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트럼프·프리덤코커스'도 과반 실패…美하원 공전 장기화되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미국 하원 내 강력한 캐스팅보트로 부상한 강경파 ‘프리덤 코커스’의 창립 멤버인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이 두 번째 투표에서도 과반 득표에 실패하며 당선되지 못했다. 미 하원의장의 공석 사태가 장기화할 거란 우려가 나온다.
미 하원이 18일(현지시간) 본회의에서 의장 선출을 위한 2차 투표를 한 결과 조던 위원장은 199표를 얻어 121표를 획득한 민주당 하킨 제프리스 원내대표에게 뒤졌다. 두 사람 모두 하원의원의 재적 433석의 과반인 217표이 미치지 못해 차기 의장은 이번에도 정해지지 않았다.
특히 조던 위원장은 전날 득표한 200표보다 1표가 줄었다. 공화당 내 분열이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이날 투표에서 스티브 스컬리스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와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은 후보로 나서지 않았음에도 각각 7표와 5표를 득표했다.
현재 미국 하원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221석과 212석을 점하고 있다. 과반을 점한 공화당이 모든 표를 모을 경우 공화당 후보를 당선시킬 수 있지만, 조던 위원장을 향한 공화당 내 ‘반란표’는 오히려 전날 기록한 21표에서 22표로 늘어났다.
공화당 내 분열은 의장 후보를 선출하는 당내 경선 과정에서부터 노출됐다. 이날 7표를 득표한 스컬리스 원내대표는 당초 경선에서 공화당의 의장 후보로 선출됐지만, 프리덤 코커스를 중심으로 한 당내 강경파들을 설득하지 못하자 본회의 표결 전에 사퇴했다. 20여명에 달하는 프리덤 코커스를 설득하지 못할 경우 후보로 나서더라도 본회의에서 과반 득표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알기 때문이다.
결국 프리덤 코커스의 창립 멤버인 조던 위원장이 후보로 나섰지만, 이번엔 공화당 내 중도파들이 주도해 자당 출신 의장 후보를 거부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특히 2차 투표에서 득표수가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조던 위원장의 낙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임 매카시 의장의 경우 지난 1월 공화당 내 강경파들의 반대로 15차례에 걸친 투표를 거듭한 끝에 의장직에 올랐다. 그 과정에서 의장에 대한 해임건의안 발의 조건을 완화해달라는 강경파들의 요구가 수용됐고, 결국 지난 3일 완화된 요건에 따라 제출된 해임건의안이 미국 역사상 최초로 가결되며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CNN은 조던 위원장은 2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에 실패한 뒤 ”언제 3차 투표를 할지 모르지만, 동료들과 계속 대화하고 싶다“며 일단 사퇴하지 않고 반대파 의원 20여명을 더 설득할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하원 의장 공석 사태가 길어지면서 하원 기능 마비와 2024 회계연도 본예산안 협상 및 처리 차질도 당분간 이어지게 됐다. 특히 하마스와의 지상전을 앞둔 이스라엘과 장기전에 돌입한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예산 처리 역시 난항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을 전격 방문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이스라엘 긴급 지원을 포함해 1000억 달러 규모의 안보 패키지 예산을 의회에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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