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스라엘 책임 아냐, 다만 확신 못하는 사람 많다"

윤현 2023. 10. 19.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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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병원 폭발 "테러 조직 오발 탓"... 미국, 가자지구 구호 안보리 결의안 거부

[윤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을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 뉴욕타임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가자지구 병원 폭발 참사가 이스라엘의 책임이 아니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18일(현지 시각) 이스라엘을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및 내각을 만나고 단독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 병원 폭발은 가자지구 내 테러리스트 조직이 잘못 발사한 로켓 때문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는 가지자구의 또 다른 무장 정파 이슬람 지하드가 발사한 로켓포가 병원을 폭격했다는 이스라엘의 주장과 일치한다.

에이드리언 왓슨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도 바이든 대통령의 기자회견 직후 '엑스'(X·옛 트위터)에 "상공에서 찍은 이미지 등 우리가 획득하거나 공개된 정보로 볼 때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병원 폭발에 책임이 없다"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찾아간 바이든... 백악관 "확고한 지지"

전날 가자지구 도심의 한 병원에서는 폭발로 인해 다수의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470여 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전 세계와 마찬가지로 무고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희생을 애도한다"라며 "미국은 분쟁 중 민간인 보호를 지지하며, 이번 참사로 인해 숨지거나 다친 사람들을 진심으로 애도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내가 본 바에 따르면 그것은 다른 팀(이스라엘이 아닌 세력)의 소행 같다"라며 "다만 확신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많은 것을 극복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의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를 언급하면서 "우리는 결코 다시는 옆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분명히 했다. 

백악관은 별도의 보도자료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대해 확고한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라며 "이스라엘이 자국민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것을 제공하겠다고 다짐했다"라고 밝혔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회견에서 "이스라엘인들은 분노를 느끼되, 그것에 휩쓸리지 말아야 한다"라며 "미국은 9·11 이후 정의를 찾았으나 그 과정에서 실수도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당수의 팔레스타인 주민은 (이스라엘을 공격한) 하마스가 아니며,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주민을 대표하지 않는다"라며 "팔레스타인 주민들도 크게 고통받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가자지구 지원 통로 개방한 바이든, 아랍권 '시큰둥'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과잉 보복으로 가자지구가 심각한 인도적 위기에 처했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주민에게 구호품 전달을 위한 통로 개방을 요청했고, 이스라엘도 이를 받아들였다.

또한 가자지구와 서안지구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위해 1억 달러를 지원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주민 모두가 존엄과 평화 속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방법을 계속 추구해야 한다"라며 "이것은 '두 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을 의미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가자지구 병원 폭발로 인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아랍권 국가들의 분노를 달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당초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방문에 이어 곧장 요르단으로 넘어가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과 4자 회담을 할 예정이었으나 가자지구 병원 폭발로 취소됐다.

팔레스타인을 비롯해 이집트, 이란, 시리아, 레바논, 요르단 등은 일제히 애도 기간을 선포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가자지구 병원 폭발에 대한 어떤 증거가 나오든 중동 전역에서 이스라엘의 주장을 믿을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많은 아랍인들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스라엘에 당하고 있는 고통에 미국이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고 본다"라고 지적했다.

'가자지구 구호' 안보리 결의안, 미국이 거부권

이런 가운데 미국은 이날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접근 허용을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의장국인 브라질이 제출한 이 결의안 초안에는 민간인에 대한 모든 폭력을 규탄하고, 가자지구로의 인도적 접근 허용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겨 안보리 이사국 15개국 중 12개국이 찬성했다. 

그러나 상임이사국인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채택되지 못했다. 또 다른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영국은 기권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표결 후 "식수, 연료, 의약품 등이 최대한 빨리 가자지구에 전달되는 것은 중요하다"라면서도 "인질 석방을 촉구하고 이스라엘의 자위권 언급이 없는 결의안 초안에 미국은 실망했다"라고 거부권을 행사한 이유를 밝혔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루이 샤보노 사무총장은 "미국은 전례 없는 대학살이 벌어지고 있는 와중에 거부권을 행사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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