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킨지 "냄비서 개구리 꺼낼 때" 10년 만에 한국 성장전략 제시
글로벌 전략 컨설팅사인 맥킨지앤드컴퍼니가 한국의 장기 저성장 국면을 극복하기 위해선 ‘새로운 S-커브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화학공업 기반의 첫 번째 S-커브, 첨단 제조업 중심의 두 번째 S-커브에 이어 제3의 S-커브를 찾아야 한다는 제언이다. 구체적으로는 에너지 전환과 바이오, 모빌리티 산업 등에서 초격차 기술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맥킨지는 1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아시아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고 ‘한국의 넥스트 S-커브’ 보고서를 공개했다. 2013년 한국 경제를 ‘서서히 가열되는 냄비 속 개구리’로 비유한 데 이어 10년 만에 성장 전략을 제시한 것이다. 맥킨지는 “이제 개구리가 냄비에서 나오기를 기다리기보다 개구리를 꺼내 더 큰 무대에서 맘껏 뛸 수 있는 틀을 짤 때”라고 말했다.
송승헌 맥킨지코리아 대표는 “S-커브는 성장을 시작하면서 가파르게 올라갔다가 다시 정체되는 순간을 겪는 곡선의 모양”이라며 “한국 경제는 지난 60년간 두 번의 S-커브를 겪었고, 이후 세 번째 S-커브를 찾지 못한 채 10여 년이 흘렀다”고 진단했다. 여기에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낮은 효율의 노동 생산성, 자본시장의 역동성 부족, 미·중 패권 갈등 등 난제도 쌓여 있다.
송 대표는 “대기업·제조업·저부가가치 산업에 집중된 성장 모델을 대-중소기업, 제조업-서비스업 등 다면적인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며 “기업은 과감한 투자와 의사결정이, 정부는 동기 부여를 위한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쟁력 저하가 예상되는 석유화학과 제철 산업 등은 선제적인 구조 개편과 원천 기술 중심의 신사업 전환이 필요하다”며 “또 신재생 에너지와 바이오·모빌리티·반도체 등에서 제2·제3의 초격차 산업을 일궈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맥킨지는 1990년대 미국과 2000년대 독일 등 선진국이 4~5%대 경제 성장을 이룬 비결이 각각 빅테크, 첨단 제조업 등 제3의 S-커브를 찾은 데 있다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한국이 세 번째 S-커브를 찾아낸다면 2040년 인당 국내총생산(GDP) 7만 달러를 달성하고 세계 7대 경제 대국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선을 기자 choi.sun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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