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채워지지 않을 ‘반쪽 하트’…팔레스타인계 6살 사망에 비통 빠진 美
" “사진 속 와데아는 하트의 반쪽을 그린 겁니다. 저를 기다리며….” "
아들의 장례식을 마친 다음 날, 추모 모임에서 아버지 오데이 알 파윰은 공허한 눈으로 아들의 사진을 바라봤다. 그는 6살 아들이 무슬림을 향한 증오범죄에 희생되면서 이제는 한쪽씩 손을 모아 만들던 하트 모양을 완성할 수 없음에 한탄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에 따르면 전날 밤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근교에는 수백명의 추모 인파가 몰려들었다. 농구를 사랑했던 와데아를 기리기 위해 추모 장소는 농구장으로 선정됐다. 경기장 앞쪽에 와데아가 활짝 웃고 있는 사진들이 놓였다.
와데아의 가장 친한 친구인 덱스터의 모친 신시아 글래스는 “두 소년은 다시는 수업 시간에 옆자리에 앉지도, 함께 놀 수도 없게 됐다”며 “우리는 이 다정한 아이들을 통해 (혐오를 멈춰야 한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기도를 이끌던 하산 알리는 “와데아는 평화를 뜻하는 이름이지만, 우리의 와데아는 그 평화를 누리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와데아의 친구들은 ‘나는 위협이 아니다’는 문구가 포함된 팻말을 들기도 했다.
지난 14일 시카고 남서부 근교의 플레인필드 타운십의 한 주택에선 71세 남성 조셉 추바가 자신의 주택에 세를 들어 살던 팔레스타인계 모자를 흉기로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모친 하나안 샤힌은 12곳에 자상을 입고도 가까스로 살아남았지만, 26곳에 자상을 입은 채 발견된 와데아는 결국 사망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추바는 모자가 있던 집에 침입해 “무슬림은 죽어야 해”라고 소리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촉발된 분노로 피의자가 피해자들을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보고 있다.
추바는 현재 1급 살인 및 살인미수, 2건의 증오범죄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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