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갈테니, 모두 현장가라"…'진짜 민심' 갈구하는 尹, 왜
윤석열 대통령이 ‘진짜 민심’을 듣겠다며 또다시 몸을 낮췄다. 윤 대통령은 19일 오전 참모들에게 “나도 어려운 국민의 민생 현장을 더 파고들겠다”며 “용산의 비서실장부터 수석, 비서관 그리고 행정관까지 모든 참모도 책상에만 앉아 있지 말고 국민의 민생 현장에 파고들어 살아있는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들으라”고 말했다.
전날 “국민은 늘 옳다. 어떠한 비판에도 변명하지 말고 분골쇄신하라”는 발언 이후 재차 낮은 자세를 강조한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국민 현실을 보고 듣고 느낀 실상을 대통령에게 있는 그대로 보고해달라, 이를 국정 운영에도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참모들은 당장 대학가와 중소기업, 전통시장 등 민생 현장 물색에 들어갔다.
윤 대통령은 이날도 소통과 반성을 언급했다. 오전 충북대에서 열린 ‘필수의료혁신 전략회의’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저보고 소통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는 분이 많아, 많이 반성하고 소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뒤 윤 대통령이 반성을 언급한 건 지난 17일 국민통합위 만찬 때에 이어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소통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소통만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추진하면서 소통을 해야 한다”며 “소통을 하면서 계속 주판알을 두드리면 앞으로 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의대 정원 추진 등 정부의 각종 정책이 총선에 불리할 것이란 우려와 관련해선 “(윤재옥) 원내대표께서 이런 것을 추진한다고 선거에 손해를 보지 않겠느냐는 걱정을 하시기도 한다”며 “그러나 우리는 선거를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 나가야 한다”라고도 말했다.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는 소통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일이 되는 방향의 소통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고심 끝에 한 발언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엔 충북 단양의 구인사를 깜짝 방문해 종정 도용 스님을 예방하고 함께 공양했다.
윤 대통령이 연일 현장과 소통을 강조하자 대통령실에선 17.15%포인트에 달했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격차를 윤 대통령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예상보다 큰 차이로 졌고, 그 차이가 윤 대통령이 ‘진짜 민심’을 갈구하게 된 배경이 됐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최근 대통령실 인사들이 주변에 ‘진짜 현장 목소리는 무엇이냐’고 묻는 경우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야당과의 소통에 대해선 여전히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소통을 강조하는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날 가능성이 있느냐’는 물음엔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했을 때 야당과 국정을 함께 논의하고자 하는 뜻이 담겨 있었다”며 “야당도 국정 동반자로서 여당과 협의를 진행해 대통령이 상임위원장단과 여야 원내대표 만남을 제안했지만, 긍정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여야가 먼저 만나 대화를 하는 것이 우선 아니겠냐”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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