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없인 생존 못한다”… ‘돌연사’ 경고 다시 꺼낸 최태원

양민철 2023. 10. 1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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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년 만에 다시 기업 경영의 '서든 데스'(sudden death·돌연사)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미·중 주도권 경쟁 등의 지정학적 위기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SK그룹을 둘러싼 경영 환경을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19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6~1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그룹 최고경영자(CEO)들과 진행한 '2023 CEO 세미나'에서 이런 인식을 공유하고 본격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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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년 만에 다시 기업 경영의 ‘서든 데스’(sudden death·돌연사)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미·중 주도권 경쟁 등의 지정학적 위기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SK그룹을 둘러싼 경영 환경을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19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6~1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그룹 최고경영자(CEO)들과 진행한 ‘2023 CEO 세미나’에서 이런 인식을 공유하고 본격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최 회장은 폐막 연설에서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2016년 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최초로 제시한 ‘서든 데스’ 우려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최 회장은 당시 임원들을 향해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서든 데스할 수 있다. 혹독한 대가를 치르지 않기 위해 미리 모든 걸 바꾼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했었다.

최 회장은 한국 경제와 기업들이 직면한 환경 변화를 크게 4가지로 꼽았다. 미·중 경쟁 심화 등 지정학 이슈,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가속화, 양적완화 기조 변화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 증대, 개인 경력관리를 중시하는 문화 확산 등이 그것이다.

최 회장은 “이런 환경에서 한국과 SK가 생존하려면 글로벌 협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전략과 통합·연계한 사회적 가치(SV) 전략 수립·실행, 미국 중국 등 경제 블록별 글로벌 조직화, 에너지·AI·환경 관점의 솔루션 패키지 등을 해법으로 제안했다. 이어 최 회장은 “투자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철저히 검증하고 투자 완결성을 확보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투자 결정 때 매크로(거시환경) 변수를 분석하지 않고 마이크로(미시환경) 변수만 고려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CEO 세미나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주요 경영진 30여명이 참석했다.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매력적인 회사가 되지 않으면 더 많은 직업 선택권을 가진 미래 세대에게 외면받을 것”이라며 “최고의 글로벌 인재들이 올 수 있도록 그 나라의 문화와 경영방식에 익숙한 현지 조직에 과감히 권한을 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은 “지금은 신호와 소음이 혼재된 변곡점”이라며 “신호를 발견하는 리더의 지혜와 방해를 무릅쓰고 갈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K그룹이 연례 경영전략 구상회의인 CEO 세미나를 해외에서 열기는 2009년 중국 베이징 이후 14년 만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세미나의 핵심 의제가 '글로벌 경영'인 데다, 세미나를 전후해 유럽, 아프리카 등에서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활동이 예정된 CEO들이 많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회의 장소를 파리로 정했다”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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