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몰라, 좀 더 상황 지켜봐야"…'자유의 몸' 류현진은 여전히 고민 중

유준상 기자 2023. 10.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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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유준상 기자) "아직까진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FA(자유계약) 자격 취득을 앞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의 거취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 다만 빅리그 잔류에 대한 의지는 확고하다. 물론 전제조건이 없진 않다. 조건이 만족스러워야 한다는 것이다.

2013년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무대를 밟은 류현진은 2019년까지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낸 뒤 2019년 말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총액 800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 내셔널리그에서만 뛰던 류현진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팀들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첫해부터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예정보다 정규시즌 개막일이 미뤄졌고, 또 경기 수가 60경기로 대폭 감소하면서 '반쪽짜리 시즌'이 됐다. 설상가상으로 토론토는 캐나다 정부의 규제에 따라서 홈구장인 로저스센터를 사용하지 못했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류현진은 토론토에서의 첫해를 12경기 67이닝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로 마감하면서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정상적으로 일정이 진행된 2021년에는 31경기 169이닝 14승 10패 평균자책점 4.37로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했고, 8월 초에는 이적 이후 처음으로 로저스센터 마운드에 섰다.

토론토에서 세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던 2022년 6월, 부상이 류현진의 발목을 잡았다. 류현진은 지난해 6월 2일(이하 한국시간)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선발 등판 이후 몸 상태에 이상을 느꼈고, 검진 이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존 수술)을 받기로 결정하면서 시즌을 마감했다. 6경기 27이닝 2승 평균자책점 5.67을 기록한 게 전부였다.

그래도 류현진은 포기하지 않았다. 많은 운동량을 소화하면서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5월 불펜 피칭을 기점으로 '실전 모드'에 돌입했다. 6월 라이브 피칭, 7월 재활 등판으로 복귀가 임박했음을 알린 류현진은 최종 점검까지 마무리했고, 1년 넘는 기간 동안 마침표를 찍었다.

올해 8월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른 류현진은 계속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특히 8월에만 5경기 24이닝 3승 1패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하면서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물론이고 팀 구성원 전체와 현지 매체 등 모두가 류현진의 복귀를 반겼다.

그럼에도 마지막이 아쉬웠던 건 사실이다. 시즌 3승에 머무른 류현진은 9월에 단 한 차례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 데 이어 팀이 한창 순위 경쟁을 벌이던 1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는 3이닝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부진이 길어지자 류현진은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ALWC)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탬파베이전이 올 시즌 류현진의 마지막 등판이 됐다. 최종 성적은 11경기 52이닝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

어느덧 계약 기간 4년이 모두 지났고, 류현진은 곧 FA 신분으로 시장에 나온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이 챔피언십시리즈(CS)에 접어든 가운데, 월드시리즈(WS) 일정이 끝나면 외부 영입을 고려 중인 팀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일 전망이다.

현지에서도 류현진의 거취를 주목한다. 캐나다 현지 매체 '스포츠넷'의 벤 니콜슨-스미스는 지난 5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서 브랜든 벨트, 맷 채프먼 등 토론토의 FA 선수들과 관련한 소식을 전하던 중 류현진의 이름도 언급했다. 그는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하길 원한다"고 전한 바 있다.

18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류현진은 "어떻게 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간 것 같다. 코로나19도 있었고, (그 여파로 인해서) 버팔로 세일런 필드에서 경기를 하고 많은 일이 있었다.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지나가지 않았나 싶다"고 토론토에서의 시간을 돌아봤다.

또 류현진은 "재활한다고 12월에 출국했을 때 '후반기에 복귀할 수 있겠다'고 했는데, 그걸 지킨 것 같아서 만족하고 있다. 평가보다는 일단 복귀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좀 더 구속이 올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자유의 몸'이 된 류현진은 당분간 국내에서 휴식을 취하며 2024시즌을 위한 몸 만들기에 돌입할 예정으로, 그러면서 자신의 거취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여전히 정해진 게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류현진은 "아직까진 나도 잘 모르겠다. 아직까진 뭐라고 말씀드리지 못할 것 같다.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고, 시간이 지나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나타냈다.

제의가 들어온다면, 또 그 조건이 어느 정도 마음에 든다면 류현진은 빅리그 커리어를 계속 이어가고 싶다. 그는 "충분한 이야기가 있다면 메이저리그에 잔류하고 싶은 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또 어떤 상황이 될지 모르는 것이다. 말씀드린 것처럼 시간이 좀 지나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어느 선수든 '마지막'을 생각해야 할 시기를 맞이하기 마련이고, 30대 후반으로 향하고 있는 류현진 역시 예외는 아니다. 과거 인터뷰를 통해서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한화에서 보내고 싶다고 얘기했던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류현진은 "그 마음은 변함이 없다.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다"고 힘줘 말했다.

사진=인천공항, 박지영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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