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관 불지르고 돌 던지고…중동 전역, 민간인 병원 폭발에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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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의 한 병원에서 일어난 폭발로 최소 500명이 숨지면서 중동 전역으로 반(反)이스라엘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이스라엘에 대한 이슬람 신도들의 반감을 키우면서 자칫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반면 이스라엘 측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지하드의 로켓 발사 실패로 병원이 폭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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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시위서 청소년 사망
폭발 배후 두고 양측 공방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의 한 병원에서 일어난 폭발로 최소 500명이 숨지면서 중동 전역으로 반(反)이스라엘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이스라엘에 대한 이슬람 신도들의 반감을 키우면서 자칫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정부 측은 행정 수도 라말라에서 이스라엘 규탄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청소년 2명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시위대는 당국이 라말라 시내 광장에 모인 시위대를 향해 섬광 수류탄을 쏘자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고 돌을 던지며 저항했다.
반 이스라엘 시위는 레바논과 튀르키예, 요르단, 이라크 등 중동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이날 레바논에서는 미국 대사관 인근에서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발생하자 경찰 측이 물대포와 최루탄을 발사했다.
요르단에서는 무장 상태로 이스라엘 대사관으로 향한 시위대가 대사관 인근 건물에 불을 지르다 경찰에 진압되는 사태도 발생했다. 시위대는 "이슬람의 땅에 시오니스트(유대민족주의자)의 대사관은 없어져야 한다"며 이스라엘을 향한 분노를 표출했다.
이란 전역에서도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시위대들은 프랑스와 영국 대사관 인근에서 '미국에 죽음을' 또는 '이스라엘에 죽음을'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깃발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 지도급 인사들도 국민들에게 이스라엘에 맞서 싸울 것을 촉구하며 성난 민심에 불을 지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이날 TV 토론회에 참석해 "이번 전쟁에서 사망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혈액 한 방울이 이스라엘을 몰락에 더 가까워지게 한다"며 이스라엘의 무력 행사에 비난을 쏟아냈다.
호세인 아미르 압둘라이안 이란 외무장관도 소셜미디어 엑스(트위터)를 통해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인 이슬람국가(IS)보다 더 증오스러운 가짜 정권에 맞서 전 인류가 단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밖에도 이집트 카이로와 예멘 타이즈, 모로코 라바트 튀니지 등지에서 시위가 잇따랐다.
중동 전역에서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움직임이 일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은 이번 폭발이 상대측의 소행이라며 책임 공방전에 나섰다. 하마스는 이번 폭발을 대량학살로 규정하고 보복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이스라엘 측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지하드의 로켓 발사 실패로 병원이 폭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을 방문한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회담에서 "병원 폭발은 (이스라엘이 아닌) 다른 쪽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군 정보부는 이번 폭발이 지하드에 의해 발생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뢰도 높은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군사전문가들도 같은 의견을 내놓으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주장에 무게를 실었다. 안보 전문가인 워싱턴 근동 정책 연구소의 마이클 나츠는 "공습 징후가 하나도 없었다"며 폭발 현장에서 이스라엘군이 사용하는 유형의 폭탄이나 미사일 공격의 특징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하마스가 471명이 사망했다고 밝힌 인명 피해 규모도 정확하지 않은 수치라고 주장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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