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지하드의 로켓 오발”…하마스 “학살 은폐하려고 날조”

이유정 2023. 10. 19.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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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방위군(IDF)이 1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린 팔레스타인 가자시티의 알아흘리 병원 무인항공기(드론) 영상. IDF는 “우리가 미사일을 쐈을 땐 땅바닥에 구덩이가 생기는데, 전날 폭발로 화재가 발생했을 뿐 미사일 흔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사진 X 캡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병원에서 지난 17일(현지시간) 일어난 폭발로 민간인 최소 500명이 숨진 참사를 놓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18일 이스라엘에 도착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의 회담에 앞서 모두발언에서 “병원 폭발은 다른 쪽 소행으로 보인다”며 이스라엘에 힘을 실어줬다.

폭발이 일어나자 하마스는 그 원인을 이스라엘군의 공습 탓으로 돌렸다. 하마스는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이스라엘 점령군들에 의해 끔찍한 학살이 자행됐다”며 “명백한 전쟁범죄”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책임을 부인하며 팔레스타인의 또 다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의 로켓 오발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IDF의 작전 및 정보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해당 병원은 테러 조직인 이슬라믹 지하드가 이스라엘을 겨냥해 발사했으나 실패한 로켓에 맞았다”고 주장했다. 또 “전쟁 시작 후 이들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한 로켓 중 약 450발이 가자지구에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슬라믹 지하드는 로이터통신에 “거짓말이자 날조이며 완전히 잘못됐다”면서 “점령군(이스라엘군)은 민간인을 상대로 저지른 끔찍한 범죄와 학살을 은폐하려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신재민 기자

이후 IDF는 무인기(드론) 영상과 무장 세력 간 통화 감청 파일 등 증거를 일일이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리며 여론전에 나섰다. IDF는 드론 영상을 통해 “우리 미사일이라면 땅에 분화구 형태의 구덩이가 남았을 텐데, 영상 분석 결과 병원 부지에는 이 같은 구덩이가 생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IDF는 이어 ‘테러리스트’라고 밝힌 두 남성이 알아흘리 병원의 옛 이름인 ‘알마 아마다니 병원’을 거론하는 통화 음성 녹취를 공개했다. 한 남성이 “실패한 미사일은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 쪽에서 나온 듯하다”고 하자 상대방은 “우리 쪽이라고?”라고 되묻는다. 그러자 이 남성은 “그런 것 같다. 우리 쪽에서 병원 뒤 묘지 쪽에서 발사됐다”고 말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병원 폭발 사건에 대해 “내가 본 바로는 그것은 당신(이스라엘)이 아닌 다른 쪽이 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 일각에선 알자지라 방송 영상 등을 근거로 “하마스 미사일 소리와 이스라엘이 주로 쓰는 합동정밀직격탄(JDAM) 폭음을 비교해 보면 병원 폭발 때 들린 소리는 JDAM에 가깝다”는 주장도 나온다. 사건 초반 이스라엘의 폭격이 원인으로 알려지면서 요르단 등 아랍 국가 지도자들은 이스라엘 공습을 비난하는 성명을 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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