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사우디·카타르 국빈 방문… 경제 협력 넓히고 중동 현안까지(종합)

배경환 2023. 10. 1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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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비롯해 투자 협력, 미래세대 만남 등 준비
이재용 회장 등 경제사절단 동행… 새 협력 분야 모색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대통령실 "안보 정세도 논의"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21일부터 4박 6일 일정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를 각각 국빈 방문한다. 윤 대통령은 두 국가와 경제 협력 분야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중동 최대 현안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힐 방침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허태수 GS 회장 등 대규모 중동 경제사절단도 동행한다. 대통령실은 "이번 방문은 우리 경제와 산업에 활력 불어넣고 우리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는 호혜적 협력 심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9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의 사우디·카타르 순방 계획을 밝혔다. 우리나라 정상이 사우디와 카타르를 국빈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사우디 이어 카타르까지 국빈 방문… 네움시티 등 굵직한 협력 사업 확대 가능성

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오후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도착해 22일부터 공식 국빈 일정에 돌입한다. 윤 대통령은 공식 환영식 후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와 정상회담 및 국빈 오찬을 가질 예정이다.

이날 저녁 한·사우디 투자 포럼, 23일 한·사우디 미래기술파트너십 포럼, 한·사우디 건설 협력 50주년 기념식 등 경제행사 3개도 참석해 양국 경제인들을 격려한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이) 양국 간 미래 지향적 기술 협력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킹 사우드 대학을 찾아 학생들에게 강연도 한다.

사우디 방문 마지막 날인 24일에는 '사막의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 포럼 행사에 주빈으로 참석해 사회자와 한국과 중동 간 협력 관계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대담한다.

윤 대통령은 사우디 순방을 마치고 곧장 카타르 도하로 이동해 25일까지 1박 2일 간 국빈 방문 일정을 이어간다. 윤 대통령은 카타르 방문 첫 일정으로 도하 국제원예박람회에서 한국관을 포함한 전시회를 참관할 계획이다. 국제원예박람회는 '녹색 사막 더 나은 환경' 주제로 개최 중이며 우리나라는 우수한 스마트 농업 기술 보여주는 한국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튿날인 25일에는 타밈 빈 하마드 알 사니 카타르 국왕과 정상회담을 하고 국빈 오찬을 함께한다. 이어 양국 기업인 300명이 참석하는 한·카타르 비즈니스 포럼을 통해 관계자를 격려할 예정이다. 카타르 마지막 일정으로 중동 지역 교육 허브를 자처하는 카타르 교육도시 '에듀케이션 시티'를 방문해 카타르 청년 리더들과 대화에 나선다.

140여개 경제사절단 참가기업… 신 중동 붐에 맞춰 '코리아 세일즈' 활동

김 차장은 이번 사우디·카타르 순방과 관련해 "중동 지역에서 사우디, 카타르는 우리 주요 교역국이자 역내 정치·경제의 핵심 플레이어로 이들 국가와의 우호 협력은 우리 경제와 안보에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순방을 통해 사우디·카타르와 기존 협력 관계를 내실화하고 새로운 분야의 협력을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동 지역과의 파트너십은 에너지, 건설을 넘어 수소, IT, 자동차, 조선, 재생에너지, 문화, 엔터테인먼트 등 미래 산업 분야를 아우르는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며 "순방의 주요 일정과 주제, 참석자도 진화하는 파트너십을 고려해 구성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순방에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동행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허태수 GS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등이 중동 경제사절단에 포함됐다.

윤 대통령의 사우디·카타르 국빈 방문에 동행할 경제사절단 참가기업은 총 139개사다. 사절단은 사우디아라비아행 130개사, 카타르행 59개사 등으로 나뉜다. 대기업 35개, 중소·중견기업 94개, 공기업·기관 3개, 경제단체 및 협단체 7개 등 총 139개로 구성됐다.

신(新)중동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코리아 세일즈'의 기치 아래 마련된 이번 사절단은 건설·인프라, 스마트시티·농업, 청정에너지, 방산, 자동차·첨단제조, ICT, 바이오 등 중동 맞춤형으로 짜여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허태수 GS 회장은 사우디만 방문한다.

사우디의 경우 지난해 11월 모하메드 왕세자의 방한 이후 양국 관계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고 '네옴시티' 신도시 사업 협력이 본격화되며 양국 경제협력 분위기가 최고조인 상황이다. 또한 카타르도 지난 6월 한·카타르 투자포럼이 최초로 개최되고, 우리 기업의 대규모 LNG선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등 중동의 주요 파트너로 주목받고 있다.

경제사절단은 한경협과 사우디 투자부가 주관하는 한-사우디 투자 포럼·MOU 체결식, 대한상의가 주관하는 한-카타르 비즈니스 포럼·MOU 체결식,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주관하는 무역상담회 등 다양한 행사에 참석한다. 양국 경제 및 산업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사우디·카타르 정부 관계자 및 기업인들과의 네트워크 구축과 비즈니스 확대의 기회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중동 국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국빈 방문 일정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중동 안보 정세에 우려 표명할 듯… 민간인 지원 위한 인도적 지원 적극 실시 예고

이번 순방에서는 중동 안보 정세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입장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충돌이 격화하고 있는 만큼 윤 대통령은 사우디·카타르와의 정상회담에서 안보 정세 등도 논의할 방침이다. 김 차장은 "현재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분쟁 사태가 중동 평화와 역내 질서에 직결된 문제"라며 "양국 정상회담에서 안보 정세에 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분쟁지 일대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지원 가능성도 내비쳤다. 김 차장은 "우리 정부는 민간인 사상자가 급증하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며 "필요에 따라 팔레스타인 역내 혹은 그 주변 지역의 난민 문제에 대해 순수한 인도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을 실시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사우디는 중동의 안보와 질서에 대한 핵심 행위자로서 예멘 내전,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역내외 분쟁에서도 협상 중재, 인도적 지원 등의 방식으로 관여해 왔다"며 "카타르는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국가들과 다각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역내 중재자로서 역할 수행해 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윤 대통령의 순방을 통해 사우디, 카타르와 실질적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역내 평화를 진작하고 우리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협력 방안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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