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전쟁 피로감 호소하는 유럽, ‘초대형 리스크’ 탄생하나 [격동의 세계 경제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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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한 양국 간 전쟁이 예상 밖으로 길어지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18일 '중동사태의 유럽 경제 파급경로 점검'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중동 정세도 불안정해지면서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유럽 경제 영향이 커질 소지가 있다"며 에너지 가격 상승과 투자심리 위축 등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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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식량 안보 위기 고착화
유럽, 우크라이나 지원 회의론
이·팔 전쟁으로 ‘리스크’ 커져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한 양국 간 전쟁이 예상 밖으로 길어지고 있다. 세계 식량과 에너지 공급에 큰 영향을 주는 양국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국경을 접한 유럽에서부터 ‘피로감’을 호소하는 국가도 늘고 있다.
지난해 2월 24일 시작한 전쟁이 1년 10개월째 계속되면서 우크라이나는 위기가 커지는 모습이다. 지난 6월부터 영토 수복을 위해 대반격을 시도 중이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주변 상황은 갈수록 악화한다. 전선에서 승기를 잡지 못한 상황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까지 발발했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미국과 유럽 주변국으로부터 적지 않은 지원을 받아 왔다. 미국과 유럽은 무기 지원은 물론 외교적으로도 우크라이나의 아군으로서 국제 여론 형성에 큰 도움을 줬다.
그런데 이·팔 전쟁이 발발하면서 이러한 우군들의 관심이 중동에 집중하면서 우크라이나는 외로운 싸움을 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일부 유럽 국가 내부에서는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슬로바키아는 총선 이후 친러 성향 정당이 승리해 향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은 불투명해졌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도 공화당을 중심으로 지원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벨기에와 핀란드, 독일, 루마니아, 영국 등 선거를 앞둔 국가들 상황도 변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이·팔 전쟁이 시작된) 지난 주말부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전 세계 신문 1면에서 밀려났다”며 “심지어 러시아 관영 매체마저 보도 중심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스라엘과 가자지구로 방향을 전환했다”고 전했다.
러·우 전쟁은 지정학적 영향과 함께 양국의 에너지·식량 영향력 때문에 세계 경제에 큰 혼돈을 불러왔다.
러시아는 세계적인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국이다. 유럽은 천연가스 수입의 38%를 러시아에 의존해 왔다. 우크라이나 또한 밀과 옥수수, 보리 세계 3대 곡창지대다. 전 세계 식량 거래 10%를 책임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양국의 전쟁 장기화는 세계 에너지와 식량 가격 혼란을 유발해 높은 물가 상황을 지속하게 만들고 있다.
이상준 국민대학교 유라시아학과 교수는 “러시아보다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 능력이 전쟁을 지속하는 데 중요한 결정요인이 될 것”이라며 “이는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지원을 언제까지 받을 수 있을지에 의해 좌우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러·우 전쟁이 장기화를 넘어 교착상태에 이른다면 세계 경제는 큰 위험(리스크) 요소를 품게 된다. 겨울이 다가오면서 세계 곡물가 상승과 유럽의 에너지 불안 상황은 심화할 수밖에 없다.
우크라이나 패배로 전쟁이 끝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러시아가 승리하면 동부 유럽은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정면 노출된다. 동유럽 옛 공산권 국가들의 동요가 걱정되는 대목이다.
전후 복구 사업에 공을 들여온 우리 정부로서도 러시아 승전은 반갑지 않을 수 있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 북한의 특수한 공생관계를 고려하면 향후 작지 않은 경제적 걸림돌을 예상할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18일 ‘중동사태의 유럽 경제 파급경로 점검’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중동 정세도 불안정해지면서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유럽 경제 영향이 커질 소지가 있다”며 에너지 가격 상승과 투자심리 위축 등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돌파구 못 찾는 중국 경제, 애타는 한국[격동의 세계 경제④]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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