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인대 파열' 네이마르의 고백 "나 강하지만 이번엔 힘들다…4달 만에 또 수술+재활이라니"
(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네이마르가 지난 18일(한국시간) 2026 북중미 월드컵 남마예선 우루과이와의 원정 경기에서 치명적인 부상을 입어 들 것에 실려나간 뒤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네이마르는 우루과이와의 맞대결에서 전반 추가시간 도중 심각한 고통을 호소하며 교체됐다. 무릎을 부여잡고 눈물을 흘렸으며 땅을 손으로 내려치기까지 했다. 원통하고 고통스러움이 느껴지는 듯한 모습이었다.
결국 들것에 실려나갔는데 눈물을 가리는 듯 손으로 눈 바로 위 이마를 감쌌다. 이탈리아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네이마르가 얼굴에 손을 올려두고 울음을 터뜨렸다"며 "네이마르의 부상이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네이마르가 부상을 당하는 장면을 유심히 본 스포츠 의사들도 하나같이 네이마르 왼쪽 무릎 전방십자인대가 손상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스포츠 닥터 브라이언 서터러는 18일 SNS을 통해 "네이마르는 전방십자인대가 찢어진 것처럼 보인다"라며 "경골이 앞으로 이동한 다음 튀어 올랐는데, 이는 거의 항상 전방십자인대 부상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서터러 의사 외에도 라지팔 브라르 의사 역시 네이마르 부상 장면을 보더니 SNS로 "완벽하게 무릎에 '피봇 시프트(Pivot Shift·경골에 대하여 대퇴골의 과도한 내회전력이 가해지는 상황)'가 일어난 걸 확인했다"라며 "전방십자인대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는 증거가 더 많다"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의 판단은 어긋나지 않았다.
브라질 국가대표팀은 1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네이마르의 전방 십자인대와 반월판이 파열됐다. 수술을 해야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각종 의학 매체들이 "전방 십자인대는 수술부터 재활까지 최소 반 년이 소비되고 이후 다시 축구를 하기 위해선 그보다 더 긴 시간을 소요해야한다. 네이마르 부상은 시즌 아웃이 의심된다"고 전했다.
에르날도 로드리게스 브라질축구협회장은 공식 성명을 냈다. 그는 "네이마르 부상에 유감을 표한다. 브라질축구협회 수술의 필요성을 입증하는 테스트를 실시했고, 선수에게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것을 약속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브라질과 세계 축구에는 네이마르가 필요하고, 회복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그가 경기장에 있을 때 더 행복하기 때문이다. 네이마르는 우리의 우정과 단체의 모든 지원을 받을 수 있다"라며 전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명성에 걸맞지 않게 브라질 대표팀에서 번번히 부상에 눈물을 흘렸던 선수가 바로 네이마르다. 그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8강전 콜롬비아와의 경기에선 상대 수비수 후안 카밀로 수니가에 의해 척추뼈가 부러져 선수 생명은 물론 목숨마저 위협받았다. 2019년 자국에서 열린 남미축구연맹(CONMEBOL) 국가대항전 코파 아메리카 개막 직전 가진 카타르와의 평가전에서 부상을 당해 또 다시 대표팀에서 낙마했다.
지난 2월 전 소속팀인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큰 부상을 입고 수술대에 오르는 등 네이마르는 발목 부상으로 커리어 내내 시달림을 받는 중이다. 네이마르는 2월에 열렸던 2022/23시즌 리그1 24라운드 LOSC 릴과의 홈경기에서 발목 부상을 입어 들것에 실려 나갔다.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랐지만 진단 결과, 오른쪽 발목 인대가 손상돼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경기장에 복귀하려면 3~4개월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네이마르는 결국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부상을 입기 전까지 18골 17도움을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었기에 팬들의 아쉬움은 더 컸다.
지난해 11월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수난을 겪었다. 조별리그 1차전 스위스와 첫 경기에서 발목을 다쳐 2~3차전을 통째로 쉬며 재활에 집중한 것이다. 한국과 16강전에 나서 두 골을 넣는 등 맹활약했으나 크로아티아와의 8강전에서 부진했고 브라질도 졸전 끝에 승부차기에서 패했다.
지난 8월 전소속팀 PSG의 프리시즌 아시아투어 중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의 친선 경기에서 그라운드에 복귀해 멀티골을 넣는 등 건재를 알린 그는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에 연봉 1100억원으로 2년 계약, 이제 막 5경기를 뛰며 예열을 마친 상태였다. 하지만 브라질 대표팀을 입고 뛰다가 다시 수술대에 오르는 신세가 됐다.
네이마르는 19일 자신의 SNS를 통해 비통한 심경을 전했다.
노란색 브라질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자신의 뒷 모습과 함께 "아주 슬픈, 최악의 순간"이라며 운을 뗀 네이마르는 "난 내가 강하다는 것을 알지만 이번에는 가족과 친구들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다"라며 응원과 지지를 부탁했다. 또한 "부상과 수술을 겪는 것은 쉽지 않다. 회복한지 4개월도 지나지 않아 다시 똑같은 회복과 수술 과정을 겪어야 한다고 생각해보자"라며 다시 부상의 악재에 빠져 힘겨운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네이마르는 부상을 딛고 일어서겠다고 전했다. 그는 "난 믿음이 있다. 너무 많은 믿음이 있다"며 "하나님을 잡은 손에 힘을 주어 하나님이 내 것을 새롭게 하실 수 있게 했다"고 전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네이마르가 신앙심에 의지해 악재를 딛고 일어서겠다는 구절로 관측된다.
이후 네이마르는 "응원과 사랑의 메세지에 감사하다"며 기도를 뜻하는 '합장' 이모티콘과 빨간 하트 이모티콘을 더해 글을 마무리했다.
해당 게시글엔 브라질 출신의 전·현직 축구선수들의 댓글 행렬이 줄을 이었다.
AC밀란 레전드이자 대표팀 선배 카카도 얼굴을 비췄다. 그는 "강한 전사가 되라!"라며 네이마르의 더 건강한 복귀를 응원했다. 브라질 대표팀 동료이자 토트넘 홋스퍼의 주전 공격수 히샤를리송도 댓글에 하트 이모티콘과 손을 '번쩍' 들어올리는 이모티콘을 게시하며 네이마르를 응원했다.
'축구의 신' 메시는 자신의 SNS에 직접 네이마르를 응원했다.
19일 '마르카'는 "리오넬 메시가 자신의 SNS에 네이마르의 계정을 태그(상대방의 계정을 언급하는 것)하며 '무챠 푸에르자!(Mucha Fuerza, '힘내라'라는 뜻의 스페인어)'라고 글을 적어 올렸다"고 전했다. 해당 글에는 네아미르와 메시가 바르셀로나에서 한솥밥을 먹던 시절 서로 뜨겁게 포옹하는 사진도 같이 포함돼 있었다.
메시와 네이마르의 관계는 매우 돈독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메시가 오랜시간 몸담은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 네이마르가 2013년 합류한 뒤 우루과이의 전설적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와 'MSN' 삼각편대를 구성해 2014/15 시즌부터 2016/17 시즌까지 9개의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게다가 2017년 네이마르가 프랑스 리그앙의 파리 생제르맹(PSG)로 떠난 이후 메시가 2021년 PSG로 합류하며 둘은 재회하게 됐다.
그런 친분 속에서 네이마르가 다치자 메시도 그를 즉각 격려했다.
사진=연합뉴스, 네이마르 SNS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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