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워 킬링 문',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또 하나 걸작 [볼 만해?]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다시 한 번 시네마의 존재 이유를 각인시켰다.
20세기 초 석유로 갑자기 막대한 부를 거머쥐게 된 오세이지족 원주민들에게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한 범죄극 '플라워 킬링 문'으로 미국의 탐욕스럽고 어두운 과오를 고백했다.
끔찍한 역사를 딛고 살아남은 오세이지족 문화를 각인시키고, 미국인들의 잔인한 범죄를 생생하게 증명했다.
'플라워 킬링 문'은 야망과 탐욕을 가지고 오세이지족을 억압한 미국인들의 행태를 은유한 제목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다시 한 번 시네마의 존재 이유를 각인시켰다. 20세기 초 석유로 갑자기 막대한 부를 거머쥐게 된 오세이지족 원주민들에게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한 범죄극 '플라워 킬링 문'으로 미국의 탐욕스럽고 어두운 과오를 고백했다. 끔찍한 역사를 딛고 살아남은 오세이지족 문화를 각인시키고, 미국인들의 잔인한 범죄를 생생하게 증명했다.
1차 세계 대전 속에서 살아남은 군인 어니스트(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는 삼촌 윌리엄 킹 헤일(로버트 드 니로 분)이 있는 오세이지족의 땅 페어펙스에 정착하려 한다. 택시 운전을 하던 어니스트는 오일머니로 권력과 부를 쌓은 가문의 딸 몰리(글리 글래드스톤 분)와 만나 사랑에 빠진다. 어니스트는 택시 운전을 하며 만난 순간들을 쌓아 몰리와 가정을 이뤘지만 삼촌 킹의 의도는 다르다.
헤일은 겉으로는 오세이지족의 친구처럼 호쾌함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그들의 언어를 구사하고 문화를 존중하고 있다는 걸 의식해 보여준다. 마치 그들 편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뒤로는 오세이지족의 돈을 갈취할 계획을 세운다.
몰리와 어니스트의 결혼을 부추긴 이유도 몰리 집안의 돈을 손 안에 넣기 위해서다. 당시에는 백인 남성이 오세이지 여성과 결혼해, 아내가 사망할 경우 재산을 상속 받는 것이 일방적인 관행이었다. 누구도 의혹을 제기하거나 조사하지 않았다.
어니스트와 몰리의 결혼은 헤일의 계획 중 일부다. 어니스트는 헤일의 조력자가 돼 몰리의 가족들을 살해하는데 동참하지만, 몰리를 사랑하는 마음은 여전하다. 그리고 이 행동이 어떤 비극을 가져오게 될지 알지 못한다.
몰리의 가족 및 인디언들의 의문의 죽음이 잇따르자 FBI가 나서서 수사를 시작한다. 자신의 발 끝에 무엇이 떨어질지 모른 채 어니스트는 급기야 당뇨병을 앓고 있는 몰리에게 인슐린이라고 속이고 제 손으로 약물을 주입하기 시작한다. 제 손으로 틀어쥐고 있는 숨통이 몰리가 아닌 자신의 것이었음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
'플라워 킬링 문'은 야망과 탐욕을 가지고 오세이지족을 억압한 미국인들의 행태를 은유한 제목이다. 4월 오클라호마 주 오세이지에는 수백만 송이의 작은 꽃들이 광활한 초원 위에 피어나지맘 5월에는 키가 큰 식물들이 자라 물과 빛을 훔쳐 작은 꽃들이 질식해 죽어간더. 원주민들은 이 현상을 '플라워 킬링 문'이라고 불렀다.이는 오세이지 인디언들이 어떻게 사람들에 의해 침략 당하고 살해 당했는지를 암시한다.
미국인과 인디언들의 웃음으로 활기찼던 페어펙스는 무자비한 인종차별적인 미국 자본주의의 축소판이다. 마틴 스코세이지는 미국인들이 얼마나 잔인한지, 오세이지족을 무참히 짓밟는 것을 보여주는데 망설이지 않는다.
206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으나 지루할 틈이 없다. 어니스트와 몰리가 어떻게 사랑에 빠지는지, 인디언들은 왜 희생되어야 했는지, 헤일이란 인물의 복합적인 속내까지 촘촘하게 설계돼 있다. 낭비되는 프레임은 단 한 컷도 없다. 80세의 나이에도 시네마의 한 가운데서 호령하고 있는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명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하는 영화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로버트 드 니로 연기도 긴 설명이 필요 없다. 비열한 인간처럼 보여야 할 어니스트를 유약하게 그려내며 입체적인 캐릭터로 만들어냈다. 로버트 드 니로의 연기 유연하면서도 치밀한 얼굴은 상황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든다.
몰리 역의 글리 글래드스톤의 연기도 두 배우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자신의 가족을 둘러싼 수수께끼 같은 사건에 두려워하거나 움츠러들지 않는다. 글리 글래드스톤은 자신의 캐릭터를 활용해 관객들이 과거 희생당한 오세이지족 여성을 애도할 수 있도록 힘을 전달한다. 19일 개봉.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미우새' 박수홍 영상, 이쯤 되면 내려야 하지 않나요 [D:이슈]
- 윤 대통령 지지율 37.0%…전 지역·전 연령서 부정평가 높아 [데일리안 여론조사]
- "성관계하다 다쳤잖아" 4700만원 뜯어낸 30대 女공무원, 피해男은 극단선택
- '총선 지역구 투표' 민주당 45.0% vs 국민의힘 34.1% [데일리안 여론조사]
- 북한의 기습 남침 가능성 "있다" 48.3% vs "없다" 47.4% [데일리안 여론조사]
- 한동훈 "尹정부, 후반전 성과로 보여줄 때…변화·쇄신으로 뒷받침"
- 문다혜, 출장 및 유선조사도 모두 거부…검찰 "서면조사는 부적절"
- 창원지검, 명태균·김영선 등 4명 구속영장 청구…강혜경만 빠졌다
- 다양성과 정체성을 모두 잡다…서독제, 부국제와 차별화된 개막작 선택 [D:영화 뷰]
- 4관왕으로 쉼표 찍은 장유빈, 이제 다음 목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