. 20.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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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photo-5154=""> 19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7회 초 NC 투수 류진욱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yonhap>


불안한 불펜의 한 줄기 희망은 류진욱(27·NC 다이노스)이었다.

NC는 19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WC) 결정 1차전을 14-9로 승리, 준플레이오프(준PO)에 진출했다. 4위 NC는 1승 어드벤티지를 안고 WC 결정전을 치렀다. 최대 2경기가 열리는 WC 결정전에서 1승만 하면 준PO에 오를 수 있었고 1차전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업셋'을 노린 5위 두산의 가을야구는 1경기 만에 막을 내렸다.

결과는 NC의 승리였지만 과정은 험난했다. 이날 NC는 선발 태너 털리 포함 투수를 6명 투입했다. 승부가 중반까지 팽팽하게 진행된 만큼 마운드를 밟은 투수들은 대부분 '필승조'였다. 공교롭게도 하나같이 기대를 밑돌았다. 3-5로 뒤진 4회 초 무사 1·2루에서 태너를 구원 등판한 이재학은 승계 주자 실점을 모두 허용했다. 세 번째 투수 김영규는 1이닝 무실점했으나 사사구가 3개. 5-5로 맞선 5회 초 2사 3루에서 등판, 볼넷 2개로 만루 상황을 자초하기도 했다.

6-5로 다시 리드를 잡은 NC는 6회 초 2사 2루 위기에 몰렸다. 4번 양의지 타석에 돌아오자, 강인권 NC 감독은 김영규 대신 '류진욱 카드'를 꺼내 들었다. 류진욱은 올해 정규시즌 70경기에 등판, 22홀드 평균자책점 2.15를 기록했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 1.09, 피안타율이 0.180으로 수준급이다. 시속 150㎞에 이르는 빠른 공을 앞세워 타자를 힘으로 압도했다. 구위에만 의존하는 것도 아니다. 포크볼과 슬라이더 조합으로 타격 타이밍을 빼앗았다. 9이닝당 탈삼진이 8.33개.

<yonhap photo-5152="">19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7회 초 NC 투수 류진욱이 역투하고 있다.[연합뉴스]</yonhap>


류진욱은 '기대대로' 던졌다. 직구 3개로 양의지를 2루 땅볼로 유도, 6회를 실점 없이 막았다. 7회에는 2사 후 김인태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별다른 큰 위기 없이 아웃카운트 3개를 챙겼다. 8회에도 등판한 류진욱은 김태근과 정수빈을 연속 범타로 돌려세웠다. 결정구는 모두 포크볼. 2사 후 김재호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김재환 타석에서 임정호와 교체됐다.

임정호가 김재환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고 중견수 제이슨 마틴의 수비 실책이 겹치면서 류진욱의 책임 주자가 득점했다. 류진욱의 경기 기록은 2이닝 2피안타 1탈삼진 1실점(비자책). NC는 마무리 투수 이용찬이 1과 3분의 1이닝 3실점했다. 필승조의 부진이 두드러지면서 류진욱의 피칭이 더욱 강한 여운을 남겼다.

배터리 호흡을 맞춘 김형준은 "평소보다 로케이션과 구위 모두 좋았다. 마운드 위에서 집중도와 눈빛도 달라 보였다"고 말했다. 류진욱은 "팀이 준PO에 진출해 기쁘다. 개인 첫 가을야구지만 가을야구는 보너스 경기라고 생각해 떨지 않았다"며 "즐긴다는 생각으로 임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투구를 마치고 창원 NC파크를 찾은 팬들이 정말 큰 환호를 보내줘 가슴이 뜨거웠다. 준PO도 오늘처럼 즐긴다는 생각으로 3위 팀에 도전하겠다. 최대한 오래 가을야구를 즐기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창원=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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