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안하면 저렇게” 푸대접→‘푸바오 할부지’ 행복해

이정헌 2023. 10. 19.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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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이언트 판다 가족을 돌보며 '푸바오 할부지'로 유명한 사육사 강철원(54)씨가 과거 관람객으로부터 상처 받았던 일화를 털어놓았다.

그는 과거 사육사 직업이 무시당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동물들을 누구보다 빛나게 해주는 존재가 됐다며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보였다.

강 사육사는 푸바오가 태어날 때부터 엄마 판다 아이바오와 함께 육아를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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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에버랜드 캡처


국내 자이언트 판다 가족을 돌보며 ‘푸바오 할부지’로 유명한 사육사 강철원(54)씨가 과거 관람객으로부터 상처 받았던 일화를 털어놓았다. 그는 과거 사육사 직업이 무시당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동물들을 누구보다 빛나게 해주는 존재가 됐다며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보였다.

에버랜드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지난 18일 ‘판다월드 강바오&송바오 퇴근하고 뭐하세요?’라는 제목의 15분23초짜리 영상이 올라왔다. 강바오와 송바오는 사육사 강철원씨와 송영관(44)씨다. 판다월드의 큰할아버지와 작은할아버지로 불리는 이들의 경력은 각각 36년, 20년에 달한다.

푸바오의 큰할아버지 강 사육사는 자신의 직업을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이 많이 변했다고 말했다. 당시 사육사는 생소한 직업이었고, 사람들은 동물을 돌보는 일을 하찮게 여기곤 했다. 강 사육사는 한 손님이 아이에게 ‘너 공부 안하고 말 안 들으면 저 아저씨처럼 된다’고 말하던 상황을 담담히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1988년에 사육사라는 직업은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던 직업 중에 하나였다”면서도 “지금은 인식이 많이 바뀌어서 사육사가 되려는 사람도 많다. 저희가 인식을 변화시킨 역할을 한 것 같다”고 자부심을 내비쳤다.

강 사육사는 “(사람들이 푸바오를 통해) 우울증, 불면증, 공황 장애를 극복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땐, 이 아이의 능력이 이렇게 대단하구나. 사육사가 동물과 함께 다양하고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다고 느꼈다”고 했다. 이어 “푸바오가 태어나는 순간 저를 행복하게 하고, 판다월드 가족을 행복하게 하고. 코로나19로 힘든 사회에 많은 힘을 주고, 또 사회를 밝게 만들어 주었다”고 말했다.

강철원 사육사(왼쪽) 송영관 사육사(오른쪽)가 쌍둥이 판다를 지난 12일 에버랜드에서 최초 공개하면서 들어보이고 있다. 윤웅 기자


강 사육사는 푸바오가 태어날 때부터 엄마 판다 아이바오와 함께 육아를 해왔다. 그는 “푸바오를 만지고, 함께 어울려 놀고 같이 뒹굴면서 친밀감을 쌓았고, 훈련을 통해서 지금은 훨씬 더 푸바오와 함께 할 수 있는 게 많아졌다”고 했다.

푸바오에게 지난 7월 7일 새벽, 동생 쌍둥이 판다가 생겼다. 생후 100일 무렵이 되 공개된 두 아기 판다의 이름은 슬기로운 보물을 뜻하는 ‘루이바오(睿寶)’와 빛나는 보물을 의미하는 ‘후이바오(輝寶)’다. 초기 생존율이 낮은 판다는 안정기에 접어드는 생후 100일 무렵 이름을 지어주는 것이 국제 관례다.

강 사육사는 푸바오의 동생 루이·후이 바오의 이름을 두고 “어떤 이름이 되어도 사랑받는 이름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르기가 너무 좋다. 루이 후이도 좋고, 루후해도 좋다”며 “결국 아이바오, 러바오, 푸바오처럼 팬들과 사육사들 저마다의 역할이 더해져 모두에게 사랑받는 이름이 됐다”고 전했다. 두 쌍둥이 판다의 이름은 약 50만명이 참여한 온·오프라인 투표에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아 결정됐다.

강 사육사는 “루이·후이가 엄마를 따라서 밖으로 나오는 순간 많은 분들이 귀여워서 기절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송 사육사도 “숫자로는 곱하기 2지만, (귀여움의) 효과는 몇십배가 된다”며 기대해달라고 했다.

루이바오(왼쪽)와 후이바오(오른쪽). 윤웅 기자


강 사육사는 최근 사육사의 역할이 달라지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과거) 동물원의 역할이 보존 보호 번식이 주된 목적이었다면 지금은 자기 동물들을 건강하게 잘 키워내고, 또 빛나게 하는 것도 사육사의 역할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관심을 갖고 관찰하며 동물과 소통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집에서 가족끼리도 소통이 잘 안 된다. 하물며 야생동물은 얼마나 더 심하겠는가”라면서 “많이 관찰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동물들이 원하는 것이) 조금씩 보인다”고 말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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