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이’ 하버드대생 가족까지 신상 털어… 美 덮친 전쟁 후폭풍

장은현 2023. 10. 20.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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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격화하면서 미국이 내부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유대인 시위대가 워싱턴DC 국회의사당 일부를 점거하고 휴전을 촉구하는 농성을 벌이는가 하면 반이스라엘 성명을 발표한 하버드대 학생들은 가족까지 '신상털기'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전쟁 발발 직후 '이스라엘 정권이 이번 사태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는 성명을 발표한 하버드대 학생들이 계속되는 신상털기 공격에 큰 압박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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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트럭 교내 진입해 사진 유포
유대인 단체 의회 점거 농성도
스타벅스, 팔 지지 글 노조 고소
시오니즘(유대민족주의)에 반대하는 미국의 유대인 단체 ‘평화를 위한 유대인의 목소리’ 활동가들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회 부속건물인 캐논 하우스 오피스 빌딩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유대인들은 즉시 휴전을 촉구한다’ 문구가 적힌 검은색 티셔츠를 맞춰 입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중단을 요구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격화하면서 미국이 내부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유대인 시위대가 워싱턴DC 국회의사당 일부를 점거하고 휴전을 촉구하는 농성을 벌이는가 하면 반이스라엘 성명을 발표한 하버드대 학생들은 가족까지 ‘신상털기’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전쟁 발발 직후 ‘이스라엘 정권이 이번 사태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는 성명을 발표한 하버드대 학생들이 계속되는 신상털기 공격에 큰 압박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온라인에 개인정보가 유출되고 기업에서 채용 거부 움직임이 일어난 데 더해 이름과 사진이 적힌 광고 트럭이 교내에 등장하는 등 공격의 강도가 거세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광고 트럭은 최근 하버드대 광장 등지를 돌며 성명에 참여한 학생들의 이름과 사진 등을 유포하고 있다. 트럭에 부착된 디지털 광고판에는 ‘하버드의 대표적인 반유대주의자’ 문구가 적혀 있다고 한다.

신상이 공개된 한 학생은 “대학 정문에 주차된 트럭에서 나의 웃는 얼굴이 담긴 큰 사진을 목격했다”며 “모든 사람이 반유대주의자로 낙인찍힌 나를 볼 수 있었다. 대학 잔디에 속을 게웠다”고 토로했다. 다른 한 학생도 “삶이 망가지고, 경력에 문제가 생겼으며, 학우들과 멀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광고 트럭을 보낸 것으로 알려진 보수 단체 ‘애큐러시 인 미디어’는 이 학생들의 도메인 이름을 구입해 개별 웹사이트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학 측에 처벌을 촉구하겠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가족도 신상 노출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한다. 한 학생은 “동생들을 포함해 가족 모두에게 (개인정보 유출 관련한) 연락을 받았다”고 전했다.

워싱턴DC에서는 유대인 시위대가 휴전을 촉구하며 의회 사무동을 점거하는 일이 발생했다. 반(反)시오니즘(유대민족주의) 성향의 단체 ‘평화를 위한 유대인의 목소리’ 소속 활동가 약 400명은 이날 의회 부속건물인 캐논하우스 오피스 빌딩 내 원형 홀을 점거했다. 건물 밖에서도 이 단체에 소속된 수백명이 “휴전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의회 경찰은 시위대를 해산시키고 시위대 상당수를 연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3명은 업무 중인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한편 미국 스타벅스는 이날 전쟁 초반 팔레스타인 지지 글을 올린 직원 노조를 고소했다. 스타벅스는 상표권 침해 소송을 내면서 노조에 ‘스타벅스 노동자연합’ 이름을 사용하는 것을 중단하고 스타벅스 로고와 유사한 녹색 원형 로고도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 게시물이 고객 수백명을 화나게 하고 회사의 평판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미 의회에서도 게시글을 올린 스타벅스 노조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공화당 릭 스콧 상원의원 등 일부 의원은 스타벅스 보이콧을 촉구했고, 같은 당 소속 랜디 파인 하원의원은 “스타벅스에 가는 것은 유대인 살해를 지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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