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식당 ‘미인계’에 빠져… 외화벌이 7년 도운 IT 사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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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지역에 있는 북한 식당 여종업원의 '미인계'에 넘어가 식당 운영자인 북한 공작원에게 이른바 '충성자금'까지 지원한 국내 IT 사업가가 검거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코로나19로 출입국이 제한됐던 시기를 제외하고 2016년부터 7년간 꾸준히 정찰총국 공작원 B씨와 연락하며 거의 매달 해당 식당을 출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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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지역에 있는 북한 식당 여종업원의 ‘미인계’에 넘어가 식당 운영자인 북한 공작원에게 이른바 ‘충성자금’까지 지원한 국내 IT 사업가가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안보수사과는 A씨(52)를 국가보안법과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검거해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코로나19로 출입국이 제한됐던 시기를 제외하고 2016년부터 7년간 꾸준히 정찰총국 공작원 B씨와 연락하며 거의 매달 해당 식당을 출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식당은 북한 유명식당인 청류관의 해외 분점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정부·공공기관 수십 곳에 IT 프로그램을 납품하는 업체 대표로, 2016년 미얀마 출장길에 해당 식당을 방문했다가 식당 부사장이자 공작원인 B씨와 알게 됐다. 초반에는 식당 운영에 필요한 생필품이나 식자재 등을 제공하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A씨는 B씨와 가까워지면서 전문의약품과 향정신성의약품 및 미국 달러까지 전했다. 미화 4800달러(650만원 상당) 및 의류, 피부관리 용품, 마스크 등 2070만원 상당의 물품이 제공됐다. A씨가 B씨에게 건넨 달러 일부가 본국에 보내진 사실도 확인됐다. A씨는 심지어 미얀마 정부가 ‘반정부 세력의 인터넷 사이트를 차단해 달라’며 B씨에게 의뢰한 임무를 대신 수행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7년간 해외를 드나들며 북한 공작원과 사실상 ‘경제공동체’를 형성한 배경엔 미인계가 있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A씨는 식당 여종업원과의 애정 관계 때문에 편의를 제공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실제 A씨는 여종업원 C씨에게 호감을 갖고 식당을 자주 찾게 됐으며, 부사장 B씨가 이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 해당 식당이 미얀마, 라오스를 거쳐 중국 단둥으로 이전하는 수년간 C씨는 다른 분점으로 발령 난적이 없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북한 식당은 북한의 외화벌이 창구일 뿐 아니라 공작기관의 거점 장소임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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