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이니까···" 적장도 인정한 5세트 승부처, 배구 여제의 해결사 본능

이형석 2023. 10. 19.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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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OVO
"김연경이니까···"

적장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5세트 접전 끝에 패한 원인을 돌아보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를 전해 들은 김연경은 "감독님이 왜 그러실까?"라면서 싫지 않은 눈치였다. 

흥국생명은 지난 1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4 V리그 현대건설과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15-25, 25-12, 25-21, 21-25, 15-12)로 역전승했다. 개막 2연승을 거둔 흥국생명은 승점 5를 기록, 단독 선두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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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은 경기였다. 1세트를 내준 흥국생명은 2세트를 따냈지만, 3세트 17-21까지 끌려갔다. 여기서 연속 8득점을 올려 세트와 분위기 모두 갖고 왔지만 4세트 21-25로 내줘 결국 5세트 승부에 돌입했다. 

시소 게임으로 진행된 5세트, 결국 마지막에 희비가 엇갈렸다. 강성형 감독이 꼽은 포인트였다. 12-12에서 김연경이 직접 모마의 서브를 리시브한 뒤 곧바로 퀵 오픈 공격을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흥국생명이 13-12로 앞서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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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의 진가가 다시 발휘됐다. 후위로 물러난 그는 자신의 서브 때 공을 세게 때리지 않고 네트 근처에서 뚝 떨어지도록 했다. 현대건설 리베로 김연견이 몸을 던졌지만 리시브가 흔들렸고, 결국 모마의 백어택이 이주아의 블로킹에 가로막혔다. 김연경은 14-12에서도 다시 한번 허를 찌르는 서브로 현대건설 리시브를 흔들었고, 결국 옐레나가 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득점으로 연결했다. 

강성형 감독은 "김연경이니까 마지막에 그런 서브가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네트를 타고 들어오는 서브를 때리더라"며 "너무 잘 들어왔다"고 인정했다. 김연경의 마지막 두 차례 서브는 엄청난 손목 힘과 기술력, 강심장이 결합한 것이다. 김연경은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님이 사인을 줘서 했는데 생각대로 네트 근처로 짧게 잘 들어갔다"며 "덕분에 우리에게 쉬운 상황이 넘어왔다"고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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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의 클러치 능력은 필요한 순간 더 돋보였다. 1~3세트 10득점에 그친 김연경은 4세트 8득점, 5세트 5득점을 기록했다. 5세트 1-2, 2-3, 9-10에서 동점 포인트를 올린 김연경은 12-12에서 기어코 앞서가는 득점을 뽑았다. 

김연경은 이날 양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23득점(성공률 45.83%)를 기록했다. 

강성형 감독은 "상대는 두 명의 큰 공격수(김연경, 옐레나)가 있다는 점이 5세트에 장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부러워했다. 

수원=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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