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윤 하태경 다음엔 친윤 가라" 與영남 '수도권 차출론' 시끌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의 서울 출마 선언 이후 부상한 ‘영남 중진 수도권 차출설’을 두고 여권 내부가 시끄럽다.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은 “제2, 제3의 하태경이 나와야 한다”며 분위기를 띄웠지만,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7일 “영남권 중진 수도권 차출론은 전혀 실현 가능성 없는 정치 모델”이라며 “영남권 중진이 수도권으로 지역구를 옮겨본들 당선될만한 사람이 없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이에 하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지방단체장 한 분이 서울 출마해 봐야 떨어진다고 재를 뿌린다”며 “당이 죽든 말든 지역에서 각자도생하라는 말인가”라고 맞받았다.
대부분 영남 중진은 좌불안석인 모습이다. 대구·경북(TK) 재선의 김정재 의원(경북 포항북)만이 “하 의원은 그냥 불출마 선언을 하면 되지, 무슨 험지 출마론 프레임을 만드느냐”(17일 YTN라디오)고 총대를 멨을 뿐이다. 부산·울산·경남(PK)의 한 중진 의원은 “하 의원의 서울 출마가 영남 중진의 수도권 차출론으로 불똥 튀어선 안된다”며 “정치 일생을 바친 터전을 버리고 수도권으로 가라는 건 죽으라는 소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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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영남 중진 의원의 수도권 도전 성공 케이스는 적다. 2020년 21대 총선 때 김재원 정책위의장(현 최고위원)은 본인이 3선을 한 지역구(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에서 공천 배제되자 “당의 험지 출마 요구를 받아들인다”며 서울 중랑을에 출마했지만, 당내 경선도 넘지 못했다.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선 부산 영도(현 중-영도)의 김무성 대표(당시 5선)를 향한 수도권 험지 출마론이 제기됐다. 그러자 김 대표는 이를 거부하고 최고위원회의에서 ‘명망가 험지 출마론’으로 반격에 나섰다. 결과적으로 당시 영남 중진의 수도권 출마자는 한명도 없었다.
유일한 성공 사례는 정몽준 전 대표다. 13~17대 총선에서 울산에서만 내리 5선을 한 정 전 대표는 2008년 18대 총선을 앞두고 서울 동작을로 지역구를 옮겨 당선했고 19대 총선에서도 당선했다. 이와 관련 정치권 관계자는 “정 전 대표는 전국적 인지도를 가지지 않았나. 이 정도 영남 중진이 아니라면 수도권에서 비벼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당 위기에 영남 중진만 양지를 지킬 거냐”는 반론은 클 수밖에 없다. 특히 국민의힘은 김기현 대표(4선·울산 남을), 윤재옥 원내대표(3선·대구 달서을)에 이어 이만희 신임 사무총장(재선·경북 영천-청도)까지 모두 영남 일색이라 ‘수도권 위기론’은 극심한 상황이다.
일각에선 ‘순차 험지 출마론’도 제기된다. 친윤계와 비윤계가 번갈아 험지 출마에 나서 중도 확장과 당 쇄신을 꾀하자는 것이다. 지난 대선 경선 때부터 윤석열 캠프에 몸담았던 여권 인사는 “비윤계 하태경 의원이 험지 출마를 선언했으니, 이제 친윤계 의원도 나서 선순환을 이끌어야 한다”며 “영남 중진 A 의원이 서울 영등포을로 출마하는 게 방안일 수 있다”고 했다.
당내에선 친윤 주류에 있는 B 의원이 친문 핵심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북부로 지역구를 옮겨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주변에 드러냈다는 얘기도 들린다.
김성수(정치외교학) 한양대 교수는 “영남 중진이 텃밭을 포기하고 수도권으로 나간다면 국민의힘은 ‘기득권 내려놓기’와 ‘수도권 중심 정당’ 이미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게 잡음 없이 성공하려면 김 대표 등 당 지도부가 나서는 게 좋은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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