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캐가 내 인생을 바꿔준다고?_돈쓸신잡 #120
위대한 기업가와 예술가에겐 공통점이 많다. 그들은 게임 체인저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르네상스 시대를 연 예술가다. 그는 예술을 종교라는 굴레에서 떼어냈다. 그렇게 근대가 열렸다. 다빈치보다 수백 년 후 태어난 스티브 잡스도 세상을 바꾼 기업가다. 스마트폰이 세상을 어떻게 재편했는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일론 머스크는 어떤가. 문제적 인물이기에 그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극명하게 나뉜다. 하지만 테슬라라는 기업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테슬라 성장에 위기를 느낀 기존 자동차 업체도 앞다퉈 전기차를 만들고 있으니, 이런 부분을 고려하더라도 머스크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
자존심 강한 스티브 잡스가 월터 아이작슨을 찾아가 "부디 나의 인생을 책으로 써주시오"라고 부탁한 일화는 꽤 유명하다. 이렇게 탄생한 스티브 잡스 전기는 우리나라에서도 50만 부 이상 팔렸다.
월터 아이작슨은 일론 머스크 전기도 내놨다. 그는 이 글을 쓰기 위해 머스크를 2년 동안 밀착 취재했다. 최근 유튜브 채널 〈조승연의 탐구생활〉에서 월터 아이작슨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승연 작가는 월터 아이작슨에게 "가까이서 지켜본 일론 머스크는 어떤 사람이었나요?"라고 묻는다. 이 인터뷰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바로 페르소나에 관한 것이었다.
머스크에겐 X(구 트위터)에서 짓궂은 장난을 치는 악동 같은 페르소나가 있다. 반면, 일할 땐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 페르소나로 접속한다. 그는 어린아이처럼 해맑다가 한순간 악마처럼 돌변하기도 한다. 월터 아이작슨은 머스크가 거의 지킬과 하이드 수준의 페르소나를 갖춘 입체적 인물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일반적인 사람은 머스크와 같은 페르소나를 갖고 있지도 않고 가질 이유도 없다. 머스크 역시 저런 성향이 생긴 건 결코 아름답지 않았던 유년 시절의 어둠 때문이다.
또 다른 멋진 사례도 있다. 최근 프로 복싱 여자 라이트플라이급 한국 챔피언에 오른 서려경 선수의 본업은 소아과 의사다. 2019년 동료 의사의 추천으로 권투를 시작했다. 처음엔 취미 수준으로 생각했지만 "이왕 하는 거 열심히 해야겠다"라고 생각했고 부지런히 훈련을 했다. 타고난 운동 신경에 노력까지 더해 결국 챔피언 벨트를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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