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9일, '서호철의 날'로 지정합니다 [WC1]

최원영 기자 2023. 10. 19.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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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창원, 최원영 기자) 서호철, 미쳤다.

NC 다이노스 서호철은 1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에 7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4타수 3안타(1홈런) 6타점 2득점을 터트렸다. 팀의 14-9 승리에 앞장섰다. 더불어 와일드카드 결정전 MVP를 거머쥐었다. '서호철의 날'로 장식했다.

MVP 수상은 당연했다. 이날 NC가 올린 14점 중 6점을 책임졌다. 4회 만루홈런, 7회 2루타 등 홀로 6타점을 몰아쳤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단일시즌) 최다 타점 신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2021년 키움 이정후, 두산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5타점이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한 경기 최다 타점 신기록도 썼다. 종전 기록은 역시 2021년 11월 2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이던 잠실 키움전서 두산 페르난데스가 올린 5타점이었다.

또한 서호철은 역대 와일드카드 결정전 최초로 만루홈런을 기록했다. 김형준과 백투백 홈런도 완성했다. 역대 와일드카드 결정전 1호 연속타자 홈런이다.

팀의 사기를 드높이는 맹활약이었다. 영양가도 만점이었다. 0-3으로 뒤처져 흐름이 넘어가려 할 때, 6-5 근소한 리드로 추가점이 절실할 때 서호철이 등장했다. 포스트시즌 첫 출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놀랍다.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0-2로 끌려가던 2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경기 첫 타석을 맞았다. 두산 선발투수 곽빈과 8구 접전 끝 헛스윙 삼진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0-3으로 끌려가던 4회말 역전 그랜드슬램을 터트렸다. 선두타자 박민우가 삼진으로 아웃된 후 박건우의 볼넷, 제이슨 마틴의 유격수 뜬공으로 2사 1루가 됐다. 권희동의 우전 안타, 김주원의 볼넷이 이어져 2사 만루 찬스가 만들어졌다. 

다음 타자는 서호철이었다. 곽빈의 3구째, 시속 149㎞의 패스트볼을 노려 왼쪽 담장을 넘겼다. 0-3을 4-3으로 뒤집는 비거리 120m의 역전 만루홈런이었다. 2015년 도입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만루홈런을 친 것은 서호철이 처음이다. 역대 포스트시즌을 통틀어도 만루홈런은 이날 서호철을 포함해 17차례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만큼 대단하고, 위대한 한 방이었다.

후속 김형준은 곽빈의 3구째, 시속 137㎞의 슬라이더를 받아쳤다. 이번에도 왼쪽 담장을 넘기며 비거리 115m의 백투백 홈런을 기록했다. 연속타자 홈런도 역대 와일드카드 결정전 1호다. 포스트시즌을 통틀면 서호철과 김형준이 27번째다. 더불어 김형준은 23세11개월17일의 나이로 아치를 그리며 와일드카드 최연소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종전 기록은 2017년 SK(현 SSG) 소속 정진기가 NC와의 와일드카드에서 작성한 24세11개월25일이었다.

서호철의 질주는 멈추지 않았다. 멈출 수 없었다. 추가점이 필요했다.

4회말을 5-3으로 마친 NC는 5회초 2실점했다. 선발투수 태너 털리가 상대 김재호와 8구 접전 끝 볼넷을 허용했다. 호세 로하스의 타석에선 대타 김재환이 등장했다. 로하스는 3회초 타석서 자신의 파울 타구에 오른쪽 발등을 맞았다. 해당 타석서 솔로 홈런을 친 뒤 다음 타석이 되자 타박상으로 교체됐다. 김재환의 좌전 안타로 무사 1, 2루가 됐다.

태너는 이재학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재학이 양의지에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내줘 5-4로 쫓겼다. 이어 폭투로 무사 2, 3루가 됐다. 양석환의 삼진 아웃 이후 강승호의 2루 땅볼에 3루 주자 김재환이 홈을 밟았다. 결국 5-5 동점이 됐다. NC는 김영규를 투입해 불을 껐다. 김영규는 김인태, 허경민에게 연속 볼넷을 내줘 2사 만루에 처했지만 조수행의 대타 박준영을 삼진으로 요리했다.

5회말 NC가 점수의 균형을 깼다. 두산 구원투수 이영하가 등판했다. 선두타자 제이슨 마틴이 2루수 뜬공 포구 실책으로 출루했다. 2루까지 진루했다. 이후 1사 2루서 김주원이 우익수 뜬공을 쳤다. 틈을 타 마틴이 3루에 도착했다. 후속 서호철의 타석서 폭투가 나와 마틴이 득점했다. NC가 다시 6-5 리드를 잡았다. 이어 서호철이 볼넷을 얻어냈으나 후속타 불발로 득점이 더 나오진 않았다.

팽팽한 승부에 쐐기를 박은 이는 다시 서호철이었다. 7회말 두산은 구원투수 김강률을 투입했다. 박건우의 중전 안타, 마틴의 희생번트, 권희동의 볼넷으로 1사 1, 2루가 됐다. 두산은 마무리투수 정철원을 등판시키며 승부수를 띄웠다. NC는 권희동의 대주자로 김성욱을 기용했다. 김주원의 안타로 1사 만루를 이뤘다.

서호철의 시간이 왔다. 정철원의 2구째, 패스트볼을 때려냈다. 왼쪽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로 연결했다. 3루 주자 박건우, 2루 주자 김성욱이 모두 득점했다. 점수는 8-5로 크게 벌어졌다.

2019년 2차 9라운드 87순위로 NC의 지명을 받은 서호철은 이듬해 1군에 데뷔했다. 올해 출장 시간을 대폭 늘리며 주전 3루수로 도약했다. 정규시즌 114경기서 타율 0.287(397타수 114안타) 5홈런 41타점, 득점권 타율 0.294(102타수 30안타)를 선보였다. 

위기도 있었다. 시즌 막바지 코뼈 골절에 발목 부상까지 겹쳤다. 지난 9일 한화전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럼에도 강인권 NC 감독은 이날 서호철을 선발 라인업에 올렸다. 강 감독은 경기 전 "서호철은 수비는 하지 못했지만, C팀 교육리그에서 2경기를 치르며 타석을 다 소화했다. 수비 부담만 갖지 않는다면 경기 감각은 문제 없을 것이다"고 신뢰를 보냈다.

서호철이 더할 나위 없는 활약으로 응답했다.

한편 NC는 8-6으로 앞서던 8회말 6점을 추가해 두산을 완전히 침몰시켰다. 

두산 투수는 홍건희. 손아섭의 삼진 아웃 후 박민우가 2루수 방면 내야 안타, 박건우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다. 박민우의 도루로 1사 1, 3루. NC는 박건우 대신 대주자 박영빈을 투입했다. 마틴의 2루 땅볼에 박민우가 득점했다. 점수는 9-6.

이후 김성욱의 볼넷, 박영빈과 김성욱의 이중도루, 김주원의 2타점 적시타, 서호철의 안타, 김형준의 3점 홈런이 연이어 나왔다. 무려 14-6이 됐다. 홍건희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8회말을 14-6으로 마친 NC는 9회초 마무리투수 이용찬을 투입했다. 3실점 했지만 마침표를 찍었다. 정규시즌 3위 SSG가 기다리는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로 향한다. 1차전은 오는 22일 SSG의 홈인 인천에서 열린다. 

사진=창원, 박지영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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