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살? 신중? 김연경 "우리 1강 아니에요"

이형석 2023. 10. 20.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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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OVO
흥국생명은 올 시즌 V리그 여자부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김연경(흥국생명)은 "다른 팀들이 모두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 같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지난 시즌 아픈 경험 탓에 더 신중하다. 

흥국생명은 지난 18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4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15-25, 25-12, 25-21, 21-25, 15-12)로 이겼다. 지난 14일 개막전에서 한국도로공사를 3-0으로 꺾은 흥국생명은 개막 후 2연승(승점 5)으로 순항하고 있다. 단독 선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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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은 앞서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 평가받았다. '자기 팀을 제외하고 챔프전에서 만날 것 같은 2개 팀'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흥국생명은 6개 구단 중 GS칼텍스를 제외한 5개 팀으로부터 표를 받았다. 선수 구성이 좋은 데다 베테랑 미들블로커 김수지의 가세로 전력이 업그레이드 됐다는 평가였다. 흥국생명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우리 팀을 뽑은 게 당연하다. 좋은 선수들이 있으니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18일 현대건설전에서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23득점을 올리고 공식 인터뷰에 참석한 김연경은 "다른 팀이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 같다. 우리 팀을 항상 치켜올린다. 그래서 기분이 썩 좋진 않다"고 '투정'을 부렸다. 주변의 평가에 신경 쓰지 않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는 게 김연경의 자세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가세한 지난 시즌 통합 우승 목전에서 고개를 떨군 아픔이 있다. 정규시즌 막판 현대건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지만, 한국도로공사와 챔피언 결정전에서 2승 후 3연패를 당했다. V리그 최초 '리버스 스윕'의 희생양이 됐다. 김연경은 우승의 한을 풀고자 은퇴를 미루고 1년 더 뛰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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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은 이번 시즌 김수지와 아시아쿼터로 뽑은 레이나 도코쿠의 합류로 전력 상승 효과를 보고 있다. 다만 리베로 김해란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김연경은 "선수단에 조금 변화가 있다. (김)수지가 들어와서 높이 보강이 이뤄졌고 레이나는 공격력을 갖춘 선수여서 중요한 순간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해란 언니가 빠졌지만, 도수빈이 준비를 많이 했다. 열심히 하고 있다"며 "선수들이 긴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팀워크는 좋다"고 했다. 

그는 이어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에도 마무리가 좋지 않아 아쉬웠다. 그래서 이번 시즌에는 조금씩 나아지는 경기력을 선보이고 싶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팀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진=KOVO
타 구단 감독과 전문가들이 흥국생명을 우승 후보로 평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김연경의 존재 때문이다. 공격력은 물론 수비와 리시브까지 뛰어나다. 18일 현대건설전에서는 5세트 12-12에서 퀵오픈 공격 성공과 함께 날카로운 서브로 승리를 이끌었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김연경이니까 (5세트 클러치 상황에서) 그런 서브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김연경은 18일 기준으로 공격종합 1위(48.72%)에 올라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김연경은 "(흥국생명이 '1강'이라는 평가에) 신경쓰지 않겠다"고 신중함을 보였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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