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시선] 가장 중요한 걸 아는 스물한 살 선수, 그 아름다움

안희수 2023. 10. 19. 06:3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yonhap photo-0785=""> 눈물 범벅 안세영 (항저우=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7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안세영이 기뻐하고 있다. 2023.10.8 pdj6635@yna.co.kr/2023-10-08 02:31:37/ <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yonhap>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21·삼성생명)은 지난 7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스포츠팬에게 큰 울림을 줬다. 라이벌 천위페이를 상대한 그는 1게임 중 오른쪽 무릎 부상을 당했지만, 정신력으로 버텨내며 결국 금메달을 획득했다.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보여준 안세영은 최근 다시 한번 박수를 받았다. 항저우 AG가 폐막한 뒤 그를 향해 방송 출연 요청, 기업 광고 섭외가 쏟아진 것 같다. 안세영은 지난 13일 개인 소셜미디어(SNS)에 이를 거절한 이유를 전했다. 

안세영은 "정말 많은 방송 출연·인터뷰·광고 섭외가 들어왔다. 너무 감사하다. 그렇지만 안세영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그저 평범한 운동선수다. 메달 하나로 특별한 연예인이 된 것도 아니다. 오늘 하루 잘 이겨나가며 묵묵히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수많은 선수들과 같은, 선수 안세영"이라고 했다. 

안세영은 소신을 담은 글이 오해를 살까 봐 걱정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도달해야 할 목표가 있으니 묵묵히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려고 한다"라는 자신의 각오를 전했다. 안세영의 '개념글'을 본 이들은 더 많은 응원을 보냈다. 

안세영은 올 시즌 초반부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투어 대회 우승을 휩쓸며 주목받았다. 취재 기자도 안세영의 얘기를 전하기 위해 지난 7월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을 찾았다.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안세영이 지난 3월 출연했던 토크쇼(유퀴즈 온 더 블록) 에피소드에 대해 물었다. 안세영은 "진행자 두 분(유재석·조세호)이 너무 재밌게 해줘서 즐거웠다"라며 살짝 웃었다. 

인상적인 건 그다음 말이었다. 안세영은 "이전보다 알아보시는 분도 많아졌고, 불러주시는 분들도 많아졌지만, 여전히 코트 밖에서 배드민턴 외적으로 하는 활동은 어색하다"라고 했다. 혼잣말처럼 "이게 맞나 싶기도 하고"라는 말도 전했다.

지난 13일 스포츠팬을 향해 메시지를 전한 안세영. 사진=선수 SNS 캡처

방송·동영상 채널·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팬과 소통하는 10·20대 스포츠 선수가 많다. 여기에 실력과 결과까지 뒷받침되면 스타 반열에 합류한다. 

안세영은 국민적 관심이 쏟아진 AG를 잘 치렀다. 토크쇼에 출연했던 때보다 인지도는 높아지고, 성과는 더 쌓았다. 그런데 오히려 더 철저하게 외부 활동을 삼가는 모습이다. 

안세영은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을 치른 뒤엔 올림픽 라이징 스타들과 함께 패션 잡지 화보를 찍기도 했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포함해 코트 밖 모든 활동에 대해서 그는 "배드민턴이 더 사랑받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니까"라고 했다. 

안세영은 SNS 글 마지막에 "코트에서 더 강해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조금만 기다려달라"라는 말을 남겼다. 그는 운동에 매진하고, 흘린 땀과 눈물의 결실을 코트 위에서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현재 무릎 힘줄이 찢어지는 가볍지 않은 부상을 당해 재활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 그에겐 심신을 회복하는 게 먼저였다. 

유명세를 누리는 건 나쁜 게 아니다. 그저 안세영의 우선순위가 목표를 달성하는 것일 뿐이다. 랭킹 1위 등극, 세계선수권대회·전영오픈·AG까지 제패한 그의 다음 목표는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 획득이다. 오로지 앞만 보고 뛰는 안세영의 모습이 아름답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