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한마음으로 뭉쳐 성공적인 '산청엑스포' 만들다
동의보감촌을 그림 그리듯 설명하는 관광문화해설사
산청 전역에서 모인 자원봉사자들의 숨은 노고
산청엑스포의 마스코트 준이·금이
‘미래의 약속, 세계 속의 전통의약’을 주제로 지난달 15일부터 35일간 개최되고 있는 ‘2023산청세계전통의약항노화엑스포’(이하 ‘산청엑스포’)가 폐막을 하루 앞두고 관람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폐막을 하루 앞둔 산청엑스포가 대성공을 하기까지는 수많은 관계자들의 노력이 안 보이는 곳곳에 녹여져 있어 가능했다.
때론 울리고 웃기는 공연단부터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엑스포 콘텐츠를 더욱 풍성하고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문화해설사, 힘든 업무를 마다하지 않는 자원봉사자까지 이 모두가 한마음으로 뭉쳐 성공적인 산청엑스포를 만들고 있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자신들이 맡은 업무를 최선을 다해 노력한 숨은 주역들을 만나 그들의 뒷이야기를 들어본다.
△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우리네 인생을 담고 있는 '산청군 극단 큰들'
“점점 인기가 많아지는 걸 실감하고 있어서 엑스포 끝나는 게 아쉬워요. 하지만, 저희 산청마당극 마을에 오시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으니 다행이죠….”
“아니 오늘 왜 이렇게 잡초들이 많지?”
산청엑스포 곰광장 무대에서 관람객들을 둘러보며, 관람객을 능청스럽게 잡초로 만들어 버리는 하은희 배우 (극단 큰들 단장)의 극 중 대사이다.
극단 큰들은 창립 39년째를 맞이하고 있는 문화예술단체로, 산청마당극마을 이라는 예술공동체를 꾸리고 있다.
산청엑스포에서 선보인 작품 허준, 효자전, 남명, 찔레꽃, 목화는 모두 산청과 관련된 역사와 문화를 마당극으로 옮겨놓은 극들이다. 특히 산청엑스포의 주제를 관통하는 동의보감을 보다 쉽고 재밌게 연출하여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찔레꽃 극 중에서 보인 오장육부 연출은 관객석에서 때론 “아, 저게 오장이었구나”라는 감탄이 나올 정도로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재치있는 대사들로 매회 관람석을 꽉 메우게 했다.
배우들이 직접 대본도 쓰고, 의상도 만들고, 직접 리플릿도 나눠주며 홍보도 하는 극단 큰들의 신명 나는 무대는 엑스포 종료 후에도 산청에서 계속 만나볼 수 있다.
△ 전통과 현대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국악의 세계로 안내하는 '기산국악당'
“엑스포에 오신 관람객분들 바이브가 정말 너무 좋았어요. 객석에서 잘한다고 해주시는 한마디가 언제나 힘이 되는 원동력이죠”
산청엑스포 동의전무대에서는 기산국악당의 전통문화예술공연을 선보였다. 기산국악당은 산청이 낳은 국악의 선각자인 박헌봉선생을 기념하는 곳으로, 박헌봉선생을 스승으로 둔 원조한류 ‘사물놀이’ 창시자 최종실 위원장이 이끄는 곳이다.
기산국악당에서 2019년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선보였던 상설공연 80개 팀 중에 가장 우수한 8개 팀만을 뽑아 선보였던 무대는 매회 관객석에서 큰 박수를 받는 수준 높은 공연을 보여줬다.
국가무형문화재의 판소리부터 키보드와 드럼, 전자기타가 어우러진 대금, 태평소 연주까지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전통문화예술공연의 진수를 보여주며 산청엑스포를 더욱 신명 나게 해주었다.
처음에는 그냥 국악공연이겠지 하던 관람객들도 어느새 빈 좌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빼곡히 앉아 연신 “잘한다~ 좋다~”라는 추임새를 넣어주며 공연을 즐기는 모습을 흔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엑스포가 종료된 후에도 기산국악당에서 토요일 상설공연으로 수준 높은 국악공연을 만나볼 수 있다.
△ 35일간 하루도 빠짐없는 근무가 목표인 일본어 통역 자원봉사자 '유환국씨'
“자원봉사 업무가 힘들다가도 동의보감촌의 탁 트인 풍경만 보면 피곤이 싹 풀립니다”
산청엑스포에는 산청군 전역에서 모인 65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있다. 이들의 노력과 헌신 덕택에 성공적인 엑스포로 마무리될 수 있었다.
650여 명의 자원봉사자 중에 일본어 통역을 맡은 유환국 씨(55)는 원래는 일본 나고야에서 건강식품 관련 기업을 다니던 직장인이었다.
산청엑스포 자원봉사를 지원한 계기는 지난 6월에 안타깝게 지병으로 돌아가신 어머니와 마지막으로 함께 지냈던 곳이 산청이었으며, 우연히 일본으로 돌아가기 전 잠시 휴식하는 시기에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에 한걸음에 달려왔다고 한다.
이른 아침 출근하면 한방항노화산업관에서 일본에서 오신 참가자분들을 위한 통역 업무부터 종합안내소에서 일본 관람객들을 위한 통역업무를 도맡아 하고 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산청군에서 신경을 여러 가지 써주신 데 대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어 너무 기쁘다는 유환국씨는 35일간 하루도 빠짐없이 성실하게 근무한 자원봉사자이다.
△ 산청엑스포의 마스코트, 금이·준이
“무더운 날씨에 인형탈을 쓰면 너무 힘들지만, 관람객들의 반응을 보면 너무 신나서 저희도 즐기면서 했어요. 저희도 잘 놀다 갑니다”
산청엑스포를 대표하는 마스코트인 금이와 준이 인형탈을 쓰고 엑스포 기간 내내 관람객들과 소통한 젊은이들이 있다. 바로 손 광한 씨(남, 29세)와 박소영 씨(여,20세)로 운영인력 중에서 선발된 인력들이다.
처음에는 낯설어하다가 이제는 본인들이 더 캐릭터에 빠져 활발히 활동한 덕에 엑스포장에 떴다 하면 열성 팬들이 따라다니는 슈퍼스타가 되었다. 금이의 치마 길이가 준이보다 약간 더 길고 무거워서 실제로는 남성인 손광한씨가 금이의 역할을 하고, 여성인 박소영씨가 준이의 역할을 담당해왔다.
초등학생들이 체험학습현장으로 방문한 날, 금이를 보고 바로 남자라고 자꾸 놀려대서 손광한씨가 초등학생에게 조용히 어깨동무하고 “조용히 해라”라고 했던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거꾸로 본인들이 더 즐기고 잘 놀다 간다는 말을 하는 멋진 두 청년 덕분에 산청엑스포가 한층 더 즐거운 현장이 되었다.
△ 모든 콘텐츠를 특별하게 만드는 언어의 마술사, 양일동(63) 문화관광해설사
“단 한 명의 요청이라도 스케쥴에 문제만 없다면 언제나 즐겁게 해설해 드리고 있습니다. 해설하는 중간에 손뼉 쳐주시고 호응이 좋으면 정말 더 힘이 납니다”
산청엑스포는 관람객들과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움직이면서 해설을 진행하는 6명의 문화관광해설사가 상주하고 있다.
산청문화원 사무국장을 역임한 양일동 해설사는 처음 관광문화해설사가 되고 난 뒤 3년 동안 여러 자료를 직접 수집하고 공부하면서 노력한 실력파 해설사로 알려져 있다.
고시보다 더 힘들다고 하는 문화관광해설사는 기본적으로 산청의 역사, 문화, 인물 등을 총망라하여 이야기를 풀어내는 스토리텔러라고 할 수 있다.
산청엑스포 기간에는 차량 운영이 안 되어 매일같이 하루에 최소 이만보는 넘게 매일 걷는 고된 일이지만, 관람객들이 본인의 해설을 들으며 눈을 반 짝일 때마다 고됨을 싹 잊는다는 양일동씨는 산청군 어디를 가도 말이 술술 나오는 타고난 문화관광해설사이다.
산청엑스포의 모든 콘텐츠를 더욱 가치 있고 의미깊게 만들어 준 덕분에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엑스포가 됐다.
산청엑스포는 35일간 매일 1회 엑스포 주제를 연출한 주제공연과 마술버스킹, 거리퍼레이드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진행되어 볼거리가 풍성한 엑스포로 입소문을 타게 되어 많은 관람객을 산청엑스포 행사장을 찾았다.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일하는 수많은 숨은 주역들 덕분에 2023산청엑스포는 성공적인 폐막을 위해 19일까지 힘차게 달려가고 있다.
산청=최일생 기자 k755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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