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 스타] 적장도 인정한 '게임 체인저' 김주원의 국대 수비

차승윤 2023. 10. 20.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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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김주원. 창원=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3-0으로 앞선 1사 3루 기회 때 조수행이 유격수 강습타구를 쳤으나 유격수 김주원(NC 다이노스)이 포구를 너무 잘 했다. 4-0으로 달아나지 못한 게 아쉽다."

NC는 19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포스트시즌(PS) 와일드카드(WC) 결정 1차전에서 14-9 대승을 거뒀다. 점수만 보면 경기는 타격전이었다. 시리즈 MVP(최우수선수)도 만루 홈런을 포함해 6타점을 친 서호철(NC)이었다.

하지만 흐름을 가져온 건 방망이가 아니었다. 이날 먼저 흐름을 잡은 건 두산이었다. 1회부터 3회까지 매 이닝 한 점씩 내며 석 점 리드를 가져갔다. 하지만 시원하지 않았다. 주자가 나가도 들어오질 못하면서 달아나질 못했다.

2회 초가 대표적이었다. 두산은 선두 타자 강승호가 안타를 친 후 후속 타자 김인태의 2루타로 깔끔하게 한 점을 뽑았다. 그대로 흔들리는 NC 선발 태너 털리를 무너뜨릴 수 있었는데, 끝내 한 점을 더 뽑지 못했다. 무사 2루 상황에서 허경민의 땅볼로 1사 3루가 됐다.

여기서 일단 한 번 김주원에게 막혔다. 허경민의 타구는 명백히 3-유 간을 가르는 안타성 코스였는데 김주원이 이를 쫓아가 포구했고, 1루까지 거리가 멀었는데도 정확하고 빠르게 송구해 허경민을 잡아냈다. 말 그대로 안타를 지워낸 '국대급' 수비였다.

그래도 두산에는 기회가 있었다. 타구만 잘 만들면 깔끔하게 득점이 나오는데, 조수행이 강한 타구를 쳤다. 그 타구가 김주원의 정면으로 갔고, 김주원은 주자가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조수행을 잡았다. 결국 두산은 추가 득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김주원의 수비는 선취점을 내준 1회부터 이미 빼어났다. 두산은 1사 2·3루 기회를 잡았는데, 양의지의 땅볼이 유격수를 향했다. 안타도 가능한 코스였으나 김주원이 건졌다. 실점을 막을 순 없었다. 그런데 김주원은 1루가 아닌 자신의 옆에서 스타트 대시를 잘못 잡은 2루수 호세 로하스를 놓치지 않았다. 두산은 결국 김재호의 득점에도 로하스라는 득점권 주자를 잃었고, 추가 득점은 나오지 못하고 끝났다.

<yonhap photo-5194="">19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7회 말 1사 1·2루 상황 NC 6번 김주원이 안타를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yonhap>

경기 후 홈팀 라커룸 앞에서 취재진과 만난 김주원은 4회 허경민 타석에서 호수비에 대해 묻자 "그 타구를 똑같이 잡으려고 쫓아갔다. 잡고 바로 1루로 던지면 승부할 수 있겠다 싶어 다른 생각 없이 바로 던졌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서 금메달을 따본 경험도 도움이 됐다고 했다. 김주원은 "그런 큰 경기를 한 후 이번 경기에 임해보니 아무래도 여유가 조금 생기고 덜 떨렸다. 마음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고 했다.

첫 가을야구라는 것에는 생각보다 떨리지 않았다고 했다. 김주원은 "정규시즌과는 아예 달랐다. 훨씬 재밌고 좋았다"고 웃었다. 그는 "처음 국민의례를 할 때 조금 떨렸지만, 경기를 시작하고 나니 괜찮았다"고도 덧붙였다.

첫 단추는 잘 뀄다. 김주원의 첫 가을야구는 현재진행형이다. NC는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SSG 랜더스와 맞대결한다. 김주원은 "매 경기 이기려고 하는 게 당연하다. 똑같이 매 경기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창원=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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