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글러브 2루·유틸리티 후보 김하성, 수상 가능성은?
김하성이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수비력을 인정받았다. 골드글러브 2루수와 유틸리티 플레이어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김하성은 19일(한국시간) 발표된 2023 골드글러브 내셔널리그 2루수와 유틸리티 후보로 선정됐다. 2루수에선 니코 호너(시카고 컵스), 브라이슨 스토트(필라델피아 필리스)와 경쟁하고, 유틸리티에선 무키 베츠(LA 다저스),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수상을 다툰다.
골드글러브는 메이저리그 포지션별 최고 수비수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글러브로 유명한 스포츠용품사 롤링스가 1957년 창설했다. 수비 능력만으로 평가한다. 김하성은 지난해 유격수 후보 최종 3인에 든 데 이어 2년 연속 후보에 올랐다.
김하성은 2021년 MLB 진출 이후 내야 여러 포지션을 맡았다. 하지만 지난해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부상을 당하면서 주전 유격수로 나섰다. 안정적이면서도 강한 어깨를 활용한 호수비를 자주 펼쳤다. 하지만 댄스비 스완슨(컵스)에 밀려 골드글러브 수상엔 실패했다. 올해는 2루수로 98경기, 3루수로 29경기, 유격수로 16경기에 선발출전하면서 2루수 후보가 됐다.
경쟁자인 호너는 김하성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컵스 주전 유격수였으나 스완슨이 FA로 영입되면서 2루수로 이동했다. 지난달 베이스볼 아메리카가 발표한 '메이저리그 베스트 툴스'에선 김하성에 이어 최고 수비의 2루수 2위에 올랐다. 이 조사는 현직 감독과 스카우트, 구단 고위 관계자가 참여하기 때문에 골드글러브와 거의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
스토트 역시 유격수에서 2루수로 이동한 케이스다. 유격수일 땐 수비에 대한 평가가 아주 좋지 않았다. 그러나 올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2루 수비에 적응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롤링스사는 지난해 유틸리티 부문을 신설했다. 최근 MLB에선 여러 포지션을 수행하는 선수들이 늘어난 걸 반영했다. 꾸준히 내·외야를 모두 봤던 베츠는 올해 우익수로 77경기, 2루수로 62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올 시즌엔 유격수(12경기)까지 범위를 넓혔다.
또다른 경쟁자인 에드먼은 1루수와 포수를 제외한 모든 포지션을 볼 수 있다. 김하성과는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당시엔 김하성이 유격수, 에드먼이 2루수로 키스톤 콤비를 이뤘다.
골드글러브는 MLB 코칭스태프의 투표가 반영된다. 과거엔 투표로만 결정됐으나, 세이버매트릭스(야구를 수학·통계학적으로 접근하는 방식)를 활용한 수비 기록(미국야구연구협회 제공)이 25% 적용된다. 그러나 투표의 비중이 75%이기 때문에 '이름값'이 중요하다.
수상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기록상으로는 대등하다. 팬그래프닷컴이 제공하는 DRS(Defensive Run Saved·수비로 실점을 얼마나 막았느냐를 계산한 기록)에서는 김하성이 +11(2루수 기준)을 기록했다. 김하성 덕분에 11점을 덜 줬다는 의미다. 호너도 +11을 기록했고, 스탓은 +7을 기록했다.
그러나 스탯캐스트에서 매기는 평균적으로 아웃시킬 수 있는 확률보다 얼마나 더 잡아냈는지 평가하는 OAA(Outs Above Average·)에서는 스탓이 +16으로 가장 높고, 호너가 +15, 김하성이 +10으로 가장 낮았다.
결국 투표로 갈라질 수 밖에 없다. 송재우 해설위원은 "지난해보다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송 위원은 "지난해에도 실력이나 기록으로나 못 받을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정량적 평가(기록)보다 정성적 평가(투표)가 더 많이 반영된다. '이 친구는 수비를 잘 한다'는 이미지가 중요하다. 수비력으로 화제를 모았던 김하성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하성은 올 시즌 152경기에서 타율 0.260(538타수 140안타) 17홈런 60타점 38도루로 활약했다. 송재우 위원은 "수비상이지만 알게 모르게 방망이 성적도 반영될 수밖에 없다. 올해 김하성은 타격도 잘 하면서 팀의 주축 선수가 됐다. 다른 팀에서 김하성을 그만큼 주목하게 됐기 때문에 표를 얻을 확률도 높아졌다"고 짚었다. 최종 수상자는 다음달 6일 발표된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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