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의 과학 산책] 유레카! 발견의 기쁨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는 모험과 미스터리·액션·코미디가 버무려진 최고의 오락영화로 꼽힌다. 얼마 전 개봉한 최종편 ‘운명의 다이얼’에서는 첨단 딥페이크(deepfake) 기술로 만들어낸 40년 전 모습의 해리슨 포드가 고대 기술로 만들어낸 안티키테라를 찾아 모험을 떠난다. 영화 속에서 시간의 틈을 계산해 주는 장치를 만들어 인디아나 존스를 고대 시칠리아로 끌어들인 이가 아르키메데스다.
아르키메데스는 가장 중요한 고대 수학자로 손꼽힌다. 시칠리아에서 태어나서 알렉산드리아로 유학을 떠나 뮤세이온에서 공부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활약했으며 로마군의 침공 당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뮤세이온은 알렉산더 대왕을 승계한 프톨레마이오스 1세가 설립한 대학 및 연구소다. 기원전 3세기 유클리드가 소장으로 재직했고, 히파티아(영화 ‘아고라’의 주인공) 때까지 700년 넘게 이어간 최고의 학술기관이었다. 이후 그 역할을 바그다드에 소재한 ‘지혜의 집’이, 다시 유럽의 대학들이 이어갔다. 학문의 강은 쉴 새 없이 흐른다.
아르키메데스는 극한과 적분을 잘 이해하고 활용했다. 안팎으로 원을 감싸는 다각형들을 생각하여 원주율을 계산했고, 구의 표면적과 부피를 적분을 통해 구했다. 오랜 세월이 지나 뉴턴과 라이프니츠가 접선의 기울기를 구하는 미분이 적분의 역작용임을 발견하여 미적분학이 탄생한 바 있다. 현대 문명에서 미적분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데 그 시작에 아르키메데스가 있는 것이다.
사실 아르키메데스는 목욕탕을 알몸으로 뛰어나와 “유레카”를 외친 사람으로 더 유명하다. 발견의 즐거움이 얼마나 크기에 그랬겠는가. 오랫동안 고민하던 난제의 해법이 벼락처럼 선명하게 떠오른 순간 찾아오는 엄청난 희열을, 그 유레카 순간을 모든 분이 느껴보시길 간절히 소망한다.
김영훈 고등과학원 수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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