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지하드의 로켓 오발”…하마스 “학살 은폐하려고 날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병원에서 지난 17일(현지시간) 일어난 폭발로 민간인 최소 500명이 숨진 참사를 놓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18일 이스라엘에 도착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의 회담에 앞서 모두발언에서 “병원 폭발은 다른 쪽 소행으로 보인다”며 이스라엘에 힘을 실어줬다.
폭발이 일어나자 하마스는 그 원인을 이스라엘군의 공습 탓으로 돌렸다. 하마스는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이스라엘 점령군들에 의해 끔찍한 학살이 자행됐다”며 “명백한 전쟁범죄”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책임을 부인하며 팔레스타인의 또 다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의 로켓 오발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IDF의 작전 및 정보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해당 병원은 테러 조직인 이슬라믹 지하드가 이스라엘을 겨냥해 발사했으나 실패한 로켓에 맞았다”고 주장했다. 또 “전쟁 시작 후 이들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한 로켓 중 약 450발이 가자지구에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슬라믹 지하드는 로이터통신에 “거짓말이자 날조이며 완전히 잘못됐다”면서 “점령군(이스라엘군)은 민간인을 상대로 저지른 끔찍한 범죄와 학살을 은폐하려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후 IDF는 무인기(드론) 영상과 무장 세력 간 통화 감청 파일 등 증거를 일일이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리며 여론전에 나섰다. IDF는 드론 영상을 통해 “우리 미사일이라면 땅에 분화구 형태의 구덩이가 남았을 텐데, 영상 분석 결과 병원 부지에는 이 같은 구덩이가 생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IDF는 이어 ‘테러리스트’라고 밝힌 두 남성이 알아흘리 병원의 옛 이름인 ‘알마 아마다니 병원’을 거론하는 통화 음성 녹취를 공개했다. 한 남성이 “실패한 미사일은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 쪽에서 나온 듯하다”고 하자 상대방은 “우리 쪽이라고?”라고 되묻는다. 그러자 이 남성은 “그런 것 같다. 우리 쪽에서 병원 뒤 묘지 쪽에서 발사됐다”고 말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병원 폭발 사건에 대해 “내가 본 바로는 그것은 당신(이스라엘)이 아닌 다른 쪽이 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 일각에선 알자지라 방송 영상 등을 근거로 “하마스 미사일 소리와 이스라엘이 주로 쓰는 합동정밀직격탄(JDAM) 폭음을 비교해 보면 병원 폭발 때 들린 소리는 JDAM에 가깝다”는 주장도 나온다. 사건 초반 이스라엘의 폭격이 원인으로 알려지면서 요르단 등 아랍 국가 지도자들은 이스라엘 공습을 비난하는 성명을 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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