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돈이면”… 제주의 추락, 여름휴가지 만족도 4위 곤두박질

허경구 2023. 10. 19.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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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회사원 권모(34)씨는 다음 달 9일부터 11일까지 친구와 함께 부산으로 여행을 가기로 했다.

여행지로 제주도와 부산을 놓고 한참 고민하다 내린 결론이다.

여행 조사 전문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는 여름휴가 여행 만족도 조사에서 제주도가 723점(1000점 만점)으로 4위를 기록했다고 18일 밝혔다.

제주도의 인기가 급락하면서 국내 여행지의 절대 강자는 사라지고 고물가 지속으로 여행지 선택에서 중요한 요소가 '비용'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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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직격탄에 4위로 털썩
먹거리·볼거리 많은 부산 1위
지난 2월 14일 제주공항이 귀경객과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서울에 사는 회사원 권모(34)씨는 다음 달 9일부터 11일까지 친구와 함께 부산으로 여행을 가기로 했다. 여행지로 제주도와 부산을 놓고 한참 고민하다 내린 결론이다. 권씨는 “비싼 자동차 대여료, 숙박비, 음식값 등을 생각하니 제주도로 가기가 꺼려졌다”며 “친구와 상의 끝에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고 대중교통도 편한 부산을 택했다”고 말했다.

‘국내 관광지 1순위’로 꼽히던 제주도의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 여행 조사 전문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는 여름휴가 여행 만족도 조사에서 제주도가 723점(1000점 만점)으로 4위를 기록했다고 18일 밝혔다. 제주도가 1위 자리를 놓친 건 조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이 회사는 2016년부터 매년 9월 만족도 결과를 발표하는데, 올해는 전체 2만5000명 중 6~8월 사이 1박 이상 국내 여행을 다녀왔다고 응답한 1만7281명을 대상으로 광역시·도별 만족도 조사를 진행했다. 볼거리, 먹거리, 놀거리 ‘여행자원 매력도’ 부문과 청결·위생, 물가·상도의, 교통 ‘여행환경 쾌적도’ 부문 등의 10개 항목을 비교 평가해 점수를 산출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바가지 요금, 배짱 영업 등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제주도는 지난해 23점이 하락한 데 이어 올해 34점이 하락하면서 ‘톱3’ 안에도 들지 못했다. 업체는 “비싼 물가 등과 관련한 부정적 평가가 반영되면서 제주도는 물가·상도의 평가가 전국 최하위로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대신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준비 중인 부산이 1위에 올랐다. 부산은 평가에서 736점을 얻어 강원특별자치도(735점)를 1점 차로 제치고 최상단을 차지했다. 2020년 4위에서 해마다 한 계단씩 상승해온 부산은 먹거리 항목에서 1위에 오르는 등 여행자원 항목에서 모두 3위 안에 들며 마침내 1위로 등극했다. 강원도는 여행자원 만족도는 높았으나 ‘물가·상도의’ 점수 하락이 발목을 잡았다. 전남은 쾌적도와 매력도가 두루 상승하며 3위로 도약했다. 제주도의 인기가 급락하면서 국내 여행지의 절대 강자는 사라지고 고물가 지속으로 여행지 선택에서 중요한 요소가 ‘비용’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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