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치솟고 전쟁 여파까지···800 깨진 코스닥 [MONEY톡]
테마주 사라지고 외국인 이탈 ‘우수수’
연말이면 대주주 양도세 이슈까지
추석 연휴 이후 주가는 줄곧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개미가 주도하며 코스피 대비 상대적으로 선전했던 코스닥은 낙폭이 크다. 최근 800선마저 무너지며 증시 공포감은 더 심해졌다.
불을 지핀 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입장을 내비치며 미국 국채 금리는 연일 급등했다. 통상적으로 채권 금리와 주가는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이 ‘고금리의 장기화’ 시그널을 내보이며 금리는 오르고 주가는 폭락한 것이다. 미국 금리가 올라가며 우너화 약세가 심해지자 외국인의 자금 이탈 현상도 심해졌다.
불안 요인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이 금융시장의 새 뇌관으로 떠올랐다. 안정을 찾으려던 국제유가가 다시 꿈틀대고 있는데, 이는 원자재 가격 전반에 상승압력을 준다. 인플레이션이 다시 심화되고, 이를 대응하기 위해 다시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어 주식시장에 부정이다.
특히 코스피 지수보다 코스닥이 불안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그간 코스닥을 이끌어온 테마주 열풍이 사라지며 낙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코스닥은 올해 ‘이차전지→의료AI→로봇’으로 주도주가 옮겨가며 상승세를 탔다. 이차전지 주도주였던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을 비롯해 최근 증시에서 급등한 루닛, 뷰노, 제이엘케이 등 의료AI 주식이 모두 코스닥 소속이다. 최근 시장을 주도하는 신기술 테마에 속한 성장주는 코스닥이 다수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차전지 소재 외 관련 부품·장비 주식도 코스닥 소속이다. 로봇 대장주 레인보우로보틱스를 비롯해 뉴로메카 등도 모두 코스닥에서 거래된다.
여기에 초전도체·맥신·양자컴퓨터까지 각종 테마주가 난무하자 코스닥 거래대금이 급증했다. 코스닥에 단타가 폭증하면서 동생인 코스닥 거래대금이 코스피를 누르고 연일 10조 원을 넘는 흐름을 보였다. 코스닥 거래대금은 지난 4월 17조 원대를 돌파했다. 이후 하락세를 보이더니 5~7월 초까지 10조 원을 밑돌았다. 하지만 테마주 열풍과 함께 7월 이후 다시 10조 원대를 회복했다. 지난해 말 코스닥 거래대금이 4조8,110억 원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3배 가까이 급증했다.
그러나 추석 전부터 슬금슬금 하락세를 보여윤 코스닥 시가총액 ‘투톱’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10월4일 7~8%대 하락했다. 외국인들이 이차전지 종목을 집중적으로 팔아 치웠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에코프로비엠, 레인보우로보틱스, 엘앤에프, 에코프로 순으로 순매도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제외하면 모두 이차전지 종목에 매도세가 몰렸다. 최근 유럽의 전기차 판매가 주춤하고 중국발 공급과잉 우려가 커진 데다, 테슬라의 3분기 차량 판매량이 감소하는 등 다양한 약재가 연휴 뒤 한꺼번에 주가에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차전지라는 막강한 테마가 수그러들고, 다른 테마도 떠오르지 않으며 코스닥은 쉽게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변수가 더 있다. 지금까지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코스닥시장에 집중됐지만 양도소득세 회피 목적으로 매도량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2013년 대주주 한도가 50억 원이 된 후부터 개인 투자자들은 12월 주식을 순매도했다. 2020년 이후 대주주 한도가 10억 원이 된 이상 비슷한 양상을 보일 확률이 높다는 게 한화투자증권 분석이다.
[글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 일러스트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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