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즐거워보이는 사람이고 싶다" 신혜선의 반전 매력

이준목 2023. 10. 1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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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리뷰]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이준목 기자]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한 장면.
ⓒ tvN
 
"다양한 로망을 항상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재밌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사는게 참 즐거워 보인다'는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오늘을 충실히 살아가는 배우 신혜선이 꿈꾸는 로망이다.

10월 18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215회에는 '쨍하고 해뜰날' 특집 편으로 기상청 예보 정책과 김성묵 예보관, 전국노래자랑에서 폭발적 무대를 선보인 열정 부자 구희아, E-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국가대표 김관우, 배우 신혜선이 출연하여 태양처럼 빛나는 그들만의 인생 이야기를 전했다.

17년 차 김성묵 기상청 예보관은 2007년 당시 28살의 나이에 7급으로 입사한 이후 행정고시까지 합격하면서 올해 기상청 역대 최연소 3급 공무원으로 발령받는 기록을 세웠다. 김 예보관은 누리호 발사, 평창올림픽 등 굵직한 국가행사에도 대거 참여했다고.

기상청은 정확한 날씨 예측을 위한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종종 예보가 빗나가 국민들의 원성을 듣는 경우가 많다. 김 예보관은 "단순한 오차가 아니라 그로 인하여 어떤 상황이 벌어진다면 마음이 천근만근이다. 말수도 줄어들고 우울증 비슷한 증상들이 온다. 옆에서 격려해줘도 본인이 제일 괴롭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자연히 민원은 기상청 직원들이 겪어야 할 일상이기도 하다. 김 예보관이 개인적으로 받은 민원으로는 시멘트를 부어놨는데 비 와서 물이 들어갔다거나, 면접 같은 중요한 자리에 앞두고 갑자기 내린 소나기 때문에 젖었으니 보상하라는 황당한 요구를 받기도 했다고. 실제로 김 예보관이 사비로 보상해준 사례들도 있었다.

한편으로 김 예보관은 시민의 일상이나 생업과 맞닿아있는 수많은 민원들에 대하여 "그분들은 예보가 틀린 이유를 알고 싶다기보다는 속상함을 토로하는 것"이라면서 "이야기를 듣다보면 민원인들도 무슨 잘못이 있겠냐고 이해해주신다"고 밝혔다. 한편으로 마음이 따뜻해진 일화로 백령도에서 풍랑특보 때문에 육지에 있던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지 못해 괴로워하던 민원인의 사정을 도운 통보관의 훈훈한 미담을 소개하기도 했다.

김 예보관은 날씨 예측이 날로 어려워지는 이유로 '기후 변화'를 꼽았다. 김 예보관은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올라가면 공기가 머금을 수 있는 물의 양이 늘어난다. 일단 내렸다 하면 쏟아내는 물의 양도 많아지고 바다에서 증발하는 수증기도 많아진다. 폭우 뿐 아니라 폭염 양상도 변화한다. 동남아스럽게 약간씩은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예보가 왜 틀릴 수밖에 없냐면 과거 경험이 중요하긴 한데 겪어본 적 없는 날씨들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고충을 전했다.

'스트리트파이터5' 금메달리스트 "상처받을 말 많았지만..."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한 장면.
ⓒ tvN
 
<전국노래자랑> 전북 군산 편에 출연한 구희아씨는 '노란 원피스의 열정만렙 흥부자'로 화제를 모았다. 희아씨는 "동네 주변에서 많이 알아보신다. 노란 원피스를 입지 않으면 알아보지 못해서 마음같아서는 매일같이 입고 싶다. 지금 이렇게까지 물이 들어왔는데 안 즐길 수가 없지 않나"며 너스레를 떨었다.

<전국노래자랑> 출연에는 줌바 댄스를 함께 배우러 다니는 지인 언니들의 권유와 지지가 있었다고. 이미 학창시절부터 흥이 많았다는 희아씨는 '구린내', '구아바', '구충제' 등 범상치 않은 별명들을 소개하여 웃음을 자아냈다.

희아씨는 수원대 연극영화과 출신으로 배우 류준열-강기영 등과 동문이었다. 본래 뮤지컬 배우를 꿈꿨던 희아씨는 남편을 만나 결혼하면서 잠시 꿈을 접어놓고 살아야했던 시간을 회상하며 잠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희아씨는 "아기만 키우면서 살다보니 제가 흥이 많다는 걸 잊어버렸다"고 고백하며 "솔직히 무대 위에서 너무 발광을 하니까, 아이들이 엄마를 부끄러워하는 건 아닐까 걱정도 했는데, 애들이 '우리 엄마 가수야, TV나오는 사람'이라고 하더라. 우리 아이들이 저를 봤을 때 멋있는 엄마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오락실 격투게임 '스트리트파이터5'로 40대의 나이에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된 김관우 선수는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좋게 봐주셔서 금메달을 딴 보람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느낌이다"라며 뿌듯함을 털어놨다.

출전 종목인 E-게임 자체가 국내에서는 비인기로 분류되어 크게 관심을 받지 못하고 심지어 중계조차 되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결승진출에 이어 금메달까지 차지하며 큰 화제가 됐다. 김관우는 "아시안게임이 출전한 대회 중 가장 큰 대회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긴장보다는 자신감을 더 많이 가졌다. 이만큼 강한 멘탈로 대회에 참가해본 적이 없다"고 돌아봤다.

어린 시절에도 동네의 게임고수로 유명했고 게임 개발자로 15년간 근무했다는 김관우는, 급기야 게임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리스트의 반열에 오르며 진정한 '덕업일치'의 산 증인이자 40대 게이머들의 워너비로 등극했다. 특히 김관우는 항상 자신을 위하여 기도하고 응원해준 어머니에게 감사를 전하며 울컥했던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김관우는 44년간 게임 외길인생을 걸어오며 힘들고 상처받았던 순간에 대하여 "상처받을 만한 말은 정말 많이 있었지만, 결국 그 사람이 내 인생을 살아주는 건 아니고 내가 내 인생을 사는 거니까. 그 사람보다는 제가 더 즐거운 인생을 사는 거라고 생각한다. 저는 제 인생에 만족하고 충분히 재미있게 살고 있다. 그래서 남들의 말에 상처를 받지 않는다"며 의연한 우문현답을 남겼다.

프로필 100개 넘게 돌리고도 연락 없던 적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한 장면.
ⓒ tvN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배우, 한 단계씩 차근차근 성장하며 MZ 세대를 대표하는 여배우로 올라선 신혜선이 마지막 자기님으로 출연했다. 어느덧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신혜선은 올해에만 <용감한 시민> 등 4편의 작품에 출연하여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신혜선은 때로 주변으로부터 나쁜 이야기를 듣는 게 신경쓰이지 않느냐는 질문에 "어쩔 수 없다. 모든 사람에게 다 좋은 사람이 될 수는 없으니까"라며 쿨한 반응을 보였다.

어린 시절부터 배우가 꿈이었다는 신혜선은 "배우말고 다른 꿈을 안 꾼 게 아니라 못 꾼 거다. 다른 거를 할 수 있는 게 없더라"며 부모님을 설득하여 연기 공부에 매진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배우가 되는 길은 순탄하지 않았다. 프로필만 100개 넘게 돌리고도 한 번도 연락이 오지 않아 오디션조차 볼 기회가 없던 시절도 있었다. 일이 없어서 자는 게 일상이었다는 신혜선은 "그때로 돌아간다면 자는 거 죄책감 느끼지 말고 더 푹자라고 말해주고 싶다"며 능청을 떨었다.

그럼에도 낙천적인 성격의 신혜선은 "목표를 이루어가고 있는 과정이 좋아서 다 즐거웠다"며 의연하게 무명 시절을 회상했다. 신혜선은 드라마 <학교 2013>에서 캐릭터 설명도 없는 단역으로 데뷔하여 본격적인 연기경력을 시작했다. 신혜선은 매니저 없이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하며 불편했던 상황 속에서도 함께 촬영하던 또래 친구들과의 즐거운 추억을 떠올리며 "너무 신나더라. 아직도 추억으로 남아있다"며 긍정적으로 회상했다.

이후 신혜선은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서 착실하게 필모를 쌓으며 성장했다. 드라마 <비밀의 숲>과 영은수 검사 역할은 신혜선의 커리어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된 순간으로 꼽힌다. 신혜선은 "아직도 영 검사라고 불러주시는 분들이 많다. 조곤조곤하면서도 말에 힘이 있는 영은수의 캐릭터는 바로 <비밀의 숲>을 집필한 이수연 작가를 참고삼아 연기한 캐릭터"라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기도 했다.

함께 공연했던 조승우, 배두나, 이준혁과는 모두 MBTI 성향이 INFP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신혜선은 "이준혁 선배가 모이면 '우울했다'고 이야기하던데, 텐션이 좀 차분할 뿐 항상 다들 신나계셨다. 남들이 봤을 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 안에서는 나름 흥이 넘쳤다"고 해명했다.

신혜선은 작품을 안 하고 휴식을 할 때는 스위치 전원을 꺼놓듯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취미를 가질 필요성도 못 느낀다고 고백했다. 신혜선은 "취미를 가질 만한 열정이 없다. 저는 용량이 좀 작은 것 같다. 조금 담으면 꽉 차기 때문에 비우고 채우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내향적인 성향과 달리, 가까운 친구들 사이에는 '신 부장'으로 통할 만큼 엉뚱한 면모도 있다고.

예능프로그램 < SNL >의 콩트에 출연하여 선보인 개그 연기는 '어쩔티비'와 'MZ 아이콘' 등 여러 가지 유행어를 낳으며 큰 화제가 됐다. 신혜선은 "대본을 받고 이게 뭐지? 싶었다. 무슨 말이지, 어떤 감정, 어떤 톤으로 해야하는지 모르겠더라. 그냥 하면 된다고 해서 진지하게 연기한 거다. '어쩔티비, 저쩔티비'가 어떤 개념인지도 전혀 모르고 그냥 대사를 외워서 한 거다"라고 고백했다.

첫 주연작인 주말극 <황금빛 내 인생>은 신혜선의 주가가 크게 오르는 전환점이 된 작품이다.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아졌다. 몸값도 올랐다. 스스로 체감할 정도로 변화가 있었다. 집에서도 '어화둥둥 내딸'이 됐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황금빛 내 인생>으로 그해 연기대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던 신혜선은 감격의 눈물을 쏟아냈다. 어린 시절부터 항상 연말마다 연기대상을 빼놓지 않고 챙겨보면서 동경했던 추억을 떠올리며, "그 익숙했던 풍경 속에 내가 들어가다니, 감회가 새로웠다"고 고백했다.

신혜선은 나이를 먹어가면서 결혼, 노후 등 자연스럽게 인생에 대한 고민이 생긴다고 밝혔다.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꾸리는 단란한 가정, 경제적 여유 등 누구나 꿈꾸는 소박한 행복들을 거론한 신혜선은, 이상형에 대해서는 자신보다 키가 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신혜선은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은 장점으로 "제 성격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스위치 오프를 잘 시킨다. 작품을 하고 나면 잘 이입해서 못 빠져나오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마지막 촬영과 동시에 빠져나오게 되더라. 그 배역에 못 빠져나와서 힘들었던 적은 없었다. 그게 빠르게 다음 작품을 하는 데 좋은 성격인 것 같다"고 자평했다.

배우로서 데뷔할 때부터 항상 수많은 로망을 꿈꿨다는 신혜선은 지금 현재의 로망에 대하여 "외향적인 사람, 자신감이 많은 사람, 카메라 울렁증이 없는 것" 등을 하나씩 거론했다. 이어 신혜선은 무엇보다도 "재밌는 사람, 사는 게 즐거워보이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목표를 전하며 진지한 이미지 이면에 숨겨둔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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