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때녀' 발라드림, 우승팀 액셔니스타 꺾고 결승 진출
[김상화 기자]
▲ SBS '골 때리는 그녀들' |
ⓒ SBS |
<골 때리는 그녀들> SBS 컵대회 4강전 두 번째 승자는 발라드림이었다. 지난 18일 방영되는 SBS <골 때리는 그녀들>(골때녀) 준결승 두 번째 경기에서 FC 발라드림이 서문탁의 결승골에 힘입어 FC 액셔니스타를 1대 0으로 꺾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로써 SBS 컵대회 최대 챔피언 자리를 놓고 구척장신과 발라드림이 결승전에서 맞붙게 되었다.
이날 준결승전은 극과 극 팀의 경기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가장 최근 진행된 슈퍼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액셔니스타 대 챌린지리그 최하위에 그쳐 다음 시즌 방출된 발라드림이 결승 진출을 놓고 대결을 펼치게 된 것이다. 액셔니스타는 <골때녀> 최고의 테크니션 정혜인을 앞세운 탄탄한 공격력과 조직력을 강점 삼아 두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반면 발라드림은 리그전 방출로 인해 향후 수개월간 출전하지 못하는 설움을 경서기(경서+서기) 콤비의 부활과 더불어 이번 컵대회를 통해 털어내고 있다. 이수근 해설위원의 지적처럼 전교 1등과 꼴등이 맞붙는 셈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대이변이 연출되었다.
▲ SBS '골 때리는 그녀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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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준결승에선 액셔니스타에 2경기 연속 전력 누수가 발생했다. 6강전에선 골키퍼 이채영이 손부상으로 결장한 데 이어 4강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공수의 핵심 역할을 담당한 이혜정이 경기 전날 훈련 과정에서 갈비뼈 실금 부상을 입는 바람에 정상출전이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4강 경기가 한창 진행되던 전반전 주장 이영진마저 경서와의 충돌로 인해 비슷한 부위를 다치게 된 것이다.
교체 멤버까지 없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자 심판진 뿐만 아니라 제작진까지 그라운드로 나와 선수들의 상태를 점검하며 경기 진행 여부에 대해 심사숙고 논의를 할 정도였다. 연달아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면서 김태영 감독은 경기를 기권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지만 선수들은 "필드에 3명만으로도 뛰겠다"면서 간곡히 만류했다.
특히 벤치에서 이를 지켜보던 이혜정은 자신도 경기에 나서겠다고 말할 만큼 액셔니스타 선수들은 어려운 여건이지만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다. 결국 압박 붕대를 착용한 이혜정도 뒤늦게 경기에 나섰고 다행히 어느 정도 몸을 추스린 이영진 또한 뒤늦게 그라운드에 합류하게 되었다,
▲ SBS '골 때리는 그녀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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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부상자 발생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에 놓인 액셔니스타에게 빈 틈이 생기자 발라드림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뒤로 흘러나온 공을 발라드림 수비수 서문탁이 길게 차 넣은 것이 그대로 골로 연결된 것이다. 단숨에 1대 0 리드를 잡게 되면서 경기는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었다.
뒤늦게 이혜정과 이영진이 가동되면서 반격에 나선 액셔니스타는 여러 차례 좋은 기회를 마련했지만 번번이 슛은 골문을 살짝 비켜 나가거나 골키퍼 리사의 선방에 가로 막히고 말았다. 발라드림 또한 경서와 서기, 민서까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해 추가점을 노렸지만 역시 액셔니스타 GK 이채영의 선방으로 달아나는 점수를 마련하지 못했다.
치열한 공방전이 전후반 20분 내내 진행된 준결승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려퍼졌고 '방출팀' 발라드림은 '우승팀' 액셔니스타를 제압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그 어느 때보다 체력 소모가 심했던 경기 답게 선수들은 곧바로 그라운드에 드러 누울 만큼 쉽지 않은 시합을 펼쳤지만 '언더독' 발라드림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갖고 뛴 중요한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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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발라드림 하면 경서와 서기의 콤비 플레이로 시청자들에게 각인이 되었던 팀이었다. 지난해 합류 이래 다크호스로 부각되었지만 번번이 벽에 가로막힌 데다 지난 챌린지리그에선 경서의 부상까지 겹치면서 최하위로 밀려 방출의 아픔을 겪고 말았다. 다음 시즌 출전이 불가능해진 발라드림으로선 이번 컵대회가 함께 공을 찰 수 있는 올해 유일한 기회인 것이었다.
패배=탈락이 결정되는 토너먼트라는 특성을 감안하면 내일이 없는 시합을 늘 치르게 되는 셈이었다. 이와 같은 여건은 발라드림에겐 기존 전력 이상의 능력을 매번 발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다. 여전히 경서와 서기가 팀의 핵심을 담당해줬지만 이날 만큼은 골키퍼 리사, 수비수 서문탁이 그 이상을 책임졌다. 특히 리사는 신들린 감각으로 여러차례 실점 위기를 틀어 막아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그동안 필드 플레이어, 골키퍼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했지만 안착하지 못했던 리사는 컵대회에선 타 팀 골키퍼들을 압도하면서 확실하게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그 역시 실점에 대한 심적 부감감은 늘 갖고 있었지만 리사는 "어떤 실수든 우리가 서로 커버 하면 되고... 연결되어 있는 하나다. 그걸 잊지 말자"라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말한다. "우리 여섯 명이 같은 마음으로 열심히 했어요. 정말."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던 선수들이 단단하게 뒷문을 틀어 막은 덕분에 발라드림은 창단 첫 우승 트로피 획득의 문턱에 도달할 수 있었다. 축구를 비롯한 여러 구기 종목들은 예상하지 못했던 골, 그리고 스타가 탄생할 때의 짜릿함 때문에 늘 기분 좋게 즐길 수 있는 매력을 선사한다. 그러한 기분을 이번 <골때녀>에선 골키퍼 리사가 만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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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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