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우·서호철 정상 출전+포수는 김형준…강인권 감독 "선수들, 즐겼으면" [WC1]
(엑스포츠뉴스 창원, 최원영 기자) 강인권 NC 다이노스 감독이 포스트시즌 무대에 첫 발을 내디딘다.
NC는 19일 창원NC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를 치른다. NC는 올해 정규시즌을 4위로 마쳤다. 3위 SSG와 1.5게임 차였다. 5위 두산을 1게임 차로 따돌렸다.
이날 NC는 손아섭(지명타자)-박민우(2루수)-박건우(우익수)-제이슨 마틴(중견수)-권희동(좌익수)-김주원(유격수)-서호철(3루수)-김형준(포수)-도태훈(1루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투수는 태너 털리.
코뼈 골절, 발목 부상으로 지난 9일 한화전 이후 결장했던 서호철이 라인업에 복귀했다. 무릎 통증으로 정규시즌 막바지 지명타자로 출전했던 박건우는 우익수에 배치됐다.
강인권 감독은 "박건우는 100% 회복되진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어떻게든 경기에 출전해야 한다"며 "공백은 한 게임 정도뿐이었다. 경기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서호철은 수비는 하지 못했지만, C팀 교육리그에서 2경기를 치르며 타석을 다 소화했다. 수비 부담만 가지지 않는다면 경기 감각은 문제 없을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1루수로 오영수가 아닌 도태훈을 선택했다. 강 감독은 "공격보다는 수비에서 안정감이 필요할 것 같아 도태훈을 먼저 기용했다. 경기를 보며 오영수는 대타로 활용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포수도 경험 많은 베테랑 박세혁이 아닌 김형준을 기용했다. 박세혁은 8월 13일 KT전 이후 손목 부상으로 장기간 자리를 비웠다. 지난 4일 SSG전을 통해 복귀했다. 강 감독은 "태너와 호흡 면에서 박세혁보다는 김형준이 낫다고 생각했다. 정규시즌 막바지 김형준이 좋은 모습을 보여줘 먼저 넣게 됐다"며 "두 선수 사이에서 고민하긴 했다. 최근 팀 흐름으로 봐선 김형준이 더 안정감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형준은 김주원과 함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에 발탁돼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오기도 했다. 강 감독은 "큰 경기를 경험하고 온 효과가 분명 있다. 가기 전과 비교해 기술적으로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심리적인 부분이나 상황에 맞는 플레이 등에선 발전했다"며 "(국제대회) 경험이 선수 생활하는 데 큰 자산이 될 것이다"고 언급했다.
선발투수 태너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정도일까. 태너는 지난 8월 중순 대체외인으로 NC서 첫선을 보였다. 총 11경기 64⅔이닝서 5승2패 평균자책점 2.92로 호투했다. 두산전엔 한 차례 나섰다. 6이닝 7피안타 1볼넷 4탈삼진 3실점(1자책점)을 기록하며 1승을 챙겼다.
강 감독은 "그동안의 경기에서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너무 긴장하지 않고 던진다면 분명 정규시즌 때처럼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줄 것이라 믿는다"고 힘을 실었다.
베테랑 타자들이 1~3번 타순을 맡았다. 강 감독은 "우리 타선에서 주축인 선수들이다. 이들의 활약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경기의 승패, 명암이 엇갈릴 것이다"며 "이 선수들 모두 많은 경험치를 갖고 있다. 본인들의 역할을 충분히 해줄 것이다"고 믿음을 보냈다.
마무리투수 이용찬이 정규시즌 막바지 흔들렸다. 10월 8경기 6이닝서 1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12.00으로 부진했다. 강 감독은 "한동안 부침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나름대로 변화하려 노력했다"며 "예전의 좋았던 모습을 되찾아 안정됐다고 본다. 최고참으로서 좋은 투구할 것이라 믿고 싶다"고 밝혔다.
창원NC파크에서의 첫 가을야구다. 2019년 정규시즌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올랐다. 4위 LG 트윈스의 안방인 잠실에서 경기를 펼쳤다. 2020년엔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정규시즌 일정이 지연돼 한국시리즈가 고척스카이돔에서 중립 경기로 열렸다. 당시 NC는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2021년엔 7위, 지난해엔 6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강 감독은 "창원NC파크에서 첫 가을야구를 하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 승리로 팬들에게 보답 드려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최선을 다해 승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령탑으로서 맞이하는 첫 가을야구다. 그간 코치로만 경험했다. 지난해 NC 감독대행을 거쳐 올해 처음으로 감독직에 올랐다. 강 감독은 "코치 때와 비슷하지만 더 긴장되는 듯하다. (감독은) 결과에 책임지는 자리이기 때문이다"며 "선수들에게는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작전 등을 구상하며 힘들다기보다는 설레는 마음이 컸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정규시즌 4위인 NC는 와일드카드 1, 2차전 중 1경기에서만 무승부 혹은 승리를 거두면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다. 5위인 두산은 1, 2차전서 모두 승리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역대 8번의 와일드카드에서 5위팀이 4위팀을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오른 '업셋'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1차전서 깔끔하게 승리하는 것이 NC엔 최고의 시나리오다. 경기 중반까지 박빙의 승부가 펼쳐진다면, 강 감독은 어떤 선택을 내릴까. 그는 "일단 오늘(19일) 경기에 초점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2차전(20일)이 열려도 투수들은 연투가 충분히 가능하다"며 "경기 초반 불펜 필승조를 바로 붙일지 5회 이후에 활용할지만 경기를 보며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만약 2차전이 열린다면 선발투수로 송명기를 내세울 예정이다. 강 감독은 "1차전 경기 결과를 봐야겠지만, 필요하다면 내일(20일) 신민혁도 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최초의 업셋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강 감독은 "경기에선 언제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른다. 선수들이 (그런 평가에) 동요하지만 않으면 충분히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 본다. 첫 경기의 중요성은 선수들과 스태프 모두 알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면 엔트리가 달라질까. 강 감독은 "와일드카드 엔트리를 짤 때는 부상선수들 때문에 걱정, 염려가 많았다. 부상선수가 경기에 참여하지 못하면 뒤에서 어떤 선수가 대체해줄지에 대해 집중했다"며 "준플레이오프 엔트리는 오늘 이기고 한 번 생각해보겠다"고 언급했다.
선발 에이스 에릭 페디의 상태는 어떨까. 페디는 지난 16일 KIA 타이거즈전서 타구에 오른쪽 팔뚝을 맞았다. 와일드카드 엔트리에선 제외됐다. 강 감독은 "오늘 캐치볼하는 것을 봤다. 아직 보고는 못 받았다"고 전했다.
가을야구를 앞둔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강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너무 긴장하지 말고, 올 시즌 좋았던 것만 기억하며 야구장에서 즐겁게 뛰었으면 한다. 쉽지 않겠지만, 승리가 필요하지만 선수들이 패기 있게 즐기며 경기했으면 하는 마음이다"며 "이 이야기를 코치들과 나눴다. 선수들이 그렇게 플레이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규시즌과) 똑같은 경기라 생각해야 한다. 큰 경기일수록 긴장감이 높아 실수 등이 크게 다가올 수 있다"며 "긴장감 내려놓고 자기 플레이를 한다면 정규시즌 때처럼 다들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사진=창원, 박지영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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