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LESS, EFFORTLESS 디자이너 클레어 웨이트 켈러와의 대화

2023. 10. 19.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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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로에와 지방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역임한 세계적 디자이너 클레어 웨이트 켈러가 유니클로와 함께 협업 컬렉션을 론칭했다. 그와 인터뷰를 나누기 위해 <코스모폴리탄> 은 도쿄로 향했다.

Q : 유니클로와 협업한 컬렉션을 공개했어요. ‘UNIQLO : C’는 어떤 컬렉션인가요?

A : 일상에 꼭 필요한 에센셜 아이템들로 구성했어요. 베이식하고 편안하지만 모던하고 시크하죠. 저를 비롯한 많은 여성이 원하는 패션이라고 생각해요.

Q : 컬렉션명의 C는 클레어를 의미하는건가요?

A : 맞아요. 그 외에도 여러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요. 캐주얼(Casual), 시크(Chic), 도시(City), 명료함(Clarity), 연결(Connection), 캡슐(Capsule),호기심 (Curiosity), 창의성(Creativity)!

Q : 유니클로와의 만남은 어떻게 이뤄졌나요?

A : 어느날 유니클로의 R&D 총괄 가츠타 유키히로로부터 전화가 왔어요. 듣자마자 “와우!” 소리쳤죠.(웃음) 흥미로웠어요. 가츠타는 디자이너 질 샌더와의 협업을 성사시킨 장본인이에요. 저도 유니클로가 좋은 브랜드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기대가 컸어요.

Q : 랄프 로렌과 톰 포드를 거쳐 끌로에와 지방시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역임했어요. 패션 하우스가 아닌, 대중이 사랑하는 브랜드인 유니클로와 진행한 협업은 새로운 도전이었을 것 같아요.

A :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유니클로와 협업하면서 느낀 건, 정말 조직력이 대단한 곳이라는 점이에요. 체계적이고 정리가 잘돼 있어 깜짝 놀랐어요. 그리고 스케일이 굉장히 큰 브랜드임에도 디테일 하나하나까지 면밀하고 세심하게 신경 쓰더라고요. 게다가 기능성까지 중요시하니 당연히 퀄리티가 좋을 수밖에요. 제가 생각했던 것 그 이상이었어요. 이번 협업 컬렉션이 완성될 무렵에는 하나의 브랜드가 될 수 있을 만큼 탄탄한 스토리도 생겨났죠.

Q : 이번 협업 컬렉션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요소는 무엇인가요?

A : 두말할 것 없이 소재예요. 합리적인 가격대를 유지하면서 이상적인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어떤 소재를 사용해야 좋을지 고심했어요. 최종적으로 훌륭한 결과물이 나왔다 생각해요. 데님, 코튼, 나일론을 사용한 아이템은 특히나 완성도가 높아요. 이 정도의 퀄리티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는 점이 이번 협업에서 가장 놀란 부분이기도 하고요.

Q : 어떤 사람들이 UNIQLO : C 컬렉션을 입었으면 좋겠나요? 디자인하면서 상상한 인물이 있다면요?

A : 흥미로운 질문이네요.(웃음) 많은 사람을 위해 디자인했기 때문에 특정 연령대나 이미지를 생각하진 않았어요. 나이에 상관없이 모든 여자가 즐길 수 있길 바랐죠. 제 딸도 이제 20대인데, 저와 딸이 함께 입을 수 있는 그런 옷들이요. 그래서 같은 아이템이어도 어떻게 스타일링하느냐에 따라 영해 보일 수도, 우아해 보일 수도 있도록 활용도가 높은 아이템을 디자인하고자 노력했어요.

Q : 오래전부터 남성복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왔는데, 왜 이번에 남성복은 디자인하지 않았나요?

A : 개인적으로 맨스 웨어를 너무 좋아해요. 사실 유니클로와도 맨스 웨어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있어요. 이건 오프더레코드지만 계속 설득 중이에요.(웃음) 제가 컬렉션을 만들 때 가장 먼저 참고하는, 디자인의 토대가 되는 건 남성복이에요. 이번 협업 컬렉션의 화이트 셔츠, 트렌치코트, 오버사이즈 코듀로이 재킷처럼요. 제가 톰보이 스타일을 좋아하거든요. 실제로 남성복을 많이 구입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유니클로는 ‘크로스오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브랜드라고 생각해요. 유니클로 매장에선 성별에 관계없이 ‘모두’가 ‘모든’ 아이템을 쇼핑할 수 있잖아요. 이번 컬렉션이 또 다른 협업의 기회로 이어진다면 좋겠네요.

Q : 〈코스모폴리탄〉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아이템이 있을까요?

A : 첫 번째는 단연 트렌치코트! 클래식 아이템이죠. 또 캐시미어 니트도 소개해드리고 싶어요.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플리츠스커트도 머스트해브 아이템이고요. 코듀로이 소재의 제품도 있는데, 컬러감이 정말 멋지게 나왔어요. 너무 많나요?(웃음)

Q : 레몬 옐로랑 새먼 컬러가 눈에 띄던데 키 컬러인가요?

A : 맞아요. 컬러는 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중요한 ‘열쇠’예요. 실루엣은 간결하되 컬러로 포인트를 줬어요. 아시다시피 컬러 매칭이 여간 수고스러운 일이 아니잖아요. 어렵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번 컬렉션에서는 어떤 옷에도 쉽게 매치할 수 있는 컬러를 사용하려 굉장히 애를 썼어요. ‘Effortless’는 제가 항상 강조하는 키워드예요. 편안하면서 쉽게 입을 수 있는 옷을 지루하게 만들지 않는 요소. 바로 컬러 팔레트라 할 수 있죠.

Q : 파리에서 커리어를 쌓았지만, 영국에서 태어나 패션을 공부했어요. 영국인이란 정체성이 디자인에 많은 영향을 줬나요?

A : 물론이에요! 제 조국인 영국에서 많은 영감을 얻어요. 특히 유니클로와의 협업은 런던에서 이뤄졌는데, 런던에서 디자인 작업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그래서 런던 스타일을 컬렉션에 녹이고 싶었어요. 런던 패션의 정수를 보여주고 싶었죠. 트렌치코트, 퀼팅 재킷과 같은 영국을 상징하는 아이템에 앞서 말한 아름다운 컬러와 동시대적인 실루엣을 더해, 브리티시 클래식 룩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싶었어요.

Q : 지방시 메종 최초의 여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고, 디자이너이기 전에 세 아이의 엄마예요. 디자이너로서, 엄마로서 삶의 균형을 이루는 비결이 궁금해요.

A : 아이를 임신하고 낳았을 때도 늘 일을 해왔어요. 그래서 어느 정도 노하우가 생긴 것 같아요. 주중에는 파리에서 일을 했고 주말에는 런던 집으로 돌아와 아이들과 시간을 보냈어요. 그렇기에 항상 면밀하게 시간을 짜고 일을 정리하는 걸 중요시했죠. 덕분에 커리어와 육아를 잘 병행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쉽지 않았지만, 저만의 방식을 찾은 것 같아요. 모두들 하다 보면 ‘스킬’이 생기지 않을까요?

Q : '스타일’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A : 스타일이란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나의 스타일을 다른 누구에게 강요할 수 없듯이요. 사람들은 다 자연스럽게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아나가요. 디자이너는 그저 다양한 옵션을 사람들에게 제공하면서 그들이 좋은 스타일을 만들 수 있게, 그 스타일을 찾아나가는 것을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생각해요. 다양한 옵션이 있을 때 사람들이 그걸 시도해보고 또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해보고,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요. 그런 점에서 이번 유니클로와의 협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도록 도울 수 있어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큰 의미가 있어요.

Q : 평소 디자인의 영감을 어디에서 얻나요?

A : 세상의 모든 것에서요! 사진집, 길거리의 사람들, 건축물에서 영감을 받기도 하죠. 보통 패션 외의 것들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 편이에요. 이번 주말에는 서울에 가기로 했어요. 서울에서도 많은 영감을 받을 것 같아 너무 설레요!

Q :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해요.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할 계획이 있나요?

A : 지금 당장은 없어요. 하지만 저는 늘 새로운 아이디어에 열려 있어요. 만약 제 브랜드를 론칭한다면 인간 클레어, 디자이너로서의 클레어 등 저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브랜드였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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