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러 외무 접견서 "미래지향적 북러관계 백년대계 구축"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조로(북러) 수뇌회담에서 이룩된 합의들을 충실히 실현하여 안정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새시대 조로관계의 백년대계를 구축"하자는 뜻을 밝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9일 방북 중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환영하는 연회가 전날인 18일에 열렸다고 보도했다. 연회에서는 최선희 외무상과 라브로프 장관이 연설에 나섰다. 뉴스1

김 위원장은 지난 19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평양을 찾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그 위력으로) 두 나라 인민들의 복리를 증진시키며 강대한 국가건설위업을 강력히 추동"하자며 한뜻을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또 "두 나라가 굳건한 정치적 및 전략적 신뢰관계에 토대하여 호상(상호) 관심사로 되는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허심탄회한 의견이 교환됐으며 견해일치를 보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타스통신도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접견에서 김 위원장과 1시간 넘게 만나 양국 관계가 우호적임을 천명하면서 협력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 9월 러시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뒤로 양국 사이의 진정한 우정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지고 있다. 분위기가 매우 좋다. 이런 상황에서 만나 기쁘다"고 말하자,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푸틴 대통령은 안부를 대신 전해달라며 합의된 모든 것을 이행할 준비가 돼 있음을 재확인해달라고 했다. 이와 관련한 작업이 이미 시작됐다"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과 접견에 앞서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이날 최선희 외무상과 외무장관 회담을 갖기도 했다. 회담에서는 지난달 북러정상회담 합의에 기초해 "국가 간 관계를 새시대와 현 정세의 요구에 맞게 보다 높은 단계에 올려세우며 경제, 문화, 선진과학기술 등 각 분야에서의 쌍무 교류와 협력 사업을 정치외교적으로적극 추동하기 위한 실천적 방향과 방도"가 논의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또 "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지역 정세를 비롯한 여러 지역 및 국제 문제들에서 공동 행동을 강화할데 대한 심도있는 의견 교환을 진행하고 견해 일치를 보았다"고도 덧붙였다.

회담에선 북한과 러시아 외무성 간 2024∼2025년 교류계획서도 체결됐다.

한편 라브로프 장관이 직접 북한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18년 5월 말 뒤로 5년 5개월 만이다. 이에 앞서 2004년과 2009년에도 북한을 찾은 바 있다.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 7월 북한의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체결일)을 계기로 군사협력 논의를 진행한 뒤 9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러시아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