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 반쪽 일정' 美바이든, 이스라엘 방문 성과있었나
'실질적 성과' 확전 방지는 쉽지 않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방문한 것과 관련해 인도주의적인 지원을 일부 해결했으나 중동 지역에서 복잡한 갈등을 해결, 확전을 막는 실질적인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을 만난 이후 8시간 만에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을 타고 귀국했다.
당초 바이든 대통령은 요르단도 추가로 방문해 요르단, 이집트, 팔레스타인 등과 4자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었으나, 미국서 출발하기 전 발생한 가자지구 내 병원 폭발 사태로 인해 갑작스럽게 취소됐다. 이로 인해 '반쪽 일정'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어렵사리 전쟁 중인 이스라엘을 방문하고 돌아왔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외신들은 가자지구 내 인도주의적 지원 경로를 확보하고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 이란의 전쟁 개입 등을 통한 확전이 발생하지 않도록 외교전을 벌이는 것이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 목적이었다고 전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부터 복잡했다"면서 "정신없이 돌아가는 이스라엘 방문 기간 두 가지 목표 중 하나만 달성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CNN방송도 "폭력 사태가 확대될 우려가 있는 지역(중동)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한계가 있다는 점을 보이고 말았다"고 평가했다.
우선 바이든 대통령의 노력으로 이집트가 라파 검문소를 통해 인도적 지원 물량을 실은 트럭 20대의 가자지구 진입을 허가한 것이 성과로 꼽힌다.
이스라엘을 방문한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허용할 것을 요청했고, 이스라엘이 식량, 물, 의약품 등에 한해 가자지구 반입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귀국 중 기내에서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통화를 했고 인도적 지원 트럭 반입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더욱 중요한 갈등 중재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동 인근 국가들의 협조가 절실한 상태에서 4자 정상회담 취소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로 향하는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불과 몇 분 전에야 정상회담 취소 결정이 나면서 이를 이유로 이스라엘 방문마저 취소하기는 어려웠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예정대로 이날 이스라엘을 방문했고, 가자지구 병원 폭발 참사가 이스라엘과 무관하며 가자지구 테러 그룹의 로켓 오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이같이 분명한 메시지를 내기까지 미국 행정부 내에서는 이번 참사의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긴박하게 움직인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국 국가 안보팀이 처음에는 이스라엘이 책임이 있는지를 충분히 확신할 수 없었지만, 초기 정보 분석 결과 이스라엘이 공습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만약 이스라엘의 소행이라는 증거가 나왔다면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 자체를 재고했을 수 있다고 CNN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여주면서 앞으로 이스라엘의 대응에서 미국이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투입하거나 가자지구를 점령하는 등 앞으로의 행보와 관련해 미국이 국제적인 비판을 받을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존 알터만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중동 프로그램 국장은 "리스크적 관점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제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이 무엇을 하건 연결됐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 정보부 차관을 역임한 에즈라 코헨 허드슨연구소 연구원은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투입해 민간인 피해가 커지면 바이든 정부로서는 신뢰를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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