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인물]美하원의장 공백사태 길어지자 주목받는 '대행' 패트릭 맥헨리

정현진 2023. 10. 19.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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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분열에 사태 장기화 우려 커지자
현안 처리 우려…"대행에 권한 주자" 의견
학계선 "의원 다수 동의시 가능" 해석

미국의 다수당인 공화당 내 분열로 케빈 매카시 해임 이후 하원의장 공백 사태가 장기화하자 임시 대행을 맡은 패트릭 맥헨리 하원의원(공화당·노스캐롤라이나)이 주목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중동에서도 무력 충돌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 하원이 사실상 마비돼 제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자 대행에게 권한을 부여해 필요한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하원의장 대행인 패트릭 맥헨리 의원(공화당·노스캐롤라이나)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美하원, 공화 분열로 의장 선출 또 실패…파행 장기화 조짐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이날 본회의에서 하원의장 선출을 위한 2차 투표를 진행했지만, 다수당인 공화당의 하원의장 후보인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이 전날에 이어 이번에도 과반 득표에 실패했다.

조던 위원장이 공화당 의원들을 설득하며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의장으로 선출될 가능성도 점쳐졌으나 오히려 이날 공화당 내 반란표는 더 늘었다. 조던 위원장에 반대표를 던진 공화당 내 의원은 1차 투표 20명에서 2차 투표 22명으로 증가했다. 민주당의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두차례 모두 212표를 얻어 조던 위원장보다 더 많은 표를 확보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사상 초유의 하원 지도부 공백으로 인한 파행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장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 이후 반격에 나선 이스라엘과 러시아의 침공을 받아 2년째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등에 대한 패키지 지원 승인, 2024 회계연도 예산안 협상이 미뤄질 수밖에 없게 됐다.

처리할 현안 많은데…"대행에 권한 주자" 목소리 커져

이에 당장 해결해야 할 사안들을 해결할 수 있게끔 현 대행인 맥헨리 의원에게 필요한 권한을 부여하는 것과 관련한 논의가 진행되기 시작했다. 공화당뿐 아니라 민주당도 보수 강경파인 조던 위원장이 선출되는 것에 비해 맥헨리 대행이 하원의장 역할을 하는 것을 두고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미 매체 타임스지는 전했다.

패트릭 맥헨리 미국 하원의장 대행과 대화 중인 공화당 후보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양당 지도부는 하원의장 공백이 길어지자 물밑에서 조심스럽게 맥헨리 대행에 하원 운영과 관련한 권한을 확대하는 방안을 놓고 논의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공화당 후보인 조던 위원장도 이날 오전 맥헨리 대행에 권한을 부여하는 투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마리오 디아즈 발라트 의원(공화당·플로리다)은 "우리는 일을 진전시킬 수 있어야 한다"며 "법안을 진전시키기 위한 프로세스를 확보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현시점에서 하원의장 대행은 후임 하원의장 선출 과정을 주관하고 원내 토론을 하는 정도의 권한만 보유하고 있다고 해석되는 상황이다. 다만 미 하원의장 해임이 미 의회 234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인 만큼 대행의 권한에 대해서는 대다수 의원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확장할 수 있다고 학계에서는 보고 있다.

매튜 그린 가톨릭대 교수는 "헌법이 대행과 관련해서는 거의 언급을 하지 않고 있고 대법원은 의회가 내부적으로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해 재량권을 많이 준다"고 말했다. 조쉬 샤페츠 조지타운대 교수는 "의원들이 그(맥헨리)를 임시 하원의장으로 추대하는 안을 통과시킬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대행'이라는 명칭을 뺄 수 있게 될 것"이라면서 "(대행이 아닌) '임시 하원의장(speaker pro tempore)' 하에 하원이 운영되는 것에 대해 모두가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맥헨리 대행이 하원의장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을 지정해두자는 의견도 나온다.

데이비드 조이스 의원(공화당·오하이오)은 그에게 내년 1월 3일까지 하원의장직을 맡을 수 있는 권한을 주자는 계획을 돌렸다. 앞서 마이크 켈리 의원(공화당·펜실베이니아)은 지난 16일 그의 권한이 유지되는 기한을 임시예산안 만료 시점인 다음 달 17일로 못 박는 안을 제출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그에게 연말까지 임시 하원의장직을 맡기자고도 했다. 또 임기를 별도로 지정해두지 않되 차기 하원의장이 선출되면 곧바로 물러나는 식으로 하자는 의견도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이러한 안이 통과되려면 공화당 내 하원의원이 만장일치 수준으로 합의해야 하며 민주당과 거래도 해야 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40대 중도 정책통 의원…양당 중재에 핵심 역할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맥헨리 대행이 차기 하원의장이 되길 바라기도 했다. 하지만 본인이 이를 원치 않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정책통으로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소속인 맥헨리 의원은 매카시 전 의장이 하원의장에 오르는 과정에서 공화당 내 강경파를 설득하고 임시 예산안 통과 당시에도 공화당과 민주당 사이를 중재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인물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2016년과 2020년 미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투표했으나 2021년 1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 승인 투표 당시 찬성표를 던졌다. 해임된 매카시 전 의장과 현 공화당 후보 조던 위원장, 직전 공화당 후보인 스티브 스컬리스 원내대표가 바이든 대통령 당선 승인 투표 당시 반대표를 던진 것과는 다른 행보다.

1975년생인 맥헨리 의원은 2004년 29세의 나이로 최연소 하원의원 타이틀을 달며 정치 생활을 시작했다. 올해로 47세인 그는 나비넥타이를 즐겨 착용한다. 세 아이의 아버지이며 그의 아내는 줄리아 맥헨리 연방통신위원회(FCC) 경제 분석실장이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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